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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리뷰/로판, 로맨스

[로판 리뷰] 후원에 핀 제비꽃 (성혜림)

by ahslxj15 2022.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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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 ⭐⭐⭐⭐⭐

1. 소개글

세상을 구해야만 하는 소녀, 얼어붙은 기사를 만나 역사에 다시없을 사랑을 시작한다. 

사창가가 불타오르던 날, 부엌데기 소녀 비올렛은 절대악을 물리칠 숙명을 지닌 성녀로 각성한다. 부패한 신관들의 음험한 손길을 피해 왕의 검, 후작의 양녀이기를 선택하지만 천민이라는 이유로 식솔들에게도 냉대받을 뿐.

그 가운데 다정한 오라비 다니엘만이 유일한 위안이다. 하지만 귀족의 간계에 의해 모두에게 외면당한 순간, 정작 손을 내밀어 준 것은 그가 아니라 싸늘하고 무자비한 후작의 후계자 에셀먼드였다.

"너는 아무것도 할 필요 없어. 그저 그대로 있으면 돼."

여리고 작은 꽃, 혼돈 속에서 싹을 틔우다. 
잔혹과 매혹이 공존하는 운명의 로맨스 판타지!

 

 

2. 줄거리

부모를 잃어 사창가의 거리에서 자란 비올렛. 비록 사창가에서 자랐지만 다정한 여인들에게 둘러싸여 나름 행복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기사들의 습격으로 그 거리의 사람들은 몰살되고. 비올렛에게 칼이 꽂히기 직전. 비올렛은 성녀로 각성한다. 

 

이제껏 성녀는 고귀한 출생의 여인으로 각성했었지만, 천민 출신의 비올렛은 귀족들에게 멸시된다. 성녀를 모셔야 하는 신전 사람들도 꺼려하긴 마찬가지. 사창가에서 신관들의 추악한 민낯을 익히 봐았던 비올렛은 성장할 곳으로 귀족 집안을 선택하고, 왕은 귀족 중에서 신뢰가 두터운 에르멘가르트를 선택했다.

 

에르멘가르트가는 후작 부인은 없고, 후작과 세 아들만 존재했다. 후작은 어린 여자아이를 상대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느끼고, 기본적으로 무관심해 신경을 많이 써주지 못한다. 세 형제들 중 첫째는 싸늘하고, 둘째는 부드러우며, 셋째는 퉁명스럽고 비올렛을 골탕 먹이는데 진심이다.

 

또한 비올렛을 멸시하고 경멸하는 귀족 사회 속에서 아직 어린아이였던 비올렛은 점차 움츠러들고, 유일하게 둘째만이 비올렛에게 위안이 되어준다. 그러나 비틀린 애정과 앞 뒤 다른 모순된 태도에 비올렛은 늘 어딘가 마음 한구석을 상처받는데.....

 

이때 비올렛의 스승으로 추기경이자 전대 왕의 동생인 체자레가 선택된다. 체자레는 뛰어난 성력과 친절한 태도를 지녔지만 어딘가 속을 알 수 없어 경계하게  된다.

비올렛이 점차 자라면서 당당하고 냉소적인 태도를 갖추게 되지만 작게나마 희망을 가진채, 조금씩 숨겨져 있던 거대한 비밀을 알게 되는데....

 

 

3. 주인공들

비올렛

: 은발에 제비꽃 색 눈동자를 가진 여인. 작품 내 미녀는 아니지만 당당하고 곧은 태도가 시선을 끈다고 한다. 이마에 성녀를 상징하는 문장이 있고, 성력과 동물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 마음이 여려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상처를 많이 받았지만 그럼에도 점차 강해진다.

 

에셀먼드 에르멘가르트

: 에르멘가르트가의 후계자. 아버지의 혹독한 교육 아래에서 자라 차갑고 뭐든지 이성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모두가 생각하는 이상 앞에서 비올렛을 희생해야 할 때. 오로지 비올렛만을 위하는 선택을 한다.

작품 내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이란 명제 아래에서 위험하고 비올렛을 피폐하게 하는 사건들이 일어나 모두가 비올렛의 희생을 원하지만, 에셀먼드만이 비올렛이 싫다거나 두렵다는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보호한다.

 

 

4. 감상평

피폐하다. 그런데 눈을 뗄 수가 없다.

절대악인 '말룸'을 상대하기 위해 성녀가 나타나는데, 천민으로 선택된 비올렛이 상처받는 사건들이 너무 많이 일어난다. 분명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고 역할인데 주변 환경이나 분위기에 따라 하찮은 취급받는 것이 당연할 정도다.

 

문제는 이런 분위기가 작가님이 필력이 좋아서 너무 감정 이입된다는 점이다. 비올렛이 상처가 되고 흉터로 남아도 이 악물고 걸어가는 장면이 저절로 떠오를 정도다. 약피폐를 즐겨 읽지만 이건 상대가 안 된다. 이 작품에 몰입돼서 더욱 미칠 지경이다.

 

일설에서는 작가님이 더 혹독한 피폐를 원했지만 독자들이 울어 그나마 순화됐다고 한다. ㄱㄱ미수나 자살시도 등. 지뢰 표현이 나올 정돈데 거기까지 이르는 과정이 저절로 이해가 갈 정도로 혹독하고 잔인하다.

 

전반적인 스토리가 이렇고, 이런 피폐함 속에서도 로맨스는 피어난다. 아니, 오히려 이런 환경이기에 더 상대에게 설레고 열광하게 된다. 유일하게 위해주는 마음이나 구해주는 사건들이 한두번이 아니다 보니 거기에 위입되고 빠져드는 것이 너무 좋았고, 거기에 유일한 관계성까지 더해져 너무 재밌었다.

 

말룸과 신의 이적으로 일어나는 현상들. 이를테면 신의 힘을 표현하는 웅장한 장면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마지막에 드러나는 반전 또한 몰입되는 필력에다가 충격적이라 끝에서까지 긴장을 풀 수 없었던 소설.

 

 

5. 총평

계속되는 피폐지만 재밌는 필력으로 도저히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글.

주인공이 상처받지만 그럼에도 꿋꿋이 일어서 점차 성장해나간다.

그럼에도 피어나는 유일한 관계성. 운명적으로 얽히는 사랑까지 너무 설렜던 소설.

마지막까지 반전 있는 힘 있는 스토리에 그럼에도 끝내 행복해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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