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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리뷰/판타지, 현판, 퓨전

[현판 리뷰] 반월당의 기묘한 이야기 (정연)

by ahslxj15 2022.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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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 ⭐⭐⭐⭐⭐

1. 소개글

지금도 이 땅 위를 떠도는 옛이야기 속 수많은 괴이들. 괴이에 홀린 인간들은 전통상점 반월당의 신령한 여우 요괴를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고 한다. 귀신을 보는 고등학생 유단과 이매망량을 다스리는 여우 백란, 반월당의 요괴 점원들이 들려주는 기묘한 이야기들.

삐딱하지만 올곧은 마음을 지닌 고등학생 '유단'은 귀신을 보는 눈을 가지고 있다. 어떤 우연한 계기로 이매망량을 다스리는 여우 백란과 반월당의 요괴 점원들을 만나게 되고, 산 자와 죽은 자를 가르는 경계에서 기묘한 이야기들을 경험하게 되는데........

 

 

2. 스토리

유단은 귀신을 보는 눈을 가지고 태어나 골치 아픈 일을 외면하려고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천성 탓에 결국 나서고야 마는 성격을 가졌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지하철에서 사람을 괴롭히는 요괴를 혼내주고, 귀신을 부리는 구슬을 빼앗았지만, 그 구슬은 액받이로, 대신한 유단에게 실시간으로 위험이 닥쳐오기 시작한다.

 

유단만큼은 아니지만 볼 수 있는 사촌 누나인 유미아의 소개로 전통상점인 '반월당'을 소개받는다. 거기서 만난 것은 이상한 직원들. 쓸모없는 골동품을 사는 아저씨처럼 보이지만 도깨비, 고양이처럼 날카로운 눈매의 여자지만 구렁이 요괴. 귀여운 쌍둥이 형제지만 산삼처럼 보이는 아이들.

 

그리고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는 소년. 신령한 분위기의 여우 '백란'까지.

백란은 유단이 지니고 있는 것을 천안이라 부르며 '생사의 이치를 꿰뚫어 보는 눈'이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대신 액받이를 받아줄 짚인형을 주고, 유단에게 인형이 손톱이나 머리카락을 먹지 못하게 막으라고 하는데....

 

그러나 인형은 생각보다 교활해 유단의 화를 돋구거나, 수업시간에 도망치는 등 곤란한 일을 벌이고, 결국 놓쳐버리고 만 유단. 그로 인해 유단이 오히려 액받이 인형이 되고, 인형은 유단 행세를 하며 사람들과 어울리기 시작한다. 그에 유단은 외로움과 공포를 느끼고, 위기의 순간 백란이 유단의 앞에 나타나는데....

 

 

3. 소설 내 인물들

유단(천안을 가진 고등학생) :

발끈하는 성격이지만 정의감을 가지고 있는 등 눈을 제외하면 보통의 고등학생이다. 생사의 눈을 가지고 있어 단순 귀신을 보는 것이 아닌 사람의 죽을 때나 현상들. 요괴, 신선들을 볼 수 있다. 생사의 눈은 미래나 천기도 볼 수 있는 지고의 보물이라고 한다.

반월당을 한번 방문한 후 이상한 사건들을 마주하면 그 사건들을 해결하려고 주기적으로 방문하게 되었다. 반월당에 들렀다가 사건을 마주하는 일도 적지 않다. 계속해서 괴이한 사건과 마주하고, 유단의 과거와 전생에 얽힌 비밀의 단서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백란(신성한 여우요괴) :

신라 시대의 천계에서 내려온 천호. 신성한 여우로 구미호와는 다르다고 한다. 신라의 3왕자이자 도깨비 왕이라 불렸던, 지상을 아우르는 강력한 괴이와 친구가 되어 어릴 적 세계의 전부가 되었다.

오래 살아 실력이 대단하고 신성시되어, 주변 요괴들의 존경을 받는다. 항상 존댓말로 정중하게 말하지만, 유단에게는 비아냥, 쌀쌀맞음, 구박이 항상 딸려오지만, 결국 끝에는 도와주는 성격. 겉으로는 거리감을 잘 두는 것 같지만 은근히 자기희생을 잘한다.

귀하게 커서 집 밖으로 나가려고 하지 않는 집순이. 작중 내에 여름에 나갔다가 30분내에 더위를 먹었을 정도다. 오래 살아 박학다식하고 아는 것이 많다.

