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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리뷰/bl

[BL 리뷰] 도망수의 복지는 셀프입니다 (플리)

by ahslxj15 2024.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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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 ⭐⭐⭐⭐✶

1. 소개글

기억을 잃은 채 바닷가에서 눈을 뜬 소원은
누군가에게서 도망쳐야 한다는 본능에 허겁지겁 몸을 숨기다 깨닫는다.

아, 여기 소설 속이구나.
구질구질한 소설에 빙의해 버린 게 틀림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소원에게 자신이 애 아빠라 주장하는 남자, 우재영이 찾아온다.
엉망이 된 소원의 몸 상태에 자책하던 그는 필사적으로 소원을 붙잡는다.

“재활까지 두 달. 그때까지만이라도 내가 널 책임질게. 날 이용해, 유소원.”

행복한 결말을 봐야 하는 이야기 속
소원은 뭐가 됐든 몸이 먼저 나아야 한다는 생각에 그의 손을 잡기로 하는데...

* * * * * *

“또 불러 줄 테니까 몸 상태 봐 가면서 놀아.”
“네.”
“창문은 다 열지 말고. 체온은 하루에 적어도 두 번씩은 재.”
“과보호…….”
“네 꼬라지를 봐라. 걱정 안 하게 생겼나.”
“……병원 지겨워요.”
“알아. 그래도 조금만 참아. 퇴원하고 나면.”

우재영이 답지 않게 머뭇거리더니 작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원한다면 지낼 곳을 구해 줄 수도 있겠지만…….”
“…….”
“아직 짐 안 치웠어, 내 집.”

그 말이, 이상하게 꼭 자신과 함께 있어 달라는 말처럼 들렸다.

 

 

2. 줄거리

홀로 바닷가에 누워있던 소원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채 누군가 쫓아온다는 생각에 서둘러 도망치지만 이내 우재영에게 붙잡히고 만다. 깜깜한 머릿속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문장들. 소원은 자신이 소설 속에 빙의했음을 깨닫고, 모든 상황을 낯설게 바라보지만, 조폭처럼 보이는 우재영은 자신이 애아빠라고 주장함과 동시에 보호하려 한다.

 

그러나 소원의 몸상태는 최악에 페로몬 기관이 망가지고 아이까지 유산한 상태. 지극정성인 우재영에게 도리어 죄책감을 느끼며 자신이 빙의했음을 알릴까 고민하는데...

 

 

3. 주인공들

* 배경/분야: #현대물 #오메가버스

* 작품 키워드: #미남공 #강공 #후회공 #집착공 #조폭공 #다정공 #도망수 #명랑수 #다정수 #병약수 #상처수 #얼빠수 #임신수 #쌍방구원 #기억상실

* 유소원 (수): 기억을 잃은 채 바닷가에 홀로 버려졌다.
저를 찾아온 우재영으로 인해 혼란을 겪지만, 그래도 닥친 현실을 씩씩하게 해결하기로 마음먹는다.
솔직하고 맹랑한 면모로 상대의 허를 찌르다가도 때때로 놀랄 만큼 초연하고 헌신적이다.

* 우재영 (공): 기억을 잃고 외딴 바닷가에 버려진 유소원을 발견한 남자.
사납게 생긴 인상과 까칠한 말투와는 달리 세심하고 다정하다. 다시는 유소원을 놓칠 생각이 없다.

* 이럴 때 보세요: 난관을 헤쳐 나가며 서로를 구원하는 두 사람이 보고 싶을 때

* 공감 글귀: “날 신사로 봤나 봐? 그래 봤자 돈 놓고 돈 먹는 깡패 새낀데.”

 

 

4. 감상평

겉만 험악한 조폭공의 감정서사로, 처음부터 매우 꿀잼으로 시작했다면 시간이 갈수록 두 사람의 관계와 우재영의 감정들, 그에 이끌리는 소원과 과거 사건들이 조금씩 드러나고, 가끔 우재영을 표현하는 시적인 문장들 때문에 생각보다 깊이있는 구원서사물이라 재밌었던 작품.

 

조폭공답게 욕하고 험악하며 잔인하고, 그 일대를 주름잡는 재벌이기도 하지만 오로지 소원에게만 물러지는, 과보호중인 사랑꾼공과 기억을 잃어 모든 일이 남일같지만 타고난 낙천성으로 그 모든걸 받아들임과 동시에 우재영에게 끌려 곤란한 소원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와 함께 몸이 망가져 다른 알파의 페로몬을 맡아서도 안되고, 몸 곳곳이 부서져 뛰어서도 안되는 병약함에, 과거 당돌하고 친근했던 소원으로 인해 주변인들이 소원을 아껴주는 상황 또한 인간미 있고 좋았다.

 

빙의했다고 여기는 것을 시작으로 몸을 고침과 동시에 낯선 상황에서의 적응기, 또한 우재영과의 감정선을 처음부터 다시 쌓아가고, 주변인으로부터 듣는 과거사와 함께, 과거의 인물이 나타나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소원을 붙잡으려 차근차근 함락시키는 우재영과, 다시 한번 사회생활을 시작한 소원.

 

또한 과거 소원을 덮쳤던 위기가 다시금 다가오고, 모든것이 강해보이지만 가끔 가엾어보이는 우재영을 시적으로 표현하는 문장이 매우 의미가 깊었다. 삶의 의미를 체감하지 못하는 그가 유일하게 집착하는 대상인 소원의 시점으로 화염에 타들어가는 장미, 장미가 나를 끌어안았다, 바다에 버려져 바다와도 같은 남자 등등이 매우 울림이 있다.

 

소원의 과거와 현재를 우재영이 구원하고, 우재영을 소원이 구원한 쌍방구원물이기도 하다. 단순 제목이 특이하고, 초반 흥미있게 시작한 것과 달리 읽을수록 예상치 못한 재미를 줬던 소설.

 

 

5. 총평

기억을 잃은 수 앞에 나타난 후회중인 조폭공.

과보호 아래 절절하게 사랑중인 공과, 자신이 책 속에 빙의했다고 여겨 낙천적이고 이러면 안되는걸 알면서도 공에게 끌리는 감정선 + 점차 과거사를 찾아가는 수의 스토리가 잔잔하게 재밌었다.

단순 클리셰적인 내용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구원하는 구원서사물에 가끔 나오는 시적인 문장으로 울림 있었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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