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 : ⭐⭐⭐⭐
1. 소개글
철혈의 미망인, 거미 과부, 남자 사냥꾼, 노이반슈타인 성의 마녀, 귀부인들의 수치....
모두 슈리 폰 노이반슈타인 후작 부인을 가리키는 말이다. 세상에 욕 먹어 가며 동생뻘인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자식들을 키워냈다.
그리고 마침내 첫째 제레미의 결혼식 날, 모든 고생과 노력이 결실을 맺는 날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그녀의 엄청난 착각이었다.
결혼식에 오지 말라는 통보를 듣고 성을 떠나던 중, 사고에 휘말려 목숨을 잃게 된 것이다. 그런데 눈을 떠보니, 칠년 전 죽은 남편의 장례식 날로 돌아왔다.
더 이상 개고생은 사양이다. 두번 다시 예전처럼 살지 않으리라!
2. 줄거리
어린 나이에 노이반슈타인의 두번째 부인으로 결혼하게 된 슈리. 남편과 나이 차이는 많이 났지만 남편은 자상했고, 아이들은 그녀를 인정하지 않고 말썽만 피웠지만 나름 귀여웠다. 남편의 마지막 부탁으로 슈리는 노이반슈타인을 직접 이끌며 아이들을 키워내고 가문의 힘을 지켜냈다.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낸 결과. 비록 끝도 없는 악명들과 거리감 있는 아이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홀가분했다. 드디어 첫째인 제레미의 결혼식이 정해지고 슈리는 결혼식에 참석할 준비를 하지만 자식들이 참석하길 바라지 않는다는 말을 전해 듣는다.
그에 슈리는 속상해 마차 여행을 떠나버리지만, 누군가의 습격으로 그 길은 죽음으로 향하는 길이 되어버리고, 그렇게 슈리는 허무하게 죽어버린다.
그러나 슈리가 다시 깨어났을 때는 7년전의 시간대. 아이들을 잘 부탁한다고 마지막 유언을 남긴 남편의 장례식 날이었다. 결국 다가오는 충격에 슈리는 정신을 잃고,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돌아왔다는 확신을 가졌다. 그리고 슈리는 전에 했던 고생을 떠올리며 이젠 예전과는 달라지리라 마음먹는다.
어차피 노력해봤자 애들한테 인정받지도 못할 거. 모든 일에 손을 놓아버리고, 아이들이 걱정된다며 친척들이 왔을 때도 '그래도 핏줄인데 아낀다는 마음은 진심이겠지.' 생각해 허락해버린다. 예전에는 닥친 문제들 때문에 아무도 믿지 못하고 다가오는 사람들을 모두 내치며 노력한 결과는 슈리를 향한 악명과 노이반슈타인의 건재함뿐이었다.
그렇게 예전과는 다른 행동을 하며 칩거하던 중에 오히려 웬수같은 아이들이 먼저 다가오기 시작하고, 회귀 전과는 다르게 서로 아끼는 마음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 사건 이후로 슈리는 다시 노이반슈타인의 대리 가주로서 나서기 시작하고, 정책을 결정지을 때. 회귀 전과 같이 도움을 줬던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며 새로이 다가오는 인연들을 소중히 여긴다.
3. 주인공들
슈리 폰 노이반슈타인 :
분홍머리에 연두빛 눈동자. 절세의 미인으로 묘사된다. 결혼 전에 가난한 귀족가의 여식. 어린 나이에 팔려가듯 결혼했지만 남편의 존중 아래 평안한 생활을 보내고,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되면서 남자들의 영역에 뛰어들기 시작한다.
젊은 나이에 미망인. 대귀족의 임시 가주라는 명목으로 많은 음해에 시달렸지만 굳이 오해를 풀지는 않고 일정 부분 이용해 악명과 실리를 취했다. 신분 때문에 그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노부인의 말투를 쓴다.
선하고, 능력있고, 귀족다운 분위기도 있다. 때문에 흠모하는 남자들도 많은데 주요 인물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대다수가 쓰레기다.
노라 뉘른베르:
공작가의 외동아들로 소공작이자 후계자. 가문이 상징하는 동물은 벽안의 늑대다. 때문에 늑대라고 자주 표현되기도 한다. 어두운 피부에 흑발에 푸른 눈을 가졌다. 처음 등장했을 때 소년 기사 같은 면모를 보였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어딘가 드문드문 위험한 매력이 살짝 보인다. 슈리를 지켜주기 시작하면서, 듬직함도 함께 갖추고 있다. 첫째 아들인 제레미와 같은 나이로 실력은 거의 쌍벽을 이룬다.