 

흑요(구렁이요괴+요리사) :

칼날같은 분위기의 구렁이 요괴로 날카로운 눈매의 미인이다. 무인이라 검을 잘 쓰고 독설가에 고지식하다. 요리를 잘해 요리해야 할 일이 있다면 어떤 요리든 만들 수 있는 만능 요리사. 

 

채설(누나), 채우(동생) : 

동자삼 쌍둥이 요괴들. 옛날에는 이리였는데 사람들한테 추앙받은 뒤 도움되는 약초가 되고 싶다며 빌어 삼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사람들한테 몇 번을 먹힌 후 백란이 찾아와 일행이 되었다.

쌍둥이지만 성격은 극단적으로 다르다.

 

채설(누나)는 매우 부정적이며 비약적인 상상을 한다. 유단이 처음 찾아왔을 때 차를 대접했지만, 차를 갖고 올 동안 '쏟을거야'를 반복하고, 유단이 집어 들자 안 먹을 거야 반복하다가 그럼 버리게 되겠지. 그걸 보는 동안 하루에 5번은 슬퍼할 거라고 중얼거렸다. 그 속마음에 유단이 못 이기는 척 먹자 "안 돼. 좋아하면 안 돼. 분명히 토할 거야. 하지만 너무 기뻐. 토하기 전까지만 기뻐해도 괜찮을까?" 말하면서 큰 눈을 반짝반짝 빛냈다는 묘사가 있다.

 

반대로 채우(동생)은 매우 긍정적이다. 유단이 처음 액받이로 찾아왔을 때, 액받이가 되어보니까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깨닫게 되지 않았냐고 말한다.

 

도씨(아저씨 모습의 도깨비) :

도자기 그릇이 본체인 도깨비. 겉모습은 수염 달린 아저씨다. 이상한 물품이나 돈이 되지 않을 것 같은 골동품을 사는데 진심이다. 본래 도깨비와 백란은 사이가 좋지 않은데 도씨는 이상하게 백란과 사이가 나쁘지 않다. 

 

 

4. 감상평

현판이지만 라이트 노벨에 가깝다. 옴니버스 식으로 진행되는 다양한 이야기를 유단과 백란. 반월당의 점원들이 해결하는 건데 유단이 우연히 마주치는 일도 있고, 손님이 찾아와 의뢰를 해결하는 식도 있다.

 

장르도 다양하다. 퇴마물, 요괴물, 전생, 환생, 전설과 신화에 이르기까지. 단순 인간이 아닌 자들뿐만 아니랴 사람 사이에 섞여 그들의 인생을 묘사하는 것까지 다양하다.

 

그래서 따뜻한 감성이나 사람간의 정을 느낄 수 있다. 옛날이야기 특유의 푸근함과 함께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가 나와 지루할 틈이 없이 재밌다.

 

캐릭터들도 하나같이 개성 있고, 과거가 세밀하게 묘사되어서 더욱 몰입되었다. 시점은 유단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유단과 백란. 두 주인공이 이끌어가는 소설에 가깝다.

 

 

5. 소설 내 백란과 유단의 첫 만남

여우는 고개를 저었다.

"저야말로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무엇이 귀찮습니까? 그저 보이기만 할 뿐인데요."
"하지만 막상 보이면 어쩔 수가 없단 말이야. 남들은 보지 못하니까. 할 수 있는 것은 나뿐이니까. 막상 눈앞에 나타나면, 싫어도 나설 수밖에 없단 말이야."
"그것 참 안타깝게 됐군요."

백란은 태평하게 대꾸했다.

"액구슬을 주술이 담긴 법기로 착각할 정도로 아무것도 모르시니까, 어지간하면 무엇을 보고도 못 본 척 가만히 계시는 편이 좋겠지만. 욱하는 성격을 제어할 수가 없다니. 세간에서는 그런 것을 두고 비명횡사할 팔자라고 하던가요."
"이번엔 운이 나빴을 뿐이야!"

 

이런 식으로 백란이 비꼬고 유단이 받아치는 식의 패턴이다

 

 

6. 총평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괴이한 사건들을 유단과 반월당 사람들이 해결하는 옴니버스식 얘기로서, 다양한 스토리들을 볼 수 있다. 어딘가 신비로운 분위기로 클리셰적인 내용이 아니라 독창적인 내용을 필력 있게 그려냄으로써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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