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 : ⭐⭐⭐⭐
1. 소개글
나는 열여섯의 로잘리테가 되었다.
침대에서 굴러 떨어지고 눈을 떴더니 고전, 막장, 피폐, 치정, 환장의 BL소설 ‘푸른 별밤의 아스테리온’에 빙의했다. 그것도 인생 막다른 길에 다다라 자살하는 남자주인공 아스테리온의 누나 로잘리테로.
스토리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결말에 이르렀는데 그 순간, 로잘리테에 빙의했던 열여섯 살로 돌아와 있었다.
이게 정답이 아닌 것 같았기에 동생을 곱게 키워봤다, 이번엔 외부요인으로 사망했고 로잘리테는 다시 회귀했다.
방향을 바꿔봤다. 동생이 아니라 자신에게 몰두하고 단련했다.
이것도 아닌 것 같다. 마법을 배우다가도 회귀했고, 마탑 졸업논문 완성 파티를 하다가도 회귀했다.
끝없이 열여섯으로 돌아오는 로잘리테 록스버그, 나는 곱게 죽을 방법을 찾고 있다.
2. 감상평
분명 로판이고 로맨스도 있는데, 여주가 미치고 주변 사람들도 다 미쳐서 로맨스적 감정은 희박한 느낌.
막장 병맛+개그(블랙 코미디)+판타지+로맨스+약간의 시리어스, 피폐+일상물 소설이다.
이런저런 경악할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지만, 등장인물들의 광기에 도리어 그게 일상이라 잔잔한 느낌 또한 준다.
피폐 bl 속의 주인수인 이복동생 아스테리온이 죽거나, 잘못된 엔딩을 맞거나, 도리어 루트를 벗어나면서 계속된 회귀에 휘말리고, 로잘리테는 절망하거나 다른 인생을 살아봤지만 계속되는 회귀로, 소설은 22회차의 삶을 다루고 있다.
본래 귀족적이던 누님을 존경하던 아스테리온은 개복치같은 마음과 마성의 매력. 누님을 향한 집착으로 쉽게 쉽게 삶을 놓아버리는데, 작중 로잘리테를 향한 광공다운 집착은 음습하고, 로잘리테의 말로 가볍게 징그럽다고 한다.
예를 들어 누님 인형을 만들거나, 커플링을 맞추거나, 로잘리테의 약혼자에게 악독하게 대한다.
작중 로잘리테가 속한 룩스버그의 좌우명은 비겁한? 것으로 철저하게 남들을 등쳐먹고 사기 계약하는 일도 많다. 로잘리테와 공작님은 일 하기 싫어하고 춤추는걸 광적으로 좋아해, 일하다가 왕실 전령이 도착하면 뛰어와 상대를 넘어트리고 편지를 받거나, 남의 부인 안 가리고 열정적으로 춤춰 결투신청을 받는다.
록스버그를 대대로 호위하는 브라운 가문 중에서 잭은 언제나 가면을 쓰고, 동물을 좋아하며, 고문을 좋아하고 가출했다가 집채만한 거대 토끼를 데려오거나, 로잘리테를 호위하는 아스터는 남자같이 생긴 여기사로 먹는 걸 광적으로 좋아해 먹는걸 방해했다간 원한을 품거나 잭이 키운 애완동물(토끼, 강아지, 햄스터, 거북이, 파충류 등등)을 마구잡이로 먹어 둘 사이는 매우 안 좋다.
작중 로맨스를 담당하는 글렌은 불우한 가정사로 한쪽 다리를 저는데, 룩스버그 공작가에 머물렀다가 로잘리테에게 온갖 구박과 조롱을 받고 이후 행정적 일처리가 뛰어나다는 게 발견되자, 로잘리테에 열렬한 구애(중간 삽질과 집안 사람들의 방해 등) 끝에 약혼자가 되고 계약결혼+좋아하는 마음+상사와 부하 사이의 혼합으로 감정적으로 미묘한 사이가 된다.
글렌은 좋아하지만, 로잘리테는 좋아하는듯 아닌듯. 어디로도 가지 못하게 붙잡고 벗어나려 하면 감금하거나, 붙잡고 유혹하지만 로잘리테가 워낙 미쳐있어 연애적으로 좋아하는지는 불투명하다.
등장인물들의 광기에 일상물인데도 사건물이거나, 사건물인데도 일상물 느낌이 물씬 난다.
이만큼 모두가 미쳐버린 소설은 이 작품 하나밖에 없을 정도.
다만 중반까지 매우 신박하게 봤던 소설이, 이후 똑같은 아스트랄한 전개에도 매우 잔잔한 느낌을 줘서 안 읽혔다.
3. 총평
막장 병맛, 개그, 판타지, 약간의 피폐 소설로 22회차의 회귀를 겪은 주인공뿐만 아니라 작중 등장인물들이 모두 미쳐 광기로 아스트랄하게 전개되는 소설. 로맨스는 매우 희박한 느낌이다.
그만큼 캐릭터도 확실하고 웃기지만, 이상하게 중반 이후 잔잔해서 매우 안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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