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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리뷰/언정, 동양풍

[언정 리뷰] 독후중생계 (앵무쇄월)

by ahslxj15 2022.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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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 ⭐⭐⭐⭐✶

1. 소개글

후궁 암투에서 일개 궁녀에게 패했다!
실패의 원인을 모르는 건 두렵지 않다. 다시 기회가 오지 않는 게 두려울 뿐.
다시 태어난 그녀의 얼굴은 투지로 불타올랐다.

'궁녀의 분부대로 그의 시중을 든 너와 모두가 외면할 때 그의 옆에 있어 준 나, 마지막에 웃는 자가 누구인지 두고 보자.'

 

 

2. 줄거리

폐후가 되어 냉궁에 갇히고 목숨을 잃었지만 어렸을 때로 돌아온 장서열. 천하를 지배했던 영덕 대제를 두려워하고 사랑했지만 어린 시절 어려움을 함께 지냈던 궁녀와의 정은 이기지 못했다. 결국 그 궁녀는 황제의 총비가 되어 그녀를 몰아넣고, 거기다가 사랑했던 딸까지 죽었다.

 

결국 냉궁에서 눈을 감았던 장서열은 오만했던 시절. 모든 걸 가졌던 어렸을 때로 돌아와 이번엔 엄하지만 자신만을 위해 고생했던 어머니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며 가까워진다. 또 겉으로는 딸을 아끼는 척 모든 걸 받아주지만 딸을 망치는 아버지. 아버지는 오직 서녀, 서자만을 자식으로 사랑한다는 걸 알고 아버지를 은연중 멀리한다.

 

깨어난 장서열의 눈앞에 보인 것은 미래의 황제를 괴롭히는 오라버니의 모습이었다. 그에 장서열은 경악하며 속으로 외친다.

 

'그는 맺힌 원한을 반드시 갚는 폭군이야. 시체를 쌓아놓고 신하들을 위협하고, 천 리를 내다보는 전략으로 천 년의 패업을 이룬 위대한 제왕이야. 그에게 수많은 나라가 복종할 거고 그의 손에 억울하게 죽는다고 해도 아무도 복수해줄 수 없어!'

 

원래 오만했던 장서열은 패악한 성격으로 하인들을 매질했다. 하지만 냉궁에 갇혔던 영향으로 급격한 감정 변화를 주체할 수 없어 물건을 부수거나 증오를 다스리기 힘들어한다.

 

초혜전은 황자들과 수많은 고위 관리의 자식들이 다니며, 명가의 자식이라고 해도 학생들의 반독이다. 반독은 일종의 시종인데 그렇게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여겨진다. 그런 만큼 그보다 위인 학생들은 귀인으로 대접받는다.

장서열은 초혜전 한가운데 황자들과 공자들에게 얻어맞고 있는 13 황자를 자신의 반독으로 들이고 잘해주기 시작한다.

 

전생에 황제가 되는 13황자는 궁에서 구박받고 군기(군에 있는 기녀)의 자식이라 황제는 수치스럽게 여겨 거의 죽이고 싶어 한다. 13 황자는 궁에서 거의 지원받지 못하고 태감들에게 굽실거리며 물건을 받아먹어야 했다. 옷도 식량도 부족하고 오직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뿐.

 

어린 시절 그와 함께했던 사람들은 내관인 소리자와 궁녀인 금융뿐이었다. 장서열은 이미 늦었음을 알지만 그래도 훗날을 생각해 아직은 순수한 13 황자에게 은혜를 베풀고, 미래에 함께했던 정을 생각해 오빠를 죽이지 않고,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3. 전개 및 감상평

어린 시절 황자가 태감들한테 화풀이를 당하거나, 스스로 노비라고 칭하는 등. 눈살 찌푸려지는 장면들이 많았다. 13황자인 구염락은 초혜전에서 자신에게 잘해주는 장서열을 서열 누님이라고 부르며 따라다니며 맹목적인 집착을 보인다.

구염락 또한 어린 시절 받던 학대의 경험 탓인지 자신이 집착하는 대상에게 애정을 뺏긴다고 여기면 감정적인 변화를 주체할 수가 없다.

 

심지어는 장서열이 준 물건을 잃어버렸다고 거의 제정신을 잃고 폭력을 휘두르는 등. 살육의 욕구를 주체할 수가 없어 따로 약까지 마시는 형편이다. 장서열이 초혜전에 있었을 당시 아직 순수함이 남아있어 받은 게 있으면 갚아주려고 하지만, 그 후 권력을 가진 후 자신에게 잘해준 사람도 거슬린다 싶으면 바로 냉혹한 처벌을 내린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잔인하고 냉혹해지며, 그가 사랑하는 사람을 제외하고 아예 사람 취급도 하지 않고 장서열한테는 엄청난 집착을 드러내 보이지 않는다. 사람의 정이나 은혜는 잘 모르고 편집증적인 면이 있다. 계략을 꾸미는 여자들은 경멸하며, 당하는 여자들은 멍청하다 여긴다. 이 때문에 후궁을 두면서도 가볍게 처형해버리는 등 매우 잔혹한 모습을 보인다.

