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 : ⭐⭐⭐⭐⭐
1. 스토리
윤회전생이란 제목답게 주인공은 환생자, 전생자다.
처음 생에서 사이비였던 무한영생교의 교주에게 치명타를 입혔지만 저주를 받아 환생자가 되었다.
다양한 삶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곳에는 비참하게 살아야 했던 생도, 고귀하게 살았던 생도 있었다.
임진왜란의 병사도, 연쇄살인마도, 마약 딜러의 경험도 있었던 그가 마침내 현생체로 깨어나게 된 곳은 대한제국의 한가운데. 끝없는 환생의 저주를 풀 실마리를 찾아 환생자는 새로운 삶. 다양하면서도 새로운 경험들을 겪기 시작한다.
2. 작가 소개
열왕대전기, 재생, 신왕기, 신마강림, 전생기, 세계의 왕의 전작들을 냈다.
너무 재밌어서 이 작가가 낸 신작을 읽어보고 싶었는데 알고 보니 인기 있던 책을 많이 집필한 만렙 작가였던 셈이다.
이 중에 재생을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대윤회전생을 읽고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3. 장점
일단 재밌다. 너무 재밌다. 그런데 전개가 신선하기까지 한다. 보통 환생을 100번 했다든가, 999 했다든가 이런 소재는 많이 있지만 주인공이 다 하나같이 착하거나 못됐다. 한마디로 뻔하고 평면적이다. 소재도 평범한데 하나같이 똑같은 전개로 이어지니 소설을 읽다 보면 대체로 흥미가 반감된다. 이렇게 내용이 다 예상이 되니까 필력 빼고는 볼 게 없다.
그런데 이건 처음 시작만 이렇지 전개는 새롭기 그지없다. 더군다나 필력까지 좋다.
오랜만에 소설을 새벽까지 읽고 하루 종일 읽었다. 며칠 내내 이 소설 하나만 붙잡고 봤을 정도로 몰입도가 장난 아니다. 무엇보다 납득되는 환생자의 마음가짐과 깊게 고찰한 듯한 인간 본성의 행동들이 있다.
작가가 자료 조사를 깊게 했다는 점도 느껴져서 좋았다. 흔히 무협에서 행동하는 가부좌나 깨달음을 얻는 순간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 작품은 그런 것 대신 티베트나 불교의 명상법, 호흡법 종류가 많이 나온다. 이 분야를 깊게 공부했다는 점이 느껴졌고 그걸 주인공에게 적용시켜 주인공을 한층 발전시킨다는 것에 대작의 냄새가 풍기기까지 했다.
이런 자료 조사와 작가의 깊은 고찰이 이어지니 저절로 소설의 내용이 납득이 가고, 전개도 신선해서 어디에도 볼 수 없는 내용이 이어진다. 처음 연재작일때 100편 정도까지 보고 말았는데, 이때가 이계에 막 도착해서 크랑족을 만날 때로, 그 후 완결이 났을 때 한꺼번에 몰아서 봤다.
무엇보다 대한민국과 대한제국의 차이점. 권력층의 잔혹한 행동들. 이 소설에 비하면 다른 소설들은 원 패턴, 뻔한 전개, 입체적이지 못한 악역들이 주를 이룬다. 무엇보다 환생자가 다양한 삶을 경험했다는 것이 느껴지는 행동들이라 더 재밌었다. 또라이 같은 점도, 잔인해 보이는 행동도 있지만 많은 걸 경험한 사람 특유의 여유 있는 마음으로 유머까지 첨가했다.
혜심마라는 심마의 일종이 나오는데 작가가 처음 창안하는 이 설정으로 주인공은 환생 내내 고통받는다. 때문에 주인공은 고통에 엄청난 내성이 있으며 어느 상황에서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익살스러움이 웃긴 모습을 연출한다.
더구나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인간 특유의 행동을 보며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을 깊게 통찰했다는 점이 느껴졌다.
