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 : ⭐⭐⭐⭐⭐
1. 소개글
여주인공이 되었다. 그것도 특별한 힘을 지닌 강하고 아름다운 여주인공 ‘엘리사벳 릴리’. 하지만 꽃길까지 가는 길이 너무나 험난하다. 노예로 부려지다 세뇌당하고 학대당하고…….
그런데 원작에 나온 여주인공의 고난은 아직도 한참 남았다. 이러다 남자주인공을 만나기도 전에 죽겠어! 결국 그녀는 결심했다.
조연인 성격 나쁘고 위험한 마법사 ‘아쉐로트’의 손에 구해져서 원작을 바꾸기로!그런데.
“좋아, 내가 키우지.”
“진심이야? 아쉐로트 네가 아이를 키운다는 게 뭔지는 알아?”
“식생활 전부를 책임지고, 교육시키고, 안전하게 보호하고, 결혼하겠다 하면 남편을 철저히 검증해 없애 버리고…….”
아니야! 그거 아니야!
2. 줄거리
사교도들에게 붙잡혀 제물로 바쳐지고 살아남은 엘리사벳. 엘리사벳이 특별하다는 걸 직감한 사교도들은 엘리사벳을 이용하며 학대하고, 고통 속에서 엘리사벳은 하나의 소설을 보게 된다.
어느 날 머릿속에 들어온 소설 '벨페라 대륙전기'는 주인공인 에녹과 여주인공 엘리사벳. 동료들이 모험하며 강대한 적들을 물리치는 이야기였고, 엘리사벳은 그 이야기에 푹 빠지고 만다.
긴 이야기를 읽고 또 읽으면서 드물게 등장하는 엘리사벳의 과거사에서, 어릴 적 사교도에게 붙잡혔다는 것을 보고 자신이 여주인 엘리사벳에게 빙의했음을 깨닫게 된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곧 성격 나쁜 마법사 아쉐로트가 찾아와 사교도들을 몰살시키고 엘리사벳의 재능을 알아봐 마법사로 키우고자 데려가지만, 갑작스런 환경변화와 학대받은 과거. 아쉐로트의 무시무시한 분위기에 엘리사벳은 귀족가의 양녀로 도망치고 만다. 그러나 하필 그 귀족도 은밀하게 움직이던 사교도였고, 18살까지 고생한다는 사실을 알고 이번에야말로 아쉐로트를 따라가기로 마음먹는다.
마침내 아쉐로트가 도착하지만, 연습했던 것과 달리 패닉에 빠져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은 몸과,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는 상태의 엘리사벳을 두고 아쉐로트는 무심하게 돌봐주고, 몸이 안 좋아 공간이동을 할 수 없는 대신 두 사람은 잠시간 여행하게 되는데....
3. 감상평
로판치고 드물게 600편이 넘는 장편인데도 술술 읽히며, 세계관 탄탄하고 인물들 매력적이고 입체적이며, 재밌어 빠른 시간에 읽어나갔던 작품.
때는 마신에 의해 마왕이 탄생하려 했지만 그를 거부한 초대 진리안의 마법사로, 마력에 오염되어 마법사들이 탄생하고 세계수가 오염되어 세계의 멸망이 다가오는 때.
이 소설의 마법사들은 거의 불로불사로 죽음조차도 뇌만 있으면 부활이 가능하다. 성장 후 가장 좋을 때로 노화가 멈춰 몇백년들을 살거나 천살이 넘을 때도 있고, 각 마법사들간에 몇백살은 예사거나 1세기나 2세기 차이 나는 경우도 있다.
주인공인 엘리사벳은 진리안의 눈을 가진 엄청난 재능의 소유자로 마족의 본질을 보고 진명을 부여해 부하로 부릴 수 있다. 다만 마족의 본질에 매혹되는 일도 있어 역대 진리안의 소유자들은 파멸하는 일도 다반사였다는...
때문에 반마족인 아쉐로트의 본질과 구해줬다는 사실에 엘리사벳은 아쉐로트를 특별하게 느끼고, 세상 모든 것이 싫고 거의 세계최강급의 마법사이자 성격파탄자인 아쉐로트는 진리안의 마법사에게 유일하게 불쾌감을 느끼지 않는다.
