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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리뷰/언정, 동양풍

[시대물 로맨스 리뷰] 화랑비록_4.5점(류메이)-연중작품

by ahslxj15 2023.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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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글

“공주님께 관심이 있습니다.”

정확히 말해서는 흥미, 재미에 가까웠다.

“그러니 저와 거래를 하셨으면 합니다. 공주님께서 제자가 되시면 저도 폐하께 삽량의 일을 영원히 함구하겠다는 겁니다.”
“그걸 어떻게 믿지?”

이화가 얼굴을 한층 가까이 붙였다. 청아한 사내의 얼굴이 숙명의 눈동자를 가득 메웠다.
몸 안에 천둥번개를 담은 양 그녀의 가슴속이 우르르 흔들렸다.

“안 믿으면 어쩔 건가요?”

나긋나긋한 권태 뒤에 숨겨졌던 새로운 모습.
처음 보는 그의 낯선 면면에 숙명은 적응이 어려웠다.

“좋아. 그리 하지. 널 스승으로 삼겠다.”

말로는 제자가 되겠다 하지만 공주의 눈빛은 반항적이었다.
그러고 보면 여태 여러 번 만났으나 두 사람 다 제대로 서로를 상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충격적인 첫 만남에서부터 스승과 제자로 마주하기까지, 우여곡절에 휘둘린 연이 질기다면 참으로 질겼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공주.”

 

2. 줄거리

막강한 권력을 지닌 태후를 어머니로 두고, 절세미인으로 소문난 숙명 공주는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의무감과, 이복 오라비인 왕을 짝사랑하는 마음에 왕후가 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왕은 이미 왕후를 두고 은해하고 있었고, 언제나 소문이 좋지 않은 숙명 공주를 싫어하며 멀리하고 있는 상태.

숙명 공주는 참다못해 왕의 친우이자 신뢰를 받고 있다는 이화랑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모든 면에서 뛰어나 권태에 젖어 있던 이화는 불같은 숙명공주에게 흥미를 느끼면서도 거절한다.

 

결국 여러 사건을 거쳐 이화랑의 심계를 느낀 숙명은 이화랑의 제자가 되고, 한편 이화는 숙명 공주를 보며 관심을 가지고 그녀를 즐겁게 지켜보기 시작한다.

 

 

3. 감상평

아주 예전 조아라에서 연재됐다가 카카오로 연재가 이어지고, 결국 연재 중단이 된 작품이다.

인물들의 심리 묘사와 변해가는 감정의 묘사가 섬세하고 역동적으로 펼쳐진다. 

왕은 백성들을 사랑하는 뛰어난 권력자지만, 동생인 숙명 공주를 못마땅하게 여기면서도 내버려 둘 수 없는 상태로, 숙명의 성격도 맘에 안 들고 주변 환경(어머니 등)도 맘에 안 들어 숙명을 모질게 대한다. 대놓고 행동하진 않지만 숙명의 마음에 상처 주는 행동으로 후회 업보를 차곡차곡 쌓고 결국 남주 후보에서 탈락돼버린다.

 

주인공인 숙명 공주.

뛰어난 미모와 권력자인 어머니를 뒀지만 이미 왕의 사랑을 받는 왕후와 권력을 위하는 어머니의 틈새에서 은근히 힘이 없다. 괄괄하고 솔직하며 불같은 다혈질로 오해도 많이 받지만, 오히려 그같은 화끈한 성격과 올곧은 점 때문에 작중 이화와 화랑들의 호감도 사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사람들의 인망도 얻게 된다.

 

남주인 이화랑. 처음 속을 알 수 없고 의뭉스럽고 몇 수 앞을 내다보는 계략가적인 면모에 세상사가 재미없어 숙명을 제자로 들이고 그녀를 지켜보길 선택한다. 벽이 높은 남주가 여주에게 점차 마음 주게 되는 과정도 섬세하게 전개되는데, 일련의 위험하거나 파란만장한 사건들과 연관되어 존재감을 내는 숙명에게 반하지만, 숙명의 소원대로 왕후가 되길 도와주는 등. 보통 사람으론 이해하지 않을 정도의 고차원적인 사고를 한다.

 

신라 서라벌의 화랑과 궁중의 권력암투, 민간의 사건들과 얽혀 숙명이 위험할 때나 곤란에 처하는 일도 많지만 그 모든 과정. 스펙터클한 사건들과 인물들의 섬세한 내면묘사. 변해가는 감정들과 얽혀 재밌게 읽었던 소설이다.

재밌어서 연중이 오히려 아쉽다.

 

 

4. 총평

신라를 배경으로, 서라벌의 왕실과 화랑을 소재로 한 흔치 않은 시대물 로맨스 소설.

불같고 올곧은 숙명공주와 속을 알 수 없는 천재적인 이화랑. 냉혹하지만 백성을 사랑하는 왕의 감정묘사와 스펙터클한 사건들. 다른 매력 있는 조연들과 어울려 섬세한 묘사로 재밌게 읽었던 작품.

아쉽게도 연중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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