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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리뷰/bl

[BL 리뷰] 당신이 내 운명이라면 (버터앙팡)

by ahslxj15 2024.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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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 ⭐⭐⭐✶

1. 소개글

아르헨 제국의 황제 마르실리아.

그는 완벽하고 이상적인 통치자였지만 단 한 가지,
자신의 신명을 가진 반려를 10년간 찾지 못했다는 흠이 있었다.

그러던 중 제국의 강력 범죄자들을 모아둔 아릭토 수용소로부터 들려온,
한 가문을 끔찍하게 참살한 흉악범에게서 황제의 신명이 발견되었다는 소식.

마르실리아는 열일 제쳐 두고 달려갔지만 겨우 찾은 반려는 정신이 온전치 못한 듯했다.
심지어 그는 마르실리아의 반려가 되길 거부하고 죽기만을 바라는데….

남들에게는 축복인 신명의 상대가 왜 저에게만은 이렇게 저주처럼 느껴지는가.

한편, 마르실리아의 보살핌을 받고 있는 반려, 유자하.

그는 모종의 이유로 살인을 저지르고 더 이상 삶을 이어갈 의지가 없었다.
입 속에서 황제의 신명이 발견된 탓에 억지로 삶을 이어가게 된 게 원망스럽기만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자신이 살고 싶은지, 죽고 싶은지 판단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 판단을 가장 흐리게 만드는 건 다름 아닌 마르실리아, 그였다.
***

「울어?」

그가 뜨겁고 커다란 손으로 자하의 한쪽 볼을 감쌌다. 자하는 저도 모르게 그 뜨거운 체온을 향해 고개를 기댔다.
이상하게 그다지 싫지 않았다. 오히려 위로가 되는 것만 같았다.
아무것도 알아듣지 못했을 남자는 천천히 자하의 볼을 쓰다듬었다. 길고 두꺼운 엄지가 살살 움직이며 보드랍게 볼을 쓸었다.

이상하게 웃음이 나왔다. 자하는 눈을 찌푸린 채 웃었다. 그의 손이 익숙하다고 느껴지는 자신이 이상해서, 눈치를 보듯 제 얼굴을 살피며 조물거리는 그가 웃겨서.
자하는 인정했다. 그가 퍽 점잖은 성품이고, 나름대로 다정하다는 것을.
그게 비록 자신이 신명의 상대이기 때문일지 모른다고 해도, 지금 자하에게는 퍽 위로가 되고 있다는 것도.

‘나는 죽고 싶어.’

자하가 고개를 숙이며 그에게 전해지지 않을 말을 입에 담았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들어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마음의 위로를 느꼈어도 그 상실감은 아직도 너무나 컸다. 상처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은 채 제 가슴에서 여전히 썩어 문드러지고 있었다.

‘아주 잠깐, 살고 싶기도 해.’

자하는 자신을 이해할 수 없었다. 죽고 싶어서 미칠 것 같다가도, 간혹 무언가에 만족할 때면 혹여 아직도 살고 싶은가 고민했다.
답이 나오지 않는 이 고민을 자하는 내내 홀로 가슴에 담았다. 속이 터질 것 같은 답답함을 가슴 속에 꾹꾹 내리눌렀다.

‘어떻게 하지?’

 

 

2. 줄거리

황제 마르실리아는 여신의 축복인 신명의 상대를 찾아 헤매지만, 다른 황제들과 달리 10년을 찾지 못하고 만다. 그러던 어느날 감옥에 갇힌 죄인에게서 신명을 발견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지만, 정작 상대는 많은 사람들을 죽인 살인마에 죽을 날만 기다리는 죄인. 온갖 고문과 알 수 없는 과거로 피폐한 그는 죽고싶어하고 심지어 제정신도 아닌 것처럼 보인다.

 

마르실리아는 그를 죽이고 새로운 상대를 찾아보자는 생각과 좀 더 기다려보자는 생각이 교차하고, 설상가상 상대는 말도 못하는 상태였다.