결국 서로가 서로에게 유일한 관계성이지만, 그럼에도 각자의 성격차이와 가치관이 있고 소설 내내 그 때문에 갈등이 일어나면서도 조금씩 좁혀가거나 무르거나 이해하는 과정이 느리게 진행되어, 각자의 감정이 자연스럽게 보인다.
1-3부와 외전이 존재하는데 1부가 엘리사벳의 성장/적응기라면, 2부는 몇년이 지나 소녀일 때로 마법을 배우는 과정. 그러나 특별함을 드러낸다. 3부는 막 성인이 된 때로 세계를 지키기 위한 거대한 전쟁의 중심으로 참여, 외전엔 몇백년이 지나 먼치킨으로 의무를 다하면서 부족했던 달달함이 채워진다.
다만 1, 2부 구분이 나이로 구분되고, 그에 맞춰 성장하는 과정이 나타나지만 강력한 적과 거대한 전쟁들. 그 사이에서 힘이 없어도 톡톡히 활약하는 엘리사벳의 모습이 간간히 나타나서 몰입이 컸다. 거의 각 부에 전쟁같은 장면이 2번쯤 있는 느낌.
그 외 인물들이 전부 입체적이고 그들의 성격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데, 각자의 서사도 있어서 단순 대사만으로 누가 누군지 구분과 함께 기억하기도 쉽고 그런 인물들과 함께 관계를 맺어가는 엘리사벳. 가치관의 차이로 갈등이 생기기도 하면서 그 갈등을 해결하는 사건과 함께 이 부분도 톡톡한 재미를 준다.
하다못해 엑스트라급 조연마저도 단숨에 기억하게 만드는 묘사들.
다양한 차원이 있어 지구 떡밥이 있거나 마법사의 분류들(소환술사, 공간술사, 리치, 치유술사, 마도구사, 정령사, 전략마법사 등)도 분야의 다양한 천재들도 나와 보는 재미도 있고, 아쉐로트가 쓰는 마법적 수식과 과학적 지식이 합쳐져 매우 세세하고 리얼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소환술사의 재능인 진리안을 가졌으면서도 강화술사라 불리며 모든걸 때려부수는 엘리사벳이 간간히 웃기기도 하다.
남주 후보인 2명의 에녹과 아쉐로트가 각각 매우 매력적인데, 루트는 엘리사벳의 마음에 따라 비교적 빨리 잡힌 편.
둘 다 다른 의미로 인간같지 않은 심성으로 에녹이 누구나 공평하게 사랑하지만 한점 더러움 없이, 불세출의 전략가/행정가에 유일하게 엘리사벳을 특별하게 대한다면, 아쉐로트는 누구든 공평하게 싫어하고 감정에 서투르지만 유일하게 엘리사벳에게 물러지고 보호자인 관계. 에녹이 호감이라면 아쉐로트는 엘리사벳의 시점으로 어딘가 귀엽게 보인다.
의뭉스런 에녹에게 꿀밤을 먹이는 엘리사벳과, 아쉐로트에게 한번만 봐주자고 매달리는 엘리사벳도 귀엽다.
그 외 다른 매력있는 조연들도 있는데 다 얘기하자면 너무 길어져서 읽는 걸 추천.
4. 총평
600편이 넘는데도 술술 읽힐 만큼의 탄탄한 세계관, 입체적인 설정과, 매력있고 서사있는 캐릭터들. 그에 맞춰 성장하는 주인공과 주변과의 관계성 등. 그 모든 걸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필력으로 매우 재밌었던 작품.
거대한 전쟁들이 장엄하고, 그에 맞춰 활약하면서도 점차 성장하는 서사가 매우 흡인력 있다. 그 외 떡밥들과 각종 다양한 사건사고들. 비교적 가볍고 웃긴 분위기가 거대한 세계관을 표현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고, 다양하고 많은 인물들과 어우러져 이야기가 풍부하다.
사건사고가 많아 로맨스는 상대적으로 부족하지만 서사가 길고 탄탄해 개연성은 충분하고 달달해서, 장편인데도 외전을 더 내줬으면 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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