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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리뷰/bl

[BL 리뷰] 꽃은 밤을 걷는다 (비원)

by ahslxj15 2024.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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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 ⭐⭐⭐⭐

1. 소개글

교후부의 막내 교연오는 어느날 자신의 집에 찾아온 수려한 외모의 사내를 만난다.
첫인상과 달리 허술함이 있는 남자와 왕래하며 조금씩 가까워진다.
그러던 중 그 남자가 혈육을 죽이고 제좌에 오른 현재의 황제라는 걸 알게 된다.

황제가 교후부에 온 것은 교씨 가문에서 후궁을 데려가기 위해서였다.
친척 누이들 중 누군가 남자의 후궁이 되겠구나 라는 생각에 연오는 기분이 기묘한데.
연오를 찾아온 황제는 증표를 건네며 그의 후궁이 되어줄 것을 청한다.


단단한 손이 연오의 손을 맞잡았다.
“나는 너로 하고 싶다.”
남자의 손이 붙잡은 연오의 손을 돌려 손바닥이 드러나게 했다. 돌려진 손 위에 우각으로 만든 봉황문 패가 올려졌다. 우각 봉황문 패가 떨어지지 않게 연오의 손을 조심스럽게 접은 남자가 부드럽게 웃었다.
“무엇을…….”
연오는 당황스러운 상황에 눈을 깜빡였다. 지금 자신이 보는 게 꿈이 아니라 현실일까.
“나는 네가 나의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연오야.”


사랑인 줄 알고 황제의 후궁이 된 연오.
그러나 첫연정이 거짓이란 걸 깨닫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황제에게 진짜 정인이 따로 있었다.
그뿐 아니라 수많은 후궁들까지.
친척이라 조력자가 되어줄 것이라 믿었던 태후는 연오의 사람들을 빼앗고 핍박하기까지 해,
후궁에서의 삶은 힘겹기만 하다.

그러던 중 자신이 입궁한 이유가 황제의 진짜 정인의 입궁을 쉽게 하기 위해서였다는 걸 알게 되고.
연오는 자신이 두 사람의 사랑 사이에 낀 방해물이자, 악역이란 것을 깨닫는다.


“왜, 왜 하필 저였습니까? 태후께서 후사를 볼 교씨 일족을 바라는 걸 폐하께서 몰랐을 리가…….”
연오는 황제의 외면이 어쩌면 그가 교후부에 등장하는 순간부터 예정돼 있었던 거라 의심했다.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 설마 그건 아니기를 바랐다.
제게 금세 손을 뻗어온 것처럼 금세 관심이 식은 것이기를.

황제가 연오에게 다가섰다. 키가 큰 사내가 다가오자, 충격으로 얼룩진 얼굴에 그림자가 내렸다. 내내 엄격하게 예법을 따르던 연오는 몸에 익혀둔 예를 취하는 것도 잊었다.

“연오야.”

사내의 헌앙한 얼굴에 해사한 미소가 떠올랐다. 한때, 연오가 남자와 친밀해졌다고 여겼을 때 지었던 그 미소는 사람의 시선을 붙드는 힘이 있었다.
“…….”
연오는 저를 부르는 다정한 저음에 자신이 진실로 속았다는 걸 받아들였다. 남자가 거짓으로 꾸며낸, 친근한 부름에 못난 마음이 일렁거렸다.

“네가 아둔하고 모자랐다면 좋았을 텐데. 네 처지를 파악하고 좌절하여 존재를 낮추고 뒷방에 나앉았으면 모두가 편하지 않았겠느냐.”

남자가 내뱉은 부드러운 소곤거림에 연오의 어깨가 크게 오르내렸다. 다정함을 가장한 매끄러운 말은 봄바람처럼 따뜻했다. 친근한 체할 뿐인 속삭임에 그리움을 느끼고, 아쉬움을 떠올리는 제 감정이 서글프고 한심했다.

 

2. 주인공들

* 배경/분야 : 동양풍 가상시대 궁정물
* 작품 키워드 : #동양풍 #궁중물 #약피폐 #초반고구마다수 #황제공 #후회공? #복흑공 #계략공 #냉혈공 #개새끼공
#후궁수 #미인수 #도련님수 #해맑다가 흑화하는 수 #권력자 수 #임신수 #도망수 #다수의 후궁 등장 #암투물 #기만

우선재(공): 황제.
늙은 부황의 마지막 아들로 태어나, 어린 시절 선황의 아들들과 컸다.
자신보다 나이 많은 조카들(선황의 아들)을 모두 죽이고 제위에 올랐다.


교연오(수): 위세 높은 교후부의 공자.
세상사와 무관하고 한적한 곡산에서 유유자적 지낸다.
대추 따고, 담장 보수하고, 스스로를 시골 한량이라 생각한다.

* 이럴 때 보세요 :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힌 치열한 궁중 암투, 그 안의 연정이 보고 싶을 때
* 공감글귀 : “내가 너를 좋아할 때마다 너는 나를 배신하고 망가트려.”

 

3. 감상평

초반 달콤하던 황제는 교연오가 후궁으로 들어서자 냉대하고, 그런 황제의 태도에 궁인들은 교언오를 무시하고 핍박한다. 사가에서 들어온 하인들과 헤어지고 열병에 시달려도 못본체하는가 하면, 후궁이라도 남자라 생식능력을 잃게하는 약을 먹인다.

거기에 오래전부터 좋아했다는 다른 후궁. 같은 남자 후궁이지만 그는 약도 먹지 않고 행복하게 지내며, 교연오가 건드리자 황제가 달려와 질책한다.

 

이처럼 초반 고구마고, 쓰레기같이 행동하는 황제라 싫어했는데, 점차 교언오의 시점으로 보는 황제와 점차 드러나는 과거사 + 황제가 점차 교연오를 좋아해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몸짓으로 말하는 애정으로 인해 매력있게 변해간다.

 

크게 재미있진 않았지만 후루룩 읽어서 약 이틀만에 190편을 다 읽었을정도 작품.

 

공이 가엾고 불쌍해 다시 애정을 주지만, 황제가 과거에 했던 업보가 닥쳐오고 그로 인해 교연오는 황제를 애증하고 급기야 후반부 도망수가 되어버린다. 다만 황제가 결말쯤 괴로워하지만 크게 후회하진 않는다.

 

재미 포인트는 초반 순진했던 교연오가 계속 당하고 한순간에 각성해 행동하고, 능력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에 주변 시점으로 보는 절세미인의 얼굴.

더불어 후궁이라도 지지않고 황제와 배틀연애를 찍으며, 황제가 총애하는 후궁을 계속 엿먹여주는 모습들.

후반부 드러나는 궁중암투의 내막과 춈춈하게 만들어진 암중모략 등이 재밌었다.

 

 

4. 총평

초반 고구마 때문에 한순간에 각성해, 황제로부터 총애받지 않아도 지체 높은 집안, 절세미인, 본인의 능력과 심계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궁중에 자리를 만들어가 마침내 황제와 기싸움을 하며 애정까지 가지게 되는 이야기.

공과 수의 기싸움도 재밌고, 서로 스며들어가는 감정도 좋으며, 둘의 텐션과 로맨스도 좋다.

간간히 드러나고, 후반부 드러나는 궁중암투의 내용이 세세하고 반전 있으며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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