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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리뷰/bl

[BL 리뷰] 깨진 거울도 세상을 비춘다 (담적단)

by ahslxj15 2023.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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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 ⭐⭐⭐⭐

1. 소개글

평범한 고등학생 박기윤은 어느 날 별다른 계기 없이 다른 세계에 떨어져 노예가 된다. 비참해진 상황에도 자신의 가치를 찾고 세상에 적응해 살아가던 기윤의 앞에, 제국의 아름다운 황자 벨라 이그라임이 나타난다.

“먼, 북쪽의 먼 이국에서 왔습니다.”
“북쪽? 그러고 보니 음색이 이상하군. 이름은 무엇이냐?”
“박기윤이라고 하옵니다.”
“성도 이름도 이상하군.”

노예의 목 따위는 단숨에 베어버릴 수 있을 정도의 권력자. 그의 시선에 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어째서인지 이그라임 황자의 눈은 기윤을 매번 발견하고, 매번 알 수 없게 그를 바라본다.

“오후 내내 생각한 기윤의 얼굴이 떠올랐어. 고요한 물의 정령 쉴마를 보여주었을 때, 나를 올려다보던 기대 가득한 얼굴. 흥분에 반짝거리는 검은 눈동자. 내가 황제가 될 거라는, 진심이 담긴 노골적인 아부도 마음에 들었지. 그 얼굴을 계속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자신만이 가진 욕망을 깨달은 이그라임 황자는 결국 호곡의 3일을 이용해 노예 따위, 손에 넣어 즐겨보기로 가볍게 생각하고...

“제게 못할 짓을 했다는 것 알고 있으십니까? 당신이 잘못을 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까? 그래서 제가 당신을 싫어하고, 죽이고 싶을 만큼 증오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이곳이 죽을 만큼 싫다면 죽어보거라. 죽여주지는 않을 테니 재주껏.”

기윤의 용서받지 못할 반항에도 불구하고, 어째서인지 손에서 놓을 수 없어지는데ㅡ

“확인을 하는 거지. 내가 더 강하고, 내가 더 사악하다는 것을.”

깨진 거울도, 세상을 비춘다.

 

2. 줄거리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던 박기윤. 갑작스러운 사고로 이세계에 차원이동하며, 말도 글도 모른채 노예가 된다.

그러나 살아남기 위해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말과 글을 익히고, 마음씨 좋은 주인을 만나 인생 펴보려는 찰나.

 

제국의 권력자. 아름다운 황자 벨라 이그라임을 마주한다.

어딘가 이질적인 분위기와 시선을 끄는 외모. 자신을 피하려는 기윤에게 관심이 생긴 이그라임은 축복인 호곡의 날.

거부하는 기윤을 강제로 안는데....

 

태성적으로 냉정해 다른 사람의 사정에 관심 두지 않았던 이그라임과, 자신을 강제한 이그라임을 증오한 기윤.

이그라임 황자의 하렘에 가두어져 때때로 그의 방문을 받는다.

 

모든 걸 거부하고 점차 말라가기만 하는 기윤에게 이그라임은 알 수 없는 초조함과 갈망을 느끼고.

기윤은 그 하렘에서, 이그라임을 죽이고자 하지만 실패하고, 이젠 이그라임의 옆에서 탈출하고자 한다.

 

 

 

3. 주인공들

벨라 이그라임(공, 황자) :

사막을 닮은 제국의 황자. 아름다운 미모로 찬사를 받고, 냉정하고 치밀한 성격으로 두려움을 받는 강력한 권력자다. 어딘가 눈길을 끄는 박기윤을 가볍게 취하고 거부하는 그에게 점점 더 집착하게 된다.

#미인공 #강공 #집착공

 

박기윤(수, 노예->후궁->대마법사) :

대한민국의 평범한 학생이었지만 이세계로 전이되고 노예가 된다. 필사적인 노력으로 말과 글을 익혀 노예들을 관리하는 자리까지 올랐지만, 황자의 눈에 띄어 원치 않은 후궁이 되어 그를 증오한다. 자신을 강제로 가지려는 황자에게 반발해 그에게 벗어나려고 궁리한다.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성격으로 어느 상황에서든 살길을 찾아가는 인물.

#평범수 #강수 #도망수

 

 

4. 감상평

오래된 소설답게 약간 올드한 면이 있다. 다만 사막 같은 제국의 풍경과 특유의 문화. 비가 3일 동안 내리는 호곡의 날 동안 점차 절망하는 수의 감정이 배경인 날씨까지 합쳐져 특유의 분위기가 이색적이다.

 

끝까지 거부하고 증오하는 수에게 제국의 권력자인 공이 점차 안달하다가 나중에는 후회하며 함부로 수를 대하지 못하는 것.

 

이게 단순히 후회하고, 감정적으로만 우위인 게 아니라 수가 사회적으로도 입지를 갖춰 당당히 서 있다는 점.

끝까지 공을 쉽게 용서하지도 않고 일단 두고 본다는 것 자체도 현실적이라 좋았던 것 같다.

 

수가 감금되고, 도망치고, 다시 붙잡히는 동안의 움직임에 따라 두 사람의 감정적 변화와 함께, 다른 요인들이 합쳐져 두 사람의 서사가 완성된 가는 장면이 입체적인 재미를 선사한다.

 

 

5. 총평

갑작스러운 차원이동한 수가 노예가 돼서 어떻게든 잘 살아보려 노력해, 성과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공에 관심을 받아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져, 다시 당당하게 서기까지의 이야기.

집착하는 공과 거부하는 수의 애증물, 특유의 감성과 배경적인 묘사와 합쳐져 두 사람의 감정적 분위기가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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