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 : ⭐⭐⭐⭐✶
1. 소개글
책빙의는 이제 지겹다.
그도 그럴 게, 이번이 벌써 네 번째 빙의니까.
이번에 빙의한 인물은 피폐물 여주의 악녀 언니였다.
‘아, 지겨워.’
이젠 빙의도 인생도 감흥이 없다.
그저 가늘고 길게 살다가, 다음 생으로 넘어갈까 했는데...
어째, 이번 빙의는 조금 다르다.
‘내가 왜 2회차의 내공을 쓸 수 있지?’
‘여주는 또 왜 이렇게 신경 쓰이지?’
원작 속 여주 엘리샤는, 머지않아 진창을 구르며 피폐해질 예정이었다.
전직 피폐물 주인공으로서 동생이 진창길 걷는 걸 볼 순 없지.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이용해 엘리샤의 운명을 비틀 생각이다.
‘내 동생은, 여주 안 시켜.’
엘리샤 탈여주 프로젝트를 위해 남주의 형을 주워왔다.
<카시온 카터>
남주에게 살해당할 뻔한, 아니, 살해당할 운명의 악역을.
.
.
“살고 싶으면, 나랑 약속 하나만 하자.”
붉은 것이 엉겨 붙은 얼굴에서 거친 숨이 뱉어졌다.
버림받은 들짐승의 것처럼, 가여운 숨결이.
나는 가여운 사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작게 속삭였다.
“내가 널 구해주면…….”
너는 목숨을 걸고, 내 동생을 지켜.
2. 줄거리
대한민국의 평범한 서민이었던 민아. 갑작스레 죽고 인소 속 주인공에게 빙의한다.
온갖 싸움을 헤쳐나와 결말을 이루면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며 소설 속 전개를 따랐지만, 허무하게 죽고 이번엔 선협 소설 속 주인공으로 다시 빙의한다.
인간 같지 않은 초고수들과의 싸움에서 무공을 봉인당한 채 다시 허무하게 죽고 세 번째 빙의는 피폐 로판 속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남주는 주인공을 감금하고 가족들을 죽이는 등. 그녀를 지옥까지 몰아넣고 그녀는 스스로 죽음을 택하며 그런 남주한테 벗어나는데...
이후 다시 피폐 로판 속 주인공의 악역 언니로 빙의되고 만다.
유모에게 학대를 당하며 모든것에 지치고 지겨워하던 그녀는 아직 순수한 주인공의 모습을 보고 전생이었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고 만다.
책을 읽고 이 순수한 동생이 어떻게 될지 알고 있던 그녀는, 쓰레기 남주에게 걸리지 않기를 바라며 여주 안 시키겠다는 마음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일단 원작 남주의 힘을 빼앗으려고, 허무하게 죽는 남주의 이복형을 살리기로 마음먹는다.
3. 주인공들
카시온(마법 가문의 첫째 공자, 남주) :
제국의 마법 가문에서 힘 없는 어머니 아래에서 태어났지만, 어머니가 없고 마법을 쓰지 못하는 신세로 모두의 외면과 학대를 받고 자랐다. 강력한 친정의 계모와 이복동생에게 죽음의 위협을 받으면서 모든 걸 경계하고, 자신을 외면하는 아버지를 보며 살아오지만, 죽기 직전 로제타를 만나고 모든 것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로제타(가문의 사생아이자 여주의 언니, 여주) :
은빛 머리에 금안으로 매우 아름다운 외모를 소유하고 있다. 전생의 힘을 쓸 수 있어 강하고 아름답지만 빙의에 지쳐 나른하게 보이는 인물. 계속되는 빙의로 인해 카리스마 있지만, 마음 한편에는 상처를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 서민->인소->선협물->피폐 로판->피폐 로판 속 주인공의 악역 언니
4. 감상평
계속되는 빙의 설정에서 살아가는 삶이 나름 현실적이다.
단순 빙의된다고 잘나가는 것이 아니라 힘들어도 버티면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에 주인공의 삶을 살아야 했던 경험들.
그렇게 버티고 버티다가 결국 지옥같은 경험을 하고서야 삶에 관심이 없어지고, 원작 여주를 보고 예전의 자신을 대입해 도와주겠다는 마음을 먹기까지. 이 모든 것에 개연성이 있어 납득되고 재밌다.
이때까지의 삶은 전생의 힘을 쓸 수 없었지만, 이번 회차에 있어서 처음으로 전생의 힘을 쓸 수 있게 되면서 먼치킨이 된 것도 흥미도를 부각시킨다.
한마디로 아름답고 강한데다가 나른하고, 유혹적인 분위기에 은근한 카리스마까지.
스토리 전개나 소재, 주인공의 매력 등 모든 것이 취향 저격이었던 작품.
남주 또한 로판 속 흔한 잘나가고 냉정해 무매력인 남주가 아니라 자신이 약한 걸 알고 수련하며, 순진한데 모순적으로 여주의 상태를 꿰뚫어 보는 눈치와 또 핀트가 어긋나게 위로하는 점까지. 여주와 남주 둘 다 매력있어서 케미가 있어서 더욱 재밌었다.
스토리가 흘러갈수록 전생의 인연이 찾아오는 등. 그로 인해 파생되는 사건들과 미스터리함. 반전들. 서로 속고 속이는 두뇌 싸움, 밝혀지는 비밀들까지.
작품 전체적으로 흥미롭고 루즈한 부분이 없어 오랜만에 취향 저격이었던 작품.
5. 총평
다회차 빙의 경력자인 주인공. 원작 주인공에게 예전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면서 돕는 개연성이 있다.
빙의로 인해 무감한 주인공인데, 아름답고 나른한 매력으로 취향 저격이었고, 남주 또한 흔한 주인공으로 무매력이 아니라서 좋았다.
스토리가 흘러갈수록 사건이 일어나면서 흥미도를 더해가는데, 여기서 밝혀지는 사실들과 두뇌 싸움으로 인해 작품 전체에 루즈한 부분 없이 없이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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