주인공의 명언 중 한마디가 어떤 인간이든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이다. 이것은 환생자 자신 또한 마찬가지로 생각한다면서 개연성을 높였다. 읽으면서 진짜 깊게 공감했다.
소설의 클리셰 중 하나가 주인공의 실력이 느는 패턴이 똑같다는 것이다. 무협지에서 나오는 깨달음이나, 헌터물에 나오는 레벨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데 이 주인공은 특이하게 클리셰를 살짝 비껴가 있다. 단적으로 마약, 명상, 아이템빨로 빠르게 강해지는데 무언가를 최대한 활용해서 시너지를 높인다는 점이 무척이나 특이하다.
어떻게 보면 이게 꼼수나 샛길로 통하는 길인데 주인공은 시스템에 지배받지 말자는 생각으로 이걸 정당화해버렸다.
시스템이나 상태창에 익숙해져 있는 헌터들의 정곡을 찌르는 말도 살짝 등장한다.
무엇보다 착한 주인공이든 못된 주인공이든. 다양한 시대에 다양한 관점. 노예든, 마약상이든, 주인공의 못난 점이나 악랄한 점을 괜히 필터링시키거나 정당화하는 것보다 제대로 쓰레기 같이 나온다는 점도 인상 깊었다.
환생자들의 전생들은 보통 대충 넘어가거나, 1~2개만 제대로 나오는데 주인공의 전생들은 하나하나가 임팩트가 있다.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준다. 마치 진짜로 있었던 것만 같은 경험담들이 짧게 지나가는 것도 재미의 한 요소다. 삶 하나하나가 기억에 남을 만큼 특별한 점이 있어 머릿속에 깊게 남았다.
환생자의 마음가짐. 이미 늙어버린 영혼이라 다른 인간들과 깊게 교류하지 못하는 점. 오히려 인간이 아니지만 자신과 오래오래 함께할 수 있는 것들. 무생물에 집착하는 행동이 씁쓸해 보이면서도 납득이 된다. 이 책을 읽고 다른 소설 속의 환생자들의 마음이 너무 가벼운 게 아닐까 생각까지 들 정도다.
솔직히 소중했던 기억을 가지고 계속 살아야 하는데, 사람들과 깊게 교류할 수 있는 다른 환생자들에게 의문이 들게 만드는 소설이다.
3. 단점
끝에 먼치킨이 된 뒤에 조금 허무하게 지나가버리는 감이 있다. 강해진 뒤에는 치열함이 없어 상대적으로 긴장도가 떨어진다. 필력 탓에 재미는 있다.
이 작가의 전작을 살펴봤는데, 수련 장면이나 묘사는 뛰어나지만 강해진 다음에는 흥미롭지 않고, 창의적이지 않고, 억지로 분량 늘리기란 평가를 받았다. 확실히 그런 평가를 읽어보고 그제야 느껴지는 부분이 몇몆 있었지만, 읽을 당시에는 그런 점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재밌게 읽었다. 무엇보다 창의적이지 않다는 평가는 이 소설에서는 전혀 맞지 않음으로써 작가가 깊게 고심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결론 : 끝에 가서 힘이 조금 떨어지지만 그래도 재밌었다.
4. 총평
만약, 작가가 다른 책을 냈다면 모조리 읽어보고 싶을 정도다. 이 작가가 클리셰적인 내용으로 썼다면 그건 그것대로 필력이 좋아서 읽을 수 있을 것 같고, 대윤회전생처럼 차별화된 전개로 간다면 더욱 꿀잼일 것이니 더 기대가 된다.
수양이 뛰어나고, 인간 본연의 통찰을 깊게 사고한 점이 흥미롭다. 다음 신작이 기대될 정도다. 전작을 살펴보니 몇몆 읽고 싶은 작품들이 눈에 띄어서 킵해야 할 듯하다. 믿고 보는 작가가 될 예정.
결론 : 전작은 아직 모르겠지만 대윤회전생은 재밌으니, 뻔한 패턴들이 질린 사람들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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