 

한편 자하는 낯선 곳에서 불현듯 눈을 뜨게 되고, 소중한 사람이 없다는 상처와 허무감으로 죽고 싶어한다. 거기에 이해할 수 없는 문화에 운명의 상대라는 말, 더구나 상대는 남자에 애를 낳아야 한다니... 

 

자하는 그를 거부하고, 마르실리아와의 대치 상황을 이어간다. 마르실리아는 깨어난 자하를 두고보면서 양가적인 감정에 시달리면서도 그를 놓칠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3. 주인공들

*배경/분야 : BL
*작품 키워드 : #서양풍 #판타지 #네임버스 #계약 #신분차이 #미남공 #다정공 #능력공 #헌신공 #황제공 #상처공 #미인수 #무심수 #강수 #상처수 #임신수 #능력수 #헌신수 #쌍방구원 #왕족/귀족 #정치/사회/재벌 #기다리면무료 #피폐물 #사건물 #애절물 #첫사랑 #달달물 #공시점 #수시점 #동정공 #동정수 #헤테로수


*공: 마르실리아 세렌티오 F 아르헨 : 아르헨 제국의 완벽한 황제. 10년간 자신의 신명을 가진 반려를 찾아왔다. 현재는 경계심 많고 제정신이 아닌 반려를 길들이는 중. 냉철하고 이성적인 황제지만 유독 자하를 상대로만 판단력이 흐려지는 느낌을 받는다.


*수: 세이블 단델리온 (유자하) : 동대륙에서 무공을 수련했던 실력자. 모종의 이유로 서대륙에 와서 한 가문을 끔찍하게 참살하고 수감된다. 입속에서 황제의 신명이 발견되어 황제의 보살핌을 받는 중. 마르실리아로 인해 문득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애써 모른 척한다.


*이럴 때 보세요 : 아픔을 딛고 서로에게 구원이 되는 이야기가 보고 싶을 때
*공감 글귀 : “그대는 아직도 죽고 싶어?”

 

 

4. 감상평

초반 취적인 소재와 동양풍과 서양풍이 섞인 세계관. 무력적으로 강한 고수인 수와, 모든 면에서 완벽한 황제와의 케미를 기대하고 봤는데 생각보다 끝마무리가 허술해서 조금 아쉬웠던 소설.

 

남모를 아픔을 가지고 죽고 싶으면서도 무력적으로 세계관 최강자?에 근접한 강호 고수와, 완벽한 치세를 이어오면서도 어른스럽고 수에게만 초조함을 가진 약간의 집착공의 케미를 기대했지만 초반은 생각보다 무난했다.

 

전개를 이어갈수록 공의 아픔과 사정을 알고 점차 그를 인간적으로 좋아하게 되는 수. 그렇게 조금씩 감정에 접어들면서 여러 사건들과 위기를 함께 겪고 어느새 죽고싶다는 감정은 사라지고 공을 좋아하게 된다.

 공은 수의 남모를 사정과 신명의 상대라는 점. 어딘가 눈길을 끄는 수를 빠르게 좋아하게 된다.

 

공의 감정서사는 무난하고 빠르게 이어지고, 수의 감정서사는 느리면서 개연성 있게 생겨난다. 다만 어딘가 평탄한 느낌이 들고, 완벽한 황제라는 평답지 않게 수에게만 가끔 보이는 소년같다는 묘사, 능글거리는 플러팅,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없는 등으로 실감이 되진 않는다. 수 또한 전쟁을 겪으면서 공을 좋아한다는 감정을 자각하는데, 그 과정이 스무스하게 넘어가서 더욱 아쉬웠다.

 

 

5. 총평

죽고 싶어하는 강한 수와, 신명의 상대를 내버려둘 수 없는 황제와의 관계성, 

동양과 서양이 섞여서 이색적이고 둘의 관계성이 흥미있었지만 생각보다 무난한 과정으로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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