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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리뷰/무협

[무협 리뷰] 마도전생기 (codezero)

by ahslxj15 2022.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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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 ⭐⭐⭐⭐✶

1. 줄거리

천하 십대고수였던 살왕이었던 천하진은 정파의 비밀 무기로 한평생을 살다가 정파와 사파의 합작인 천라지망으로 인해 쫓기다가 죽게 된다. 그러나 깨어났을 때는 주화입마로 죽게 된 마교의 삼공자로서 깨어나 버렸다. 한평생 자유를 추구했던 천하진은, 서량의 입장으로 살게 된 마교의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꾸 벗어나려 한다. 때마침 주화입마로 죽게 된 서량의 몸으로 본래 무공 수위를 회복하려 하고, 본래 빙의 전 냉혈했던 주인공의 달라진 모습에 주변의 시선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2. 주인공

건들건들하고 욕설을 자주 쓴다. 한평생 속박되어 있던 터라 자유를 갈망하는 마음이 매우 크다. 얼핏 보이는 익살스러움과는 다르게 천하의 십대고수이자 살왕이라 불렸던지라 강호 경험치가 풍부하다. 나이도 꽤 들어서 껄렁껄렁거리는 겉모습과는 다르게 속은 능글맞은 면이 있다. 평소에는 여유롭고 유쾌하지만 속으로는 심계가 깊고 원수에 대해서는 불같이 분노하는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빙의 전과 후가 모두 엄청난 무공의 천재이다. 빙의 전은 정파의 무공들을 모아 새로 만든 무공을 익혔으며 그걸 다른 사람들은 익히지 못하고 오장육부가 터져 죽었다고 한다. 빙의 후는 마교의 무공들과 연관해서 빠르게 벽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어서 정파, 사파, 마교 할 것 없이 기본적인 호감을 얻는데 수월하다. 주인공의 적들만이 상황에 따라서 맞설 뿐, 주인공이 싫어서 적대한다거나 그런 모습은 작품 내에서 드물다.

초반에는 정파 내에서 지내왔던 터라 마교를 경계하거나 꺼려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각 세력권을 신경쓰지 않고 외려 포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3. 세계관(주변인들)

소교주 후보인 삼공자 신분이라 교 내부에서는 기본적인 공경심을 갖고 있다. 주인공이 소교주 후보로 유력해지자 신앙심으로 주인공을 추앙하기 시작한다. 기본적으로 주인공을 신뢰하는 주변인들의 모습이 있으며, 정파와 사파의 맹주들만이 주인공에게 경계심을 갖거나 적대한다.

주인공의 스승격인 마교주는 신과 같은 경지의 소유자로서 앉은 자리에서 천리를 볼 수 있으며, 심계 또한 매우 깊다. 무겁디 무거운 거인 같은 이미지라 어딘가 인간 같지가 않다. 연상되는 이미지는 심해 속의 화산이 들어 있는 듯한 모습. 주인공과는 스승과 제자 사이로서 관계성이 매우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개인적으로 작품 내 최고 매력적인 캐릭터는 마교주인 이천상일 정도다. 그 다음인 차애가 주인공이다. 각 세력권의 맹주가 주인공에게 각기 다른 감정을 가진다는 것 자체도 주목할 만하다. 


4. 감상평

전개가 흥미진진하다. 살왕이었던 주인공이 마교의 삼공자가 되면서 서서히 마교를 받아들이고, 마교도 그런 달라진 주인공을 받아들이고 이내 강호로 나와 생활하면서 부딪히는 이야기가 전체 스토리다.

 

각 세력권과 부딪히면서 오로지 은인자중하며 자유만 추구했던 주인공이 이제 새 삶을 받아들이고 전생의 못다한 복수를 하기로 마음을 먹고, 마교를 위해 책임감도 가지게 되고, 다 버릴 생각이었던 인연들을 생각하며 머무르는 모습이 전개에 매우 자연스럽게 녹아있었다.

 

또한 무협에서 가장 중요한 전투씬도 매우 맛깔스럽게 묘사했다. 무공으로 적들을 놀라게 하고, 천지를 진동시켜 이미 먼치킨인데도 더욱 성장하는 모습이 파워 밸런스에 맞게 이뤄진다. 

 

마교답게 마기에 걸맞는 모습으로 벽을 넘어서는 파괴적인 모습도 볼만하다. 한마디로 딱히 단점을 찾을 수 없이 재미있게 본 무협 소설이었다. 다만, 거의 끝에 와닿는 결말 부근에서 최후의 적을 상대하는데 주인공이 너무 먼치킨인지라 긴장감이 떨어지는 면이 있다.

 

작가도 그걸 알았는지 적에게 숨겨진 한수가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다. 그것도 잠시. 둘이 맞부딪쳤을때 너무 압도적으로 끝나서 좀 허무하긴 했다. 그런 점만 빼고는 전체적으로 시원시원하게 넘어가는 느낌의 호쾌한 무협 소설이다.

 

5. 작품 내 명장면

서량이 떨리는 눈으로 이천상을 바라보았다.
이천상의 눈빛이 돌연 엄해졌다.

“내가 아는 서량은 오로지 너 하나다. 너와 같은 서량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며, 존재한다 한들 내가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교주님.”
“한데 너는 어찌 이리 못난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냐?”
“예, 예?”
“마(魔)는 욕망이다. 선악(善惡)보다 훨씬 근본적이고 고차원적인 영역에 거한다. 이미 마(魔)를 깨달은 네가, 스스로를 충분히 잘 아는 네가 왜 이제 와서 이유 없는 이유를 만들고, 솟지 않는 감정을 끌어내려 애쓰는 것이냐?”
“……!!”
“세상눈이 무서우냐? 죽일 만한 증오가 아님에도 손을 쓰는 것이, 그리도 버거웠느냐?”
“저는…….”
“망설이지 마라!”

지금껏 한 번도 들어 보지 못한 이천상의 호통이었다.

“죽이고 싶다면 죽이고, 파괴하고 싶다면 파괴해라! 범하고 싶다면 범하고, 살리고 싶다면 살려라! 이미 마의 극치를 깨우친 자가 어찌하여 산중도인의 흉내를 내고 있는가! 네놈은 천마신교의 소교이지, 천하 만민을 위하는 협사(俠士) 따위가 아니야!”
“헉……!”
“거침없이 달려라! 이유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그리하고 싶다면, 이유가 없어도 하는 것이다!”

이천상의 두 눈은 태양처럼 이글거리고 있었다.

“그것이 바로 마도(魔道)이니라.”
“헉!”

서량이 벌떡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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