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 : ⭐⭐⭐⭐✶
1. 소개글
유명한 동화가 있다.
아버지와 새어머니가 결혼해 언니들까지 다섯 명의 대가족이 된 마음씨 착한 아가씨.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마음씨 고약한 새어머니와 언니들 밑에서 구박받는 불쌍한 그녀.
바로 그 동화, 신데렐라에 빙의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신데렐라도 아니고, 계모의 몸이란다.
서른일곱 살에 두 번이나 남편과 사별하고 심지어 딸까지 셋 딸린!
세 딸을 건사하느라 정신없는 나에게 자꾸만 접근하는 남자, 다니엘 월포드.
"키스해도 될까요?"
사윗감으로는 아무래도 나이가 좀 많은 것 같은데 왜 자꾸 접근하지?
... 아, 모르겠다.
일단 신데렐라를 왕자와 결혼시키고 조용히 살아야지.
그런데 이 동화는 정말로 '신데렐라'일까...?
2. 감상평
일단 37살에 남편을 두 번이나 잃고, 딸이 셋 딸린 극악한 조건에 빙의되고 어떻게 로판에 적응할 수 있을까? 초반엔 약간 답답한 생각이 들었다. 작품 전체적으로 답답한 세계관이다. 귀족은 굶어 죽어도 노동은 하면 안 되고, 여자는 학교에 가거나 직업을 가질 수 없는 세계관.
그곳에서 밀드레드는 가난한 살림에도 세 딸을 데뷔당트시키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다른 로판 소설 속에서 공작이나 백작가. 아님 돈이 많은 집안에 빙의하거나 손쉽게 사업을 성공시키는 것과 다르게, 직접 옷을 만들거나 리폼하는 등. 고전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면이 가득 담겨 있어 더욱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
지극히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피폐하거나 단순 힘든 상황이 아니라, 사소하지만 소시민의 삶을 살면서도 알뜰살뜰 드레스를 만들거나, 직접 빵을 치대는 식의 행동 때문에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이 작품에서 비현실적인 거라면 남주인 다니엘과 요정의 존재뿐이다.
밀드레드가 한순간 키우게 된 세 딸의 존재도 작품의 재미 중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 소설에 나오는 사람들은 단순 입체적일 뿐만 아니라 실제로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처럼 그들만 할 수 있는 생각과 행동을 하고, 점차 변화되어 간다.
밀드레드의 편에서도 무조건 그들이 옳다거나 하는 식이 아니라 그들의 단점을 보여주며 그 사람들을 인간적으로 보이게 한다.
작품 내에서 로판 장르이긴 하지만, 로맨스적 부분만이 아니라 답답한 세계관을 하나씩 바꿔나가는 밀드레드의 행보. 세 딸과의 일상, 딸들이 각기 다른 개성을 보여주면서도 점차 자라면서 실수를 배우고, 독립하며 삶의 목적을 찾아가는 방향까지 매우 여운이 깊게 남는다.
3. 소설 내 인물들
밀드레드 반스 :
남편을 2번이나 잃고, 전남편이 사업한다고 재산의 반을 가지고 간 덕분에 순식간에 가난해졌다.
검은 머리에 초록색 눈. 작품 내 계속해서 미인이라고 묘사된다. 37살에 두번이나 결혼했고, 미혼모에 세 딸을 건사해야 하는 밀드레드에게 빙의되어 동화되었다.
빙의 전 27살에서 순식간에 10년이나 나이 들고 극악한 조건에 빙의되어, 분통을 터트렸지만 이내 적응하고 세 딸을 건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빵 만들기가 취미라 식사 준비를 하는데 도움 되고, 사소하지만 쉽고 기발한 현대의 지식을 바탕으로 남주인 다니엘의 사업 파트너가 되어 점차 살림살이가 나아지고 있는 중.
아이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크며, 현명하고 당당하지만 가끔 급발진할 때가 있다. 일상 속에서, 사업할 때 톡톡 튀는 생각을 발휘한다.
다니엘 월포드:
작품 내 갈색 머리에 갈색 눈. 엄청난 미남이지만 타인에겐 담담하고 차가운 성격. 밀드레드의 특별한 점을 보고 점차 관심을 가져 이후 자연스럽게 사랑에 빠지게 된다. 작중 내 다니엘이 5살? 정도 연하다.
소문에는 암흑가를 평정했다고도 하고, 그의 눈 밖에 나면 반드시 사고를 당한다는 무서운 소문의 주인공이다. 왕가와 연이 있고 왕자의 스승이며, 레스토랑과 여러 사업을 운영해 엄청난 대부호다. 또한 예술품을 보는 안목이 뛰어나고 그로 인해 수집하거나, 중개하는 식으로도 사업한다.
사회적 통념에 물들지 않고 현대인에 가까운 사고방식을 갖고 있으며, 그로 인해 밀드레드에게 헌신적이고 지지하는 모습을 보인다. 사랑에 있어 매우 진심이어서 로맨틱하다.
아이리스 반스 :
반스가의 장녀. 갈색 머리에 갈색 눈으로 예쁘지는 않지만 곧은 자세와 당당함을 가지고 있다. 영리하지만 고집이 세고, 장녀로서 동생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을 품고 있다. 가장 귀족다운 인물.
릴리 반스 :
반스가의 둘째. 갈색 머리에 녹색 눈. 고집이 세고 사교계를 싫어하며 그림을 굉장히 좋아하며 재능을 가지고 있다. 결혼 생각이 없고, 말과 행동이 톡톡 튀며 굉장히 개성 있다.
애슐리 반스 :
반스가의 막내. 금발 머리의 푸른 눈으로 굉장한 미인으로 조각상 같다고 평해진다.
밀드레드의 재혼으로 가족이 되어서 피가 섞이지는 않았다. 또한 결혼하고 나서 아버지가 밀드레드의 재산의 반을 가지고 날랐기 때문에 밀드레드가 빙의 전 하녀 취급당하거나 집안 내에서 천덕꾸러기 신세였다. 성장하는 내내 뭔가를 가르쳐준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하는 행동이 어설프거나 생각이 어리다. 집안 내에서 가족이 되고 싶은 열망이 굉장히 커 노력한다.
4. 총평
악조건 속에서도 점차 그 현실을 바꿔나가는 주인공의 행보.
당당하며 현명한, 로맨틱한 남주와 여주의 사이.
그 시대의 고전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삶.
가족들의 일상과, 점차 아이들이 자라면서 실수도 하고 실패도 하지만 점차 자라면서 바뀌는 매우 사람다운 이야기.
소설 내 모든 인물들이 그 시대의 인간인 것처럼 각자의 생각을 가지고 서로 영향받아 점차 달라진다.
진짜 여운이 깊게 남아, 사람들의 인생을 본 듯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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