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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리뷰/로판, 로맨스

[로판 리뷰] 악녀는 백만장자 해결사 (정연)

by ahslxj15 2022.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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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 ⭐⭐⭐⭐✶

1. 소개글

제국에서도 손꼽히는 대부호, 로젠 공작가에는 유일한 오점이 있다.
바로 제국 최악의 악녀 아리스티나가 하필 공작의 외동딸이라는 점!

결국 황태자의 약혼녀 독살 미수로 자택에 유폐되고, 정체불명의 범인에게 살해당한 순간, '내'가 그녀의 몸에 빙의한다. 다행히 누명은 벗었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아리스티나를 죽인 범인이 누구지?'

길 가다 돌을 맞아도 이상하지 않은 인성 덕분에 도처에 깔린 모두가 예비 살인범으로 의심되는 상황.

'절대 두 번 죽을 순 없지!'

딸 때문에 평생 속 썩어온 병약한 공작의 신뢰를 회복하고, 불순한 의도로 주변에 선행을 저지르고 다녔더니.

"아리스티나! 우리에겐 이 무도회의 분위기를 띄울 의무가 있어!"
풀어헤쳐진 앞섶을 여미지도 않고, 덩치 큰 충견처럼 구는 2황자부터.

"머리 풀고 날뛰어서 아가씨들을 쫓아 주겠다면서요? 지금 바로 그게 필요합니다."
예의 바르고 정중한 가면을 내 앞에서만 무너뜨리는 황태자와.

"그날 무도회에서 나를 버리고 누구한테 간 거지?"
종교인답지 않은 까칠한 성질에, 파면 팔수록 비밀만 나오는 신성 교단의 수장까지.

가장 유력한 용의자 후보들이 내 쪽으로 돌아서도 너무 돌아섰다.
하지만 평화도 잠시, 드디어 진짜 살인범이 정체를 드러내는데….

정연 장편 로맨스 판타지 소설, <악녀는 백만장자 해결사>

 

2. 줄거리

황태자를 오랜 시간 짝사랑해온 제국의 악녀 아리스티나. 아름답지만 어딘가 표독한 생김새에 대부호로 이름 높은 공작 가문. 그러나 만만치 않은 성격으로 사람들에게 원한을 많이 사고 다녔다. 마침 황태자의 약혼녀에게 독살 사건이 일어나고, 그에 범인으로 아리스티나가 지목된다.

 

독살 미수 사건으로 자택에 유폐된 아리스티나를 그날 밤 누군가 찾아와 살해한다. 그리고 죽어버린 아리스티나의 몸에 대한민국의 여성이 빙의되는데...

 

아리스티나가 있던 세상을 언젠가 책으로 읽어 알게 된 '나'는 악녀에게 빙의된 것에 경악하고, 이미 죽어 다시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인 것에 경악한다. 이대로라면 아리스티나를 죽인 범인이 다시 찾아올 것이다. 더군다나 아리스티나는 악녀답게 원한을 많이 사고 다녔기 때문에 범인 후보를 짐작할 수조차 없다.

 

결국 온갖 잔머리와 계략을 써 누명을 벗기고 그중에서 신성 교단의 수장 루엘리안의 이중적인 얼굴을 목격한다. 아리스티나는 더불어 등장한 위협적인 인물에게 빠른 임기응변으로 빠져나오고, 자신을 살해할 범인을 추적하고 동기가 있을법한 사람들에게 원한을 없애고자 한다.

 

그렇게 불순한 동기로 사람들을 도와주고, 그런 아리스티나에게 사람들은 혼란스러워 하다가 주목하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아리스티나가 또 어떤 일을 했나 궁금해하며, 아리스티나의 주변인들은 점차 사건을 벌이는 그녀에게 끌려 점차 가까워진다.

 

또한 온갖 사건들과 미스터리들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단서들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3. 캐릭터

인물들이 다들 톡톡 튀기 때문에 재밌는 캐릭터들이 많다.

 

아리스티나 비앙카 로젠:

빙의 전엔 공작가의 하나뿐인 외동딸 어머니는 죽고 차가운 아버지 밑에서 자라 어렸을 때부터 사고를 치고 다녔다. 황태자를 짝사랑하고, 무시, 멸시, 경멸을 디폴트로 탑재해 원한을 많이 사고 능력이 없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빙의 후 달라진 점 : 추리물을 좋아해 작품 내 추리 요소를 말하는 일들이 간혹 등장한다. 나름 영악하고 잔머리를 잘 굴리는 편으로 기본적으로 머리 회전이 빠르다. 사업 수완이 좋고 헬조선에서 살다왔기 때문에 부유한 공녀 생활에 나름 만족하고 있다. 일에 진심이고, 사람들을 돕는 것에 아닌 척 진심이다.

전체적으로 톡톡 튀는 사고방식에 친근한 성격이지만,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조금은 거리감을 느낀다. 

 

 

루엘리안 라크로이츠 :

검은 머리에 신비한 보라빛 눈동자의 미남. 신성 교단의 수장. 공작가의 수장. 신의 대리자로 범죄를 쫓는 일에 진심이고 안하무인이란 평을 받는다. 신성 재판관으로서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언제나 재판관 역할이나 범죄를 추적한다. 그러나 교단의 수장다운 자비로운 모습은 커녕 성기사를 떼거리로 끌고 다니고, 자기 영역을 건드렸다 싶으면 가차 없이 살벌하게 보복하는 암흑가 수장다운 모습이다. 

