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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리뷰/로판, 로맨스

[로판 리뷰] 다프네를 위하여 (삼족섬)

by ahslxj15 2024.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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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 ⭐⭐⭐⭐

1. 소개글

다프네를 위하여

“감히 신께 거짓을 고하겠습니까.”
“너는 네 옛 주인에게도 몇 년간 충성스럽고 순결한 처녀종 행세를 했지. 그 오라비에게는 음심을 품고도.”
“…….”
“그러니 내게는 거짓을 고하는 일쯤 대수겠느냐.”

강의 신 페네이오스의 딸이자 처녀신 아르테미스의 종―다프네는 감히 태양신 포이보스 아폴론에게 배덕한 연모를 품는다. 누이에게 순결을 맹세하고도 연모를 숨기지 못하는 가엾은 님프, 변덕스러운 애정과 무심함으로 그녀를 농락하던 아름다운 신.

“포이보스의 화살이 괴물의 심장을 관통한 것처럼, 네 화살은 그의 심장을 관통할 것이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사랑의 시작은 언제나 소년신이 쏘아 올린 작은 화살이었다.

“그가 괴물을 죽였듯, 너는 그의 마음을 죽일 수 있어. 에로스.”

포이보스에게는 끝없는 사랑을 불러일으키는 금화살이, 다프네에게는 지독한 증오를 불러일으키는 납화살이 날아들었다.

그날로부터 모든 것이 뒤집혔다.

* * *

“네가 여전히 날 사랑하는 걸 알아.”

그의 말이 아득하게 들렸다. 기억마저도 아득했다. 그를 사랑한다고? 내가? 너무 까마득해서 스스로 올려다보는 것조차 불가능한 기억이었다.

그러나 까마득한 감각은 이윽고 단 한순간조차 그랬던 적이 없는 것처럼 말끔하게 흔적을 감추었다. 그러니까, 단 한순간도 그를 사랑한 적이 없는 것처럼.

사랑했을 리 없다. 이렇게 끔찍한 이를 사랑했을 리 없다.

 

2. 줄거리

강의 신의 딸이자, 달의 신 아르테미스를 섬기는 종 다프네는 아르테미스에게 처녀의 맹세를 하지만, 태양신 아폴론을 보고 은밀한 연심을 품는다. 잔혹한 여신에게 들킨다면 차라리 죽음이 관대한 처벌일 터.

그러나 다프네의 마음을 한눈에 꿰뚫어 본 포이보스 아폴론은 다프네를 조롱하고, 그럴때마다 다프네는 절망과 희망을 왔다갔다하며 두려워하는데....

 

그러던 어느날 아폴론과 사랑의 신 에로스와의 대치 후 다프네는 여신의 권역을 벗어나 아폴론의 영토에서 헤매고, 다프네의 외침을 들은 아폴론은 한눈에 달려와 전과 다른 다감한 태도로 다프네를 대하며 사랑을 고백한다.

반면 다프네는 영문을 알 수 없는 상황과 두려움. 역겨움으로 아폴론을 대하며 돌아가고자 하고, 돌아가면 죽음뿐일 결말을 안 아폴론은 그녀를 돌아갈 수 없게 감금시키는데....

 

 

3. 주인공들

다프네(여주, 님프) :

검은 머리의 녹안인 님프. 아르테미스를 섬기며 사냥 솜씨가 좋아 총애받으며 즐거운 생활을 하던 중. 아폴론을 만나고 사랑에 빠진다. 그녀를 장난감처럼 건드려보는 아폴론에게 괴로워하던 중 신들의 얽힘에 한순간에 아폴론을 증오하게 된다.

 

포이보스 아폴론(남주, 신) :

누구에게나 흠모를 받는 태양신, 그 외 의술 + 예언 + 음악 등 다방면의 영역을 관장하고 있으며 능력만큼의 오만함을 가졌다. 오는 여자 가로막지 않는 바람둥이 신이지만 아르테미스 아래의 다프네를 지켜보던 중. 에로스와의 대치 이후 다프네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4. 감상평

우리가 아는 신화대로 흘러가지만 그 안의 감정선과, 각색한 스토리로 또 다른 재미를 보여준다.

다프네가 반하고 그런 다프네를 조롱하는 아폴론. 후회남의 면모를 보여주는데 조금 낯선 필력 때문인지, 또 엄청 심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냥 아르테미스가 옆에 있는데 아슬아슬하게 스킨십한다던가, 다른 여자와의 잠자리를 보여주는 등.

 

이후 다프네를 감금시킨 아폴론의 구애와 그런 아폴론을 거절하는 다프네와의 대치.

처음엔 다프네의 태도를 믿지 않지만 계속되는 태도에 아폴론은 믿고, 점차 오만하던 태도를 버려가지만, 어쩔 수 없는 힘의 차이로 우위에서 감정적 우위만이 다프네에게 넘어간다.

 

다프네가 매몰차게 거절할 때마다 간혹 상처받은 태도의 아폴론에게 다프네는 애증과 무심함/경멸로 범벅되어 혼란스러워 하고, 그가 위치한 영역을 벗어나려 하지만 아폴론은 신이라 모든걸 꿰뚫고 경계하는 상태.

그에 반발해 차라리 아르테미스의 죽음이 낫다는 다프네.

 

문장이 신화적 배경과 맞물려서 유려하고 때로는 장엄해서 조금 안읽히는 감이 있었지만, 적응되고 나서는 더욱 분위기를 살려준다.

후반 에로스가 밝히는 사실과 다프네의 도망씬이 신화적 결말과 어울려서 좋았고, 알고봤더니 오만/후회남인 아폴론의 속사정이 밝혀지면서 초반 약간의 비호감이었던 아폴론을 납득하게 해준다.

 

 

5. 총평

그리스로마신화를 각색한 로판.

초반 오만남주/짝사랑여주에서 중반 짝사랑남주/후회남주로, 무심/애증여주가 벗어나려 틈을 보고 대치하는 관계성.

중간중간 아폴론의 애정과 상처에 혼란스러워하는 여주의 관계성이 재밌었다.

신화적 배경과 어울리는 문체가 낯설 때도 있지만, 재미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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