회귀 전엔 살벌한 늑대 같은 성격으로 끝내 성격이 비틀어졌다면, 회귀 후에는 안정감을 찾았다.
어릴 적 황태자의 이간질로 인해 아버지에게 오해를 받고 가족들과 사이가 안 좋아졌다. 그로 인해 애정결핍이 살짝 있고 화목한 슈리의 가족들을 부러워한다.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섬세한 성격이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그만두었고, 슈리로 인해 다시 그려보기 시작한다.
제레미 노이반슈타인:
슈리의 첫째 아들. 슈리와는 나이 차이가 5살? 동생뻘 나이다. 금발머리에 녹보석 눈동자로 잘생겼고, 제국 내 손꼽히는 실력을 갖춘다. 노이반슈타인의 상징하는 동물인 사자로 많이 불리고 슈리를 잘 따르면서 온전히 슈리의 편이 되주고 싶어 한다. 남모르는 사랑을 앓고 있지만 결코 드러내 보이지 않으려 한다.
테오발트 미스마르크 황태자 :
은발머리에 매우 잘생기고 현명한 황태자의 모습이지만 누가 자신의 앞에서 사랑받는 걸 보지 못하는 비틀린 성정을 지녔다. 때문에 모함을 하거나 이간질시키고 자신이 위기에 몰렸다 싶으면 자신의 죄를 다른 사람에게 씌우거나 거짓말하는 등. 처음 이미지와는 다르게 슈리를 사랑한다고 하면서 점차 찌질한 모습을 보인다.
그의 거짓이 밝혀지면서 점차 사람들의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리슐리외 추기경 :
회귀 전이나 후나 슈리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어 의아함을 주었다. 자신이 슈리에게 반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슈리를 마녀로 몰아가지만, 슈리의 당당한 모습이 마치 성스러워 보여 혼란스러워 한다. 결국 가질 수 없다는 것에 괴로워해 죄를 뒤집어 씌우고 수도원에 감금시키려 하지만 슈리는 주변의 도움으로 잘 빠져나온다. 신을 향한 광신도적 믿음으로 고행도 서슴치 않으며 결벽적인 성격 아래 음험한 인상을 가지고 있다. 침묵의 종이라 불릴 정도로 말을 잘 안 한다.
4. 감상평
세계관의 최대 적이 부패한 성직자들이다. 교황과 추기경들은 겉으로는 체면을 차리지만 뇌물, 사생아를 낳고 이런 사실은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 다만 교황청의 힘이 강하고, 신의 힘으로 귀족들을 제어해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막대한 금력을 소유한 노이반슈타인 부인을 향한 음모가 계속되는 가운데 성직자들의 억지가 점점 심해지자 슈리는 기부금을 줄이고 그들에게 대항할 힘을 기르기 시작한다.
그에 협력하는 귀족들이 늘어만 가고, 결국 교황청은 슈리를 마녀 재판에 회부하게 되는데... 재판 과정에서 평민, 귀족, 왕족과 교황까지 참여한 가운데 그들이 억지로 씌운 누명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그들의 죄악을 눈앞에서 들이대는 모습이 당당하고 멋있었다.
이 작가님 중에서 유일하게 정치쪽으로 나서는 주인공다운 활약을 보여준다.
겉으로는 중세 특유의 고리타분하고 심각한 시대와는 다르게 남자들의 말투나 슈리의 속마음은 조금 산만하고 정신없는 게 특징이다. 이런 게 글에 집중도를 조금 떨어트린다. 그와 함께 사고 치는 둘째 아들의 행동 때문에 발암 걸릴 때도 있다. 인물 간의 개성이 확실해서 누구 하나 개성 있어 기억하기도 쉽지만, 사건이 함께 진행되면서 과거도 드러나고 그로 인해 고구마와 재미가 반복된다.
5. 총평
사람들의 말투가 조금 산만하고 정신없지만 글의 사건들이 계속해서 일어나서 전개가 흥미진진하다. 특히 여주인공이 속마음과는 달리 가주 대행으로 정치에도 나서면서 여러 일에도 활약하고, 교황청에도 맞서는 대담한 일을 보여준다.
짜증 나는 캐릭터도 많지만 개성이 확고해서, 열불 내서 글에 더 집중할 수도 있다. 로맨스적인 부분에서도 남주, 여주들의 끌리는 매력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순간이 있다.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재밌는 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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