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 : ⭐⭐⭐✶
1. 소개글
첫사랑이었던 남편을 구하는 대가로 목숨을 잃어야 했다.
죽음을 맞이해서야 미련스럽게 잡고 있던 연심을 후련히 털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왜 눈을 뜨니 다른 사람 몸에 들어와 있는 걸까?
심지어 책빙의를 했네?
그런데 왜 전생의 남편이 이곳에 있는 거지?
그것도 여주에게 집착하다가 종내엔 메인 남주인 황태자를 반역하게 될 서브남 S급 에스퍼가 그라고?
거기다 왜 나까지 가이드 능력이 다시 발현된 거야?
……아, 몰라. 사별했으면 이혼이나 마찬가지지, 뭐.
* * *
“내 아내의 가이딩을 알아보지 못할 것 같았어?”
어째서 당신이 나를 기억하는 걸까.
왜 여주가 아닌 나를 그런 눈빛으로 보는 거야? 그런, 집착과 광기가 가득한 눈으로.
당신, 그런 남자 아니었잖아.
그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 나를 주시하며 유유히 다가왔다.
마치 사자가 먹잇감을 모는 것처럼 느릿느릿하면서도 우아했지만, 갈증과 허기짐이 묻어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아니, 숨길 생각이 없어 보였다.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온 그가 천천히 손을 올렸다. 커다란 손이 파르르 떨면서 턱부터 감쌌고 엄지로 다소 거칠게 내 입술을 문질렀다.
익숙한 행위에 길들여진 오싹함을 느꼈다. 그는 가이딩을 받아 갈 때 꽤나 거친 편이었다.
희열이 가득한 그의 얼굴이 미세하게 일그러졌다.
“하아…….”
맨살이 닿아 절로 가이딩이 실행되자, 그는 짙고 묵직한 한숨을 내쉬었다. 그 뜨겁고 진득한 숨결이 내 눈가와 입술에 척척하게 달라붙었다.
뜨거운 손이 등허리에 닿았고 이내 내 몸을 강하게 끌어당겼다. 그와 완전히 밀착한 나는 당황을 숨기지 못하고 시선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짙푸른 눈동자가 기다렸다는 듯이 내 시선을 옭아맸다.
코끝이 닿는 거리에서 그가 입술을 붙일 것처럼 고개를 비스듬히 돌리면서 읊조렸다.
“한참 찾았잖아, 여보.”
2. 줄거리
한국의 특수부대였던 서현. B급 가이드였지만, 새롭게 나타난 S급 에스퍼 시엘과 매칭률이 99%를 넘겨 그의 가이드이자 부인이 된다.
남편은 그녀를 자꾸만 거부하고, 오직 그녀만 남편을 짝사랑한다고 생각하는 나날 속에서, 남편이 폭주하고 서현은 그런 그의 폭주를 막으려다가 목숨을 바치고 죽고 만다.
다시 깨어났을 때는 아이린 드 클로슈라는 영애의 몸으로 깨어나게 되고, 전생에 가족이 없어 어둡기만 했던 생활 속에서 서현은 아이린이 되어 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점차 달라져만 간다.
그리고 이곳이 전생에 읽었던 소설 속. 황태자와 공작이 에스퍼로 등장하고, 성녀가 가이드로 나타나 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세계란 걸 알게 되는데.....
그 내용대로 성녀가 나타나고, 아이린은 성녀의 얼굴이 전생에 한국에 있었던 S급 가이드이자 그녀를 괴롭혔던 가이드란 것에 놀라워한다.
한편 남편과 닮았다고 생각했던 소설 속 공작은, 바로 서현이 있던 세계로 넘어오기 전의 남편이었고, 공작은 회귀해 한국에 있었던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애타는 마음으로 서현을 그리워하며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하고 있었지만, 어딘지 모를 기시감에 아이린을 주목하게 되는데......
3. 주인공들
아이린 드 클로슈(서현, 여주, 가이드)
: 다소 특이한 다홍색 머리에 청록색 눈동자. 섬세한 가이드가 가능해 가이딩을 숨길 수도 있고 효율적으로도 다룰 수 있다.
전생에 가족은 없고 몬스터 웨이브로 친구와 동료들도 잃어 다소 어둡고 우울한 인상이었다면 현재는 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 스스로를 아낄 줄 알게 된다.
몬스터 변방 지역을 지키는 가족들의 피와 본인의 특수 부대 경험을 살려 전투력과 무기를 다루는데도 뛰어나다.
시엘 드 레오파르트(공작, 남주, S급 에스퍼)
: 검은 머리에 푸른 눈. S급 에스퍼로 작중에는 바람과 불의 능력을 다룰 수 있다. 매우 뛰어난 외모와 오만한 성격. 뚜렷한 푸른 눈으로 작중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생에는 서현을 의심해 그녀를 멀리하고 보여주듯이 꺼려했지만 속으로는 애타는 마음을 숨기고 있었다.
회귀 후는 그녀를 그리워하며 이번에야말로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특유의 오만함과 조급함 때문에 여러 차례 실수도 저지르며 고쳐나간다.
4. 감상평
초반부가 지나고 마침내 남주가 여주의 정체를 알았을 때까지만 순식간에 읽었다. 그 다음부터는 남주의 매달림과 여주의 거부로 조금 루즈하게 지나가는 편이다.
여기서 흥미도가 급격하게 떨어져서 한차례 쉬었다가 다음에 대충대충 읽어갔는데 무난하게 킬링타임용으로 재밌게 읽었다.
결론은 초반부와 결말 부분이 제일 재밌었다.
악녀로 등장하는 성녀가 머리도 나쁘고 자세하게 살펴보면 티 나게 성질내고 연기하는데, 그걸 오로지 주인공들만 눈치채는 것도 그렇고, 너무 작중에 위기감이 떨어지고 급박한 티가 없다.
한마디로 흥미도가 떨어져서 재미도가 덜하다.
5. 총평
초반부와 결말부가 제일 재밌고 중반부는 상대적으로 흥미도가 떨어진다.
너무 속 보이는 악녀가 등장해 작중에 긴장감이나 위기감이 덜하다.
작중 가이드버스물인데, 남주 여주 둘 다 무난 무난한 매력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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