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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리뷰/언정, 동양풍

[언정 리뷰] 천산기_4.6점(석두여수)

by ahslxj15 2023.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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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글

“제 어미는 닮지 말아야 하니, 이름은 같지 않다는 뜻의 막여(莫如)가 안성맞춤이겠구나!”

사막여가 태어나자마자 아버지라는 작자가 뱉은 말이다.

정실인 어머니는 자신의 처소에서 두문불출하고, 아버지와 할머니는 그녀의 어머니를 대신하여 집안의 대소사를 살피는 첩실 영 이랑과 그녀의 소생인 사막우만 아낀다.

집안에서 적녀인 그녀의 신분은 애매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동목국의 황실과 고관대작 가문에게 사막여는 하나같이 두려운 기피 대상이자 견제대상이다. 정치 고수 그녀의 할아버지마저도 막여의 능력을 인정하면서도 그녀를 쉽게 믿지 못하고…….

사랑을 못 받은들 또 어떠할까?
신분이 애매한 들 어떠할까?
그들의 견제가 또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녀는 ‘사막여’인데!

 

2. 줄거리

명문가 사씨 가문의 적녀 사막여는 아버지의 무관심과 죽은 듯 은거하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자라난다.

첩실인 이랑은 사랑받고, 배다른 여동생 사막우는 명랑하고 애교가 많아 마찬가지로 사랑받는데, 오직 사막여만 무뚝뚝하고 차가워 데면데면한 상태.

그러나 사막여가 존재감을 드러내자 그녀의 식견과 지혜는 집안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점차 사막여가 범상치 않은 천재란 걸 알아챈 할아버지는 사막여를 중시하게 되는데....

그에 따라 집안 내 중심 인물이 된 사막여는, 더불어 몰랐던 그녀의 혈통 때문에 조금씩 황궁 내 권력자들의 관심을 받게 된다.

 

3. 감상평

언정 소설 특유의 로맨스 미약하고, 친척 집안들 복잡한 가운데, 정치와 전쟁 분량이 많다.

다만 주인공인 사막여가 매우 특별하다.

 

귀족적이고 언제나 큰 뜻을 품고 있어 광명정대해 하찮은 사람을 상대조차 하지 않는데, 아이러니하게 욱하는 성격이라 상대가 심기를 건드리면 인정사정 봐주지 않고 바로 묵사발을 내는 화끈한 주인공이다.

거기엔 윗사람이나 권력자라도 참지 않고 독설을 내뱉으며 언제나 맞는 말만 해 상대가 반박조차 할 수 없게 만들며, 거기에 끝나지 않고 반드시 상대에게 되갚아주는 성격.

황자라도 상대가 선 넘었다 싶으면 싸대기를 날리는 행동으로 주변을 경악하게 하지만 인내심 또한 매우 높아 복수하기 위해 10년을 참아 넘기는 인내심 끝판왕이기도 하다. (상대가 구렁텅이를 빠트리는 걸 기다리기도 한다)

 

-약간의 스포 있습니다

초반 나이가 어려 집안 내 총애를 다투는 것 같지만 상대조차 하지 않고, 그냥 말 한마디로 이랑을 처치한다.

이후 막내인 5황자비가 되고 5황자를 도와 조금씩 황권에 다가선다.

그 중간에 정치력 만렙 먼치킨이라 5황자가 조금씩 권력에 다가서는 걸 도와주고, 5황자 또한 상대의 말을 잘 수용하는 성격이라 갈등 없이 성장하며 전쟁에 나가 공도 세운다.

 

중간 루즈한 점은 있지만, 그 부분만 넘기면 다시 꿀잼으로 몰입할 수 있다.

일부러 측비를 들이고 자식을 공평하게 아끼며 기르지만, 한결같이 5황자와 사이가 좋다. 다만 남주 특유의 설레는 느낌은 없이 가정적인 느낌?

중간중간 주변 인물들의 생각이 웃음 포인트가 되면서, 한결같이 무겁지도 않아 쭉 읽어나갔다.

 

수많은 위기를 가뿐하게 해치우며 황제/황후가 되지만 후반부 가까운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서 죽어가고, 마지막에 사막여 혼자만 남아 죽음을 맞이하기까지의 과정까지 묘사함으로써 단순 언정 소설이 아니라 마치 대하소설 같은, 역사 속 인물의 일대기를 보는 것만 같다.

 

남편인 황제가 죽고, 아들이 죽고, 친구와 신하들이 죽고 마지막에 손자를 황위에 세우고 태황태후로서 눈 감는 과정으로, 괜히 짠하고, 죽어버린 인물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워 먹먹했던 작품.

여운이 길게 남아 언정 소설 중 손에 꼽힐만큼 인상이 깊게 남은 작품이기도 하다.

 

 

4. 총평

화끈하고 욱하며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정치 만렙 두뇌 먼치킨 여주인공.

회빙환 없이 황권에 조금씩 다가서며, 마치 위대한 사람의 일대기를 보는 것처럼 행복할 때 끝나지 않고 죽음까지의 여정을 전개한다.

후반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주위 사람들이 죽는 과정으로 여운이 길게 남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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