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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리뷰/로판, 로맨스

[로판 리뷰] 악역이 아니라 선역 가문이랬는데 (나태한상념)

by ahslxj15 2024.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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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 ⭐⭐⭐✶

1. 소개글

건강한 녹색 줄기에도 노란 잎은 싹튼다.
아름다운 장미꽃 덤불에도 나쁜 꽃은 핀다.

제국의 안녕을 수호하는 선(善), 로즈 가문에도 나쁜 피는 흐른다.

오만하고 방자하다. 성질이 날카롭고 병약하다. 원하는 것을 반드시 얻어 낸다. 영악하며 사랑스럽다.
이것들은 모두를 미치게 하는 은빛 머리카락을 가진 홍안의 공주님, 이브네스 헬렌 로즈를 묘사하는 말이었다.

소설 <짐승의 진정한 구원자>에서 그녀는 처절한 결말을 맞는 악녀였다.
사람들은 그녀의 죽음에 열광했고 나 역시도 그랬다.

…내가 ‘그녀’가 되어 버리기 전까지는.

“아름답군. 눈을 뗄 수가 없을 정도로. 그대는 천사인가?”

악녀의 미궁에 갇혀 정신을 잃은 이 세계의 남주인공, 에드워드.

“나 누이 개새끼 맞아. 그러니까 지금은 실컷 미워해도 돼. 누이 보지에 내 정액이 묻어 있으니까 어떤 말도 다 들어줄 수 있을 것 같아.”

굴종을 빙자해 탐욕의 이빨을 드러내는 미친개, 요한.

이 사이에서 나는 어쩌면 좋지…?

 

 

2. 줄거리

피폐 소설 속 둘도 없는 선역 가문 로즈가에서 유일하게 나쁜 피라고 하는 이브네스 로즈.

그런 이브네스에게 빙의한 후 비참한 최후를 맞지 않기 위해 원작 여주를 챙기고, 갇혀있는 원작 남주를 보살펴준다.

문제는 이브네스가 가진 짐승 조련 능력을 이미 남주에게 써버렸다는 것. 이브네스는 그 문양을 해제하려고 동물들에게 실험하지만, 언제나 결과는 동물들의 죽음이었다.

 

한편 몸이 약한 이브를 보살피는 요하네스는 그 능력 때문에 피가 이어지지 않아도 입양되었고, 이브에게 집착하며 피를 원한다. 본래부터 이브에게 집착했던 요하네스는 갈수록 집착이 강해지고, 원작 남주인 에드워드는 갇혀있는 상태에서 다가오는 이브를 마음에 품는다.

 

한편 다음 황후는 로즈가에서 나온다는 신탁이 있었고, 가문에서 사랑받는 이브는 암암리에 황태자의 약혼녀 취급을 받는다. 여자를 좋아하고 망나니인 황태자는 경국지색인 이브를 보고 손에 넣고 싶어하는데...

 

 

3. 감상평

남자가 3명 있는 매우 고수위인 로판 소설.

남주라고 하지 않는 이유는 집착과 소유욕이 매우 강하고, 여주와의 감정 흐름 없이 씬만 있는 느낌이라 그렇다.

정확히는 남주들이 각자의 감정과 이유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만의 감정으로 이브와의 감정이 통한다거나 쌍방의 호감이 잘 느껴지지 않았다.

 

여주인 이브네스는 경국지색의 미모에 팜므파탈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치명적인 외견을 가졌지만, 빙의한 이후 계획에 따라 움직이면서도 은근 끌려다니며 우유부단하다.

 

가장 남주다운 클리셰를 가진 건 버려진 5황자인 에드워드. 감옥에 갇혀 짐승처럼 취급받고 있는 그를 로즈가 간간히 찾아가 먹을 것도 주고 치료약도 준다. 당연히 에드워드는 로즈에게 반하지만, 로즈는 원작 남주. 후일 황제가 될 미래를 알아 잘해준다는 느낌뿐으로 감정이 희박하다.

 

형제 포지션인 요하네스는 매우 탁월한 의술 실력으로 몸이 약한 로즈의 몸을 돌보고 약을 처방하는 주치의 포지션이지만, 로즈의 피를 원하는 등. 로즈에게 매우 강하게 집착하고 음험하다. 분위기만 보면 악역 서브 남주 느낌. 로즈는 이런 요하네스를 질색하지만 필요에 의해 마주한다.

 

좀 중반 되서야 등장하는 황태자. 여자를 매우 밝히고 생각 없는 단순함에 횡포 부리는 망나니 같은 성격. 다른 로판 같았으면 서브 남주도 안되는 이물질 포지션인데, 처음 로즈의 외모를 보고 욕하면서 자고 싶어하다가, 자신에게 별 반응 없는 로즈에게 점차 집착하게 된다. 

 

씬도 많고 매우 고수위 묘사가 많은데, 하필 감정이 없고, 캐릭터들 모두가 각자 불호가 있어서 가끔 역할 때도 있다.

그 점만 제외하면 확실히 매우 자극적인 수위 로판 소설.

 

그 외 스토리적인 재미를 기대하면 안된다.

제목은 선역 가문이라는데, 가문 사람들은 대놓고 악역처럼 행동하고, 일말의 가식도 보이지 않는다.

가문 내 사람들. 로즈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감정 흐름도 이해가 안가고 갑자기 변한 느낌. 그나마 호감가는 건 단순한 시스콤 첫째 오빠와 원작 여주인 이복동생이 있다.

 

끝으로 갈수록 로즈가 스스로의 감정을 깨닫고 루트가 하나로 좁혀지지만, 그전까지 호감이 가지 않아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결말로 끝난다.

 

4. 총평

몇몆 개연성이 안맞고, 캐릭터들이 각자 불호가 있는데다가, 감정이 있지 않아 스토리적인 재미는 크지 않았지만, 매우 수위가 높은 고수위 로판으로 자극적이고, 결말이 궁금해서 끝까지 봤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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