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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리뷰/무협

[무협 리뷰] 칼에 취한 밤을 걷다 (유진성)

by ahslxj15 2022.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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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 ⭐⭐⭐⭐✶

1. 줄거리

독에 어마어마한 내성을 가지고 있던 소년 몽아. 검무단에서는 어렸던 그를 거둬 키웠다. 그런 그를 눈여겨본 사대악인은 소년을 실험체 겸 제자로 키우려 납치한다.

 

사대악인 중 하나인 독마. 그리고 독마의 형제인 의마. 둘은 진소한을 자신들의 제자로 삼고 진소한은  두 사람의 실험체 겸 제자로 지내게 된다. 두 사람은 진소한에게 독에 대한 내성과 독을 쓰는 법. 검술을 가르치는데..

 

시간이 흘러 진소한이 성장하고 이제 강호로 나가고자 한다. 반대하는 사부님들을 설득하고 알게 된 소식. 어렸던 그를 거둬 키운 검무단은 어느 사파의 손에 멸문하고 여자들은 팔려갔다는 소식이었다. 이에 진소한은 그 일대를 주름잡는 사파에게 복수하고, 가족들을 찾으려 한다.

 

2. 주인공

주인공인 진소한은 잘생긴 외모에 어딘가 섬뜩한 눈으로  한눈에 보기에도 범상치 않은 인상을 준다. 주된 무기가 독이고 말솜씨가 뛰어나 사람들을 휘두르는 데 매우 능숙하며 본인이 허언신공이라 이름 지을 만큼 말과 심리에 통달했다. 때문에  그를 상대하는 적들은 주로 독과 검술. 도발의 조합에 당하곤 했다. 또한 적들을 궁지로 몰아넣는데 있어 계략 또한 즐겨 쓴다. 정확히는 계략보다는 사람을 잘 상대한다고 보면 좋을 것이다.

 

자란 곳의 배경과 선천적인 심성으로 사람을 홀리는 데 순식간이다. 그럼에도 진심을 보여 사람들의 신뢰와 인망을 얻는 과정도 자주 보인다. 기본적으로는 체면을 차리지 않고 분위기를 타는데 있어 진소한은 일류 배우라고 할 수 있다. 검무단 때문에 공연 하는데 있어서 그리운 심상을 갖고 있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저도 모르게 진소한에게 빠져들게 된다. 성격이 입체적이면서 사람이 일관적이다. 사람들마다 대하는 태도가 다른데, 그 다름이 자연스럽다. 적에게는 은은한 또라이 기질을 보여 보는 독자들을 웃기게 하고, 아군에게는 그릇이 큰 인물이란걸 자연스럽게 태도로 보여준다.

 

그야말로 흑도의 사내라 평할 만한 인물. 후에 흑도 전체를 통일시키는데 정파에서도 진소한을 인정할 정도다.

마찬가지로 어릴때 고생을 많이 한 터라 그 흔적이 몸 곳곳에 남겨있어 다른 흑도 사내들이 그를 보고 몸이 도화지 같다고 평했다.


3. 세계관(주변인들)

스승이 둘인데 독마와 의마다. 한쪽은 사람을 죽이고, 한쪽은 사람을 살린다. 때문에 진소한도 모순적인 성격으로 자랐다. 무당의 검선은 그런 진소한을 보고 음양 같다고 말했다. 독마는 진소한을 실험체 겸 제자로 삼으려 납치했고, 의마는 독마가 사람을 죽이는 걸 보고 싶지 않아 그를 치료했다.

 

때문에 원래도 독에 대한 내성이 뛰어났던 진소한은 덕분에 더욱 뛰어난 내성을 갖게 되었다. 살기 위해 진소한이 두 사람에게 정을 주자 스승들도 어쩔 수 없이 그를 아끼게 되어버렸다. 진소한이 강호에 나온 현재는 든든한 배경이 되어주고 있다.

 

부하들은 거의 흑도의 사람들이다. 못 배워먹고 가진게 없어 거칠지만 이 소설 내에서는 순박하며 어딘가 강직한 면이 있다.  처음 시비와 오해로 진소한에게 싸움을 걸었지만 결국 그에게 굴복한다. 세력 다툼 때문에 전쟁을 치르지만 대부분 진소한 혼자 아니면 소수의 정예로 맞서 굴복시켜 버렸다. 도발하고 실력을 보이며, 사람을 홀리는 솜씨에 결국 사람들은 그에게 감화된다. 빠른 시간 내에 진심으로 인정하게 되어버렸다.

 

스승과 비슷한 연배지만 사대악인 중 제일 강하다는 광마는 같은 사대악인의 제자인 진소한에게 계속 당하고, 이후 같이 여행하면서 점차 진소한의 편이 된다. 그 와중에 계속 당하는 그의 또라이 같은 모습에 계속 당하는 모습이 재밌다. 진소한과 같이 지내면서 구원받고, 결국 악인이었던 광마가 다른 사람을 구원하는 과정이 웃기면서도 감동적이다.

 

광마의 제자 비슷하게 된 구사는 약하지만 계속 재조명 되는 캐릭터다. 찌질하지만 광마에게 구원받고 형님이자 스승으로 모신다. 계속 강하려 노력하지만 그럼에도 어딘가 어설프다. 이런 구사를 진소한은 인상 깊게 보고 있었다.

 

이 작품의 최대 적이라 할 수 있는 마교는 유진성 작가의 다른 소설인 '시리도록 불꽃처럼'에서 나온 주인공이다. 작품 내내 최강자였다는 말로 계속 회자되는데 이 주인공을 추앙하며 대를 이은 곳이 마교. 결국 중반부 진소한의 세력을 노리다가 진소한과 적으로 맞서 싸우게 된다.

 


4. 총평

매우 멋스러운 흑도 무협 소설. 이 작품을 읽고나면 다른 유진성 작가님의 작품을 찾아 읽을 정도로 재밌게 읽었다.

아쉽게도 이 작품이 작가님의 매우 잘 쓴 작품 중 하나라 다른 작품은 이 작품만큼의 재미가 없는 것 같다.

 

작중 최대 매력이 주인공의 매력일 정도로 잘 묘사했다. 세상을 살아가는 진소한의 모습이 멋있고, 힘든 것도 담담하게 이거내면서 이따금 또라이스러운 면모가, 사람들을 태연하게 속여넘기는 모습이 웃기면서 멋있다.

진소한으로부터 시작되어 퍼져가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더욱 감칠맛을 살려주었다. 

 

1권이 진입장벽이 있어서 본격적으로 재밌게 읽을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 2권부터는 본격적으로 재밌다. 세상에서 버림받은 파락호들 사이에서 흑도만의 정이 있다. 

 

흔히 엑스트라로 등장할만한 캐릭터도 잘 표현해 사람간의 정을 맛깔스럽게 풀어냈다. 재탕 의욕이 가득한 소설.

느와르풍의 낭만을 무협식으로 재해석한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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