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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리뷰/로판, 로맨스

[로판 리뷰] 당신을 구한 적 없다 (오원비)_인어공주의 반대된 입장에서 동화를 각색한 소설

by ahslxj15 2023.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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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 ⭐⭐⭐⭐

1. 소개글

인어공주가 구한 왕자님을 가로챈 이웃나라 공주. 그게 나였다.
나는 그를 구한 것이 나라고 믿었지만, 현실은 차가웠다.

인어공주가 죽고 모든 진실이 드러나자,

"당신이 아니었어."

날 사랑한다던 남자는 그 말과 함께 나를 버렸다.
그를 구한 사람이 내가 아니라는 이유로.

그렇게 시작된 냉대와 외면. 견딜 수 없어 죽음을 택하고 어째서인지 과거로 돌아왔을 때.
나는 결심했다.
이번에는 당신을 구하지 않을 거라고.

* * *

그 대신 나는 한 남자를 찾아갔다.
기억을 빼앗기고 마탑에서 추방당한, 그러나 그 누구보다도 강력한. 마탑의 주인.
알레한드로 디아뮈드.

"당신이 잃어버린 기억. 내가 찾는 걸 도와줄 수 있어요."

그러니 당신은 나를 도와줘. 내가 이 삶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나를 구할 수 있는 건 당신밖에 없어요."

당신은 나를 구할 수 있다
. 오직 당신만이.

#쌍방구원 #동화각색 #무심여주 #마법사남주 #후회남조 #인외남조

 

 

2. 줄거리

신분 모를 어머니를 둬 세력이 없어 천대받던 1황녀 오필리아.

운명처럼 바다에 떠내려온 대공을 구하고, 그의 진심 어린 구혼으로 사랑에 빠져 그 청혼을 수락한다.

 

그러나 사실 대공을 구한 건 이미 목숨을 잃은 인어 공주였고, 그 사실을 오필리아와 동시에 알게 된 로넨 대공은, 이후 오필리아를 외면한다.

 

그와 함께 사용인들도 오필리아를 무시하기 시작하고, 오직 사랑만 믿고 외국으로 시집 온 오필리아는 오갈 데 없는 마음으로 점차 궁지에 몰리게 되는데...

 

죽고 싶다는 마음으로 인어 공주의 비늘을 삼킨 오필리아는, 그러나 로넨 대공이 처음 제국에 온 연회날로 회귀하게 된다.

 

패닉에 빠져, 무작정 발코니에서 떨어진 오필리아를 받아낸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회귀 전 그녀의 유일했던 친구이자, 기억을 잃은 마탑의 주인 알레한드로 뒤아미드였다.

 

 

3. 주인공들

오필리아(여주, 천대받는 1황녀) :

붉은 머리에 푸른 눈으로, 회귀 전 정에 굶주렸지만, 다가오는 모든 걸 경계했다.

회귀 후 미래를 알고 있어 담담하고, 무심한 성격이 되었으며 과감한 수를 두는 심계 깊은 여인으로 변모했다.

 

알레이(남주, 기억을 잃은 마탑의 주인) :

은발을 가진 황실의 말단 마법사. 그러나 매우 강한 마법 실력을 가진 먼치킨이다.

본인의 기억을 찾고 싶어 하지만, 흔적이 없던 중. 기억을 찾게 해 주겠다는 오필리아를 만나고 그녀에게 급속도록 이끌린다.

성격이 좋지 않지만, 사람이 죽는 걸 내버려 두지 못하는 인간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산테(남조, 세이렌의 수장) :

금발의 인간 답지 않은 요요함을 흘리는 인외종족. 세이렌은 매우 변덕스러워 가깝게 지내다가도 바로 인간을 죽여버린다는 종족인데, 본래 알레이의 친구였다가 오필리아의 부름에 그녀를 찾아오게 된다. 그리고 재미를 찾다가 범상치 않아 보이는 오필리아를 흥미로워한다.

