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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리뷰/로판, 로맨스

[로판 리뷰] 성스러운 그대 이르시길 (미나토)

by ahslxj15 2023.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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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 ⭐⭐⭐⭐✶

1. 소개글

화형식을 앞두고 있던 대마녀가 변절을 자청했다.
그로써 그녀는 목숨을 구하였다.
적어도 고향이 잿더미로 변하는 걸 보고, 그 뒤에나 그녀는 기쁘게 죽을 작정이었다.

마녀사냥을 이끌던 이단심문관이 대마녀를 눈에 담게 되었다.
그로써 그는 불신을 품었다.
신성한 세계를 잿더미로 만들어서라도, 그는 기어이 그녀를 살릴 작정이었다.

“전부 파괴해 주마.”

비에니의 눈이 잡힌 손목으로 향했다. 커다란 사내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는 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바라는 모든 걸 다 불태워 줄 테니까…….”

미세하게 느껴지던 떨림은 곧 잔뜩 들어간 손가락 힘에 묻혀 사라졌다.
“너 하나만 내게 내놓아.”

몇 번이나 마른침을 삼킨 비에니가 힘겹게 대꾸했다.
“신도 이 몸뚱이는 거절할 것이라 말씀하셨잖아요.”
“신께선 그리하시겠지.”

그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고저가 없었다.
“그러니 내가 거두어 한평생 눈 닿는 곳에 두겠다.”

비에니가 느리게 고개를 들었다. 무섭도록 냉담한 맥클라트의 얼굴에는 그녀에게 익숙한 절망이 깃들어 있었다.
“죽을 때 너를 안고 지옥에 떨어지는 한이 있어도.”

 

2. 줄거리

마녀 일족을 이끌었던 대마녀 비에니. 

그러나 그녀는 마녀들을 밀고하고 살아남았고, 이젠 죽고자 한다.

그런 비에니를 본 이단심문관 맥클라트는 비에니에게 혐오와 의문을 가지고 대하지만, 각종 고문을 당해 상처입은 비에니는 아이러니하게 그런 맥클라트를 가장 신사답다고 여기는데...

 

3. 주인공들

비에니(여주, 대마녀) :

피로서 짐승과 일시적으로 감응하는 능력을 갖췄다. 혈족에 내려오는 숙명으로 대마녀로서 일족을 이끌며, 세계의 재앙을 예고하는 의무를 가졌지만 그 모든걸 저버리고 살아남기 위해 마녀들을 밀고하고, 이젠 죽고 싶어한다. 검은 머리에 붉은 눈. 상처가 많지만 아담한 체구.

무심여주, 상처여주, 우울여주, 수동적인 여주, 비밀여주

 

맥클라트 햄록(남주, 이단심문관) :

카이론의 대신관의 가장 큰 총애를 받는 이단심문관. 누구보다 강하고, 많은 마녀들을 척결했지만 삶에 흥미가 없는 비에니를 보고 의문을 가진다. 은발의 푸른 눈동자로 아름다운 외모를 가졌으며 냉담한 태도를 취한다.

무심남주, 까칠남주, 냉정남주, 후회남, 타락남주, 비밀남주

 

 

4. 감상평

시작부터가 비에니가 마녀들을 밀고하고 고문당한 뒤부터 시작된다.

따라서 온 몸에 상처로 가득하고, 감옥에 갇혀있으며 나갈땐 족쇄를 차고 나가며, 주변 비에니가 상처입는걸 즐기는 쓰레기남이 있는 상태.

 

맥클라트는 비에니가 밀고한 마녀 외에 많은 마녀들을 처리해 '신의 철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  처음엔 비에니를 멀리하고 냉담하게 대하며 두고보지만, 점차 비에니가 받는 고문을 거슬려하면서, 조금씩 관심을 가지고 이후 감기는 과정으로 변해간다.

 

비에니가 있는 성을 관리하는 총책임자 포지션에 실상 대신관을 제외한 2인자에 가깝다.

마녀와 이단심문관의 입장에서 서서히 가까워지는 관계성과 두 사람의 감정선이, 건조한 필력과 함께 서사적인 느낌을 준다. 

 

처음 1권은 그냥 비에니가 안타깝고 불쌍하지만 크게 재밌지 않고 전개가 이어진다면, 2권부터는 본격적인 사건이 시작됨과 함께 맥클라드와 가까워지면서 재미가 본격화된다.

두 사람의 긴장감 도는 텐션, 아슬아슬한 감정선. 여기에 사건이 벌어지고 비에니는 열약한 상황에도 움직인다.

맥클라드 또한 비에니에게 감기기 시작하면서, 비에니의 상황은 개선되지만 그만큼 더욱 긴장감을 준다.

 

두 사람의 감정과 텐션 때문에 맥클리드가 억압적인 분위기인데, 막상 행동은 암묵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면서 비에니를 괴롭히는 모든 것들을 파멸시킨다. 동시에 무심 여주의 시점으로 봐서 그런지 막상 강압적인 행동은 없고, 결말까지 두 사람의 관계는 명확하게 지정되지 않은 상태로, 하지만 평화롭게 끝을 맺는다.

 

 

5. 총평

마녀와 이단심문관의 소재로, 서로 대립하는 사이에서 피는 아슬아슬한 감정선. 서사와 관계성 맛집.

상처입은 여주의 피폐한 상태와, 처음 냉담했던 남주가 점차 여주에게 감겨 맹목적으로 변하기까지의 과정이 약피폐한 분위기까지 합쳐 재밌다.

초반은 그저 그렇지만 중반으로 갈수록 재밌고, 마침내 결말 모든 걸 파괴하는 남주가 명장면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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