 

실력이 뛰어나고 대외적인 정의로운 역할과는 반대로 부모님의 살인을 밝혀내기 위해 괴도로 활동하며 또는 정보 길드의 수장으로 음지에서도 잘나간다. 이렇듯 다양한 역할의 흑막 같은 설정과는 다르게  기본적인 성정은 바르고 사람들 사이의 정도 있는 편. 기본적으로 올바르다는 인상이 강하다.

 

 

알덴시스 발카이드(황태자) :

금발머리에 푸른 눈의 미남. 드래곤의 초월자로 태어나 강한 능력에 자상하고, 완벽한 매너로 제국의 인기남이다. 그러나 인간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말투는 정중하고 부드러운데 어딘가 비인간적이다.  

 

지크렌 발카이드(2황자) :

붉은 머리에 호쾌한 미남. 옷을 언제나 대충 입으며 쾌활하고 거침없는 성격이다. 형과 마찬가지로 초월자로 황태자보다는 더 친근하지만 어딘가 인간을 이해하는 게 어렵다고 한 적이 있다. 어렸을 때의 아리스티나와 거침없는 장난을 친 사이로 나름 소꿉친구라 할만하다. 형보다는 머리가 좋지 않지만, 반대로 몸을 움직이는 일이 많다. 

 

카넬 로젠 공작 :

아리스티나의 아버지. 백금발의 붉은 눈. 창백한 안색의 세월을 잊은 듯한 뱀파이어 같은 외모. 아리스티나의 어머니를 사랑하고 매우 병약해 <제국 명가의 병약한 후계자> 소설에 나올법한 주인공 같은 인물이다. 차갑고 이성적이며 뭐든 사업과 연관하여 생각하려고 한다.

상업으로 키워진 집안인지라 아리스티나가 피도 눈물도 없는 사업가 같은 생각을 하면 좋아한다. 아리스티나가 저지른 과거로 야박한 면이 있지만 점차 휘말려가 이끌리기 시작한다. 결국 아닌 척 츤데레 같은 성격으로 변해가고 있다. 몸이 매우 약해 바깥 활동이나 격하게 움직일 수 없어 서류만 처리한다. 

 

세레네 히페리온 :

꼭 로판의 주인공 같은 인물로 검은 머리에 푸른 눈의 차분, 청순, 세련미의 미인이다. 독살 누명 초반에는 세레네의 의심스런 행동에 '세레네 흑막설'을 의심했지만 결국 아니었다. 순진하고 당찬 성격이지만 착해 선을 벗어날 수가 없는 성격으로 아리스티나의 막나가는 행동에 동경을 품고 있다. 정령을 사용할 수 있다. 후에 아리스티나의 적극적인 조력자가 되고, 악녀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4. 감상평

이 소설에서 뭔가 사건이 등장한다 싶으면 쉽게 해결하는 사건은 없다. 아리스티나의 재치 있고 엉뚱한 행동으로 암중의 계략들을 물리치지만 거기까지 머리를 정말 많이 쓴다.

 

비밀을 파헤치는 기본 미스터리물은 기본인 데다가 사건을 파헤치는 추리물. 거기에 계략을 이용해 역으로 상대를 엿 먹이는 음모물까지. 아리스티나의 톡톡 튀는 행동을 필력있게 묘사해서 엄청 재밌었던 작품이었다.

 

또한 원한을 없애기 위한 행동으로 나쁜 놈들을 혼내줘서 사이다적인 재미도 있다.

아리스티나의 엉뚱한 행동과 사건을 파헤치는 남주들로 인해 다른 소설의 평이한 남주들과는 다르게 인간적인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재미적으로 보기엔 최고의 작품이다.

 

 

작품 내 장면

아리스티나가 성기사들에게 끌려가던 바로 그 시각, 카넬 공작은 본관 옆 길바닥에서 편지 한 장을 주웠다. 겉봉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절대 읽어보지 마시오>

"음?"

딱 봐도 딸의 글씨였기에, 또 무슨 사고를 치려고 이러나? 하고 북 찢었다. 바로 보인 첫 번째 줄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뜯으셨조, 아버지?
역시 이래야 읽어보실 것 같았어요.....

"아니!"

카넬 공작의 창백한 손이 부르르 떨렸다.

"지금 장난하나?"

...기가 막히시겠지만 그래도 장기적으로 보면 이게 다 우리 가문을 살리기 위한 일이니, 심장 단단히 붙잡으세요.
아버지가 이 편지를 읽어보실 때쯤이면, 전 성물 문단 채취 혐의로 신성 교단에 억류돼 있겠지만...
...
...그래도 하나뿐인 딸인데 재판에 와 주실 거죠? 제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정신 나간 소리!"

공작은 그 한마디를 남기고 쓰러졌다. 분명 그랬는데... 

'이상하다?'

정신 차려 보니 이렇게 법정에 와 있었다.

 

 

5. 총평

재미로 보기엔 최고인 작품이다.

여주인공의 엉뚱한 행동에도 불구하고 나쁜 놈들을 해결하는 사이다적 재미와, 사건을 해결하는 통쾌함을 같이 보고 싶을 때. 또한 암중 음모를 파헤치는 미스터리함이 공존한다.

뭔가 뻔한 악녀물 같지만 필력으로 인해 전혀 뻔하게 느껴지지 않는 작품.

캐릭터들을 잘 살려서 눈에 띄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정이 가고 매력적이라, 재미없는 캐릭터들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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