 

이안 카를레 로넨(남조, 대공) :

검은 머리에 달과 같은 은빛 눈. 바닷 사람으로서 언제나 목표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갔으나, 오필리아를 만나고서 운명처럼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한다. 진실을 알고 오필리아를 외면함과 동시에 그녀를 무시했다.

 

 

4. 감상평

118편의 다소 짧은 편수로, 후반 부분에서 편수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가, 다 읽고 나서 너무 짧게 끝난 것 같은 소설이었다.

 

그저 절망에 빠졌던 오필리아가 회귀하고 나서, 최선을 다해 회귀 전처럼 살지 않으려 계획을 짜면서도 언제 어떻게든 본인의 목숨을 담담하게 여기는 간극이 좋았다.

 

이런 점이 알레이의 시점에서 극대화되는데, 속을 알 수 없는, 심해 같은, 바다 같은 눈이라고 묘사되어 있다가, 왜인지 모를 호의로 그를 대하는 것에 울렁거림을 느낀다. 거기에다가 첫 만남 때 망설임 없이 발코니에서 떨어진 것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두려워하는 감정의 묘사가 너무 좋았다.

 

단순 남주, 여주뿐만 아니라 등장인물들 모두가 저마다의 사연과 개성, 각각의 심리를 가진게 잘 표현되어서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많았던 작품.

 

세이렌인 산테, 인어 공주인 아리엘, 아리엘의 언니들, 심지어 전남편이었던 이안까지.

앞에 인물들이 호에 가깝다면, 이안은 불호의 인물인데도 작품 중반쯤. 예상치 못한 반전과 집착으로 등장해 작품의 몰입도를 올린 인물이다.

 


작품 내 진실이 밝혀지는 것도 조금씩 밝혀지는 단계를 거쳐, 더욱 쫄깃한 재미가 있다.

오필리아는 죽으려고 인어의 비늘을 삼켰는데, 회귀한 이후. 미래대로 되지 않기 위해, 그렇다고 정략결혼으로 가지 않기 위해 마탑으로 떠날 결심을 한다.

 

또한 회귀 전으로 돌아갈지 몰라서 진실을 알기 위해 아리엘을 찾아 나서는데.

 

그걸 위해 알레이를 조력자로 삼고, 산테를 부르고 이어 아리엘을 만나는 단계를 거친다.

이처럼 단계마다 쉽지 않은 과정에서, 여주 특유의 담담한 무심함, 작전을 짜는 두뇌, 감정 묘사와 자연에 빗대어 표현하는 매력까지.

 

여기에 각 인물들의 시너지까지 합쳐, 다소 특이하게 동화를 각색한 작품으로 순식간에 읽어나간 작품.

 

 

5. 총평

인어공주의 동화를 여주 시점으로 각색한 작품으로, 여기에 회귀물을 끼얹어 자유롭고 싶은 여주의 노력을 그리고 있다.

많은 미스터리가 단계적으로 밝혀지는 구조로서, 전체적으로 흥미진진했던 작품. 여기에 예상치 못한 가벼운 반전들이 등장해 의외성이 있다.

남주와 여주. 조연들 모두가 매력적이며, 간혹 서정적인 표현으로 묘사해서 더욱 매력적이었다.

 

 

6. 소설 내 인상 깊었던 장면

"알레이, 여기 있었군요."

그는 뒤를 돌아보았다. 오필리아가 그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낮이 아니라 눈이 부실 만한 것이 없다는 사실이 야속했다.
찡그림에 대한 핑계를 찾을 길이 없어서.

모래 붙은 벽을 쓸다 상처가 났다. 벽을 탓할 수가 없어서 설웠다.



"산테에게도 이 정도만 말해 줬지만, 당신에게는 좀 더 자세히 알려 줄게요."
"... 나에 대한 불신에, 사족이 붙습니까?"
"왜 아니어야 하죠? 모두가 모든 속내를 공개하고 사는 것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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