 

다만 로맨스적인 부분으로 아직 애기였던 애가 성장하며 정중한 연하가 되고, 황제가 되면서 무게감을 갖고 연상처럼 변하는 모습이, 달라지는 부분으로 보이는 매력이 있다.

 

주변 사람들. 심지어 자식들 또한 그 성격으로 싫어하지만 구염락이 너무 카리스마 있고 이룬 업적도 커서 싫어함과 동시에 존경할 수밖에 없다. 문제가 많고 배은망덕한 성격이지만 독자의 입장에서 볼 때 오직 장서열한테만 잘해주는 모습이 지나친 면이 있으면서도 매력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다.


 

회귀 전 황제한테 너무 당한게 많아서 증오할 때도, 지나간 사랑에 괴로워할 때도 있지만 장서열은 굳이 다시 황후가 되고 싶진 않다. 오히려 피하고 싶을 뿐이다. 단지 마음에 걸리는 건 딸 상아의 존재뿐.

그러나 장서열의 어머니를 사랑했던 현 황제는 죄책감을 갖고 반드시 딸만이라도 황후에 오르길 바란다.

장서열이 원하는 황자를 황태자로 생각할 정도다.

 

그러나 어머니와 장서열 전부 이를 원하지 않고 서둘러 다른 정혼처를 찾아봐 알게 된 곳이 충왕 세자인 서풍엽.

서풍엽과 혼약을 맺고 최소한의 나이 12살을 채울 때까지 기다리기로 한다. 그 몇 년 사이 서풍엽의 지극정성에 장서열의 마음도 열리고, 그녀의 마음에 자신이 없다는 걸 깨달은 구염락은 미친 듯한 분노와 집착을 감추며 장서열을 갖기 위해 계략을 짜기 시작한다.

 

 

4. 장점 및 단점

작품 내 장서열은 회귀하고 앞날까지 다 알고 있지만, 구염락이 자라고 오직 장서열에게만 보이는 얼굴과 일상으로 내보이는 다른 얼굴에 거의 속고 있다. 통제력과 집착이 강해 장서열과 연관된 남자라면 이유 불문하고 모두 분노할 정도다.

 

장서열의 어머니 조씨가 젊었을 적 황자, 대장군, 충왕, 수많은 명가의 자식들에게 사랑을 받았듯 장서열 또한 많은 남자들에게 사랑받는다. 그러나 누가 구애하기 전 서풍엽과 혼약하고, 혼약이 깨진 후 구염락의 후궁으로 들어가는 등. 장서열이 이를 알 기회는 존재하지 않는다.

 

작중 내 공자들은 쓴웃음을 삼키며 조용히 마음을 접어야 했다.

다른 소설이었다면 남자 주인공이었어야 할 남자들이 곳곳에 존재한다. 중반까지 서풍엽과 이어질 줄 알았을 정도로 서풍엽은 남주다운 매력을 보였다. 다른 남조들의 매력도 잘 묘사돼서 서브남들이 너무 아까울 정도다. 

 

단순 불특정 다수의 남자들이 아니라 가문과 능력, 이름. 각각의 성격까지 등장하는 비중 있는 남자들이 거의 모두 반할 정도라 역하렘이 살짝 있는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작중 내 인물들이 너무 어린 나이로 등장해서 주요 인물들이 전체적으로 어리다. 12살에 혼인하자고 약속하고 5살에 말을 유창하게 하고, 그걸 당연하게 여기는데 뭔가 인지 부조화가 온다. 황제인 구염락 또한 십 대에 황제가 되고 전쟁에 나가 업적을 세우고, 신하들을 처형하는 등. 빈틈없이 일처리 한다.

 

작중 내내 장서열은 화내는 모습이 들불처럼 아름답다는 묘사가 있다. 은연중 지나치게 아름답다고 묘사될 정도다. 전생에 황제를 위해서 익혔던 수많은 기술들. 활쏘기, 말 타기, 무공이나 필체가 대단해 오히려 어린 시절의 황제를 이기고, 가르칠 정도다. 이 같은 재주 때문에 반한 사람들도 많다.

 

남주가 잔인한데 무겁고 위엄 있는 태도로 자연스레 변해서 매력이 크다. 물론 독자들이 느낄 수 있는 매력이다.

 

소설 필력이 좋다. 449라는 긴 편수인데도 며칠 동안 붙들고 있을 정도로 인물들의 매력도 상당하고, 필력도 뛰어나 재미도 있다.

 

악역들한테는 대체로 과하게 복수하진 않는다. 중국 언정 소설의 특징 중 하나인데 사소한 일들로 잔인하게 복수하는 일들이 많다. 반면 이 소설은 전생의 원수들을 향해 겸사겸사 복수할 뿐. 장서열은 편안하게 살고 싶어 복수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5. 총평

언정 소설 좋아하면 재밌어할 필력 있는 소설이다. 남주가 너무 여주만을 좋아해 후궁 암투가 거의 없다. 대신 남주의 계략만이 있을 뿐. 

매력 있는 캐릭터들이 많은 소설에 분량이 많은데도 남은 분량 체크할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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