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개글
건륭 6년 2월 초이튿날.
자금성에 새로운 궁녀가 들어왔다. 세상 전부였던 언니, 위영녕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기 위해.
"천만 명이 내게 침을 뱉어도 그 침이 마를 때까지 기다렸을 거예요. 무릎을 꿇고서라도 때를 기다렸겠죠. 진실은 언젠가 밝혀지기 마련이니까."
"달걀로 바위를 깰 수는 없어."
모두가 똑같이 말했다. 하지만 그들은 몰랐다.
"네. 제가 바로 그 망할 바위예요."
달걀은 영락이 아니라, 영락을 건드린 쪽이라는 걸.
2. 줄거리
언니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자금성의 궁녀로 들어간 위영락.
그녀는 뛰어난 수 솜씨를 발휘하며 침방에서 일하게 되고, 뛰어난 기지와 영리한 머리로 영락을 해치려는 사람들을 도리어 물 먹이며 하나씩 단서들을 조합해 간다.
한편 남아있는 단서로 영락은 황후의 남동생인 부찰부항을 의심하게 되고, 진실을 밝히려 황후와 부찰부항에게 접근하는데...
3. 감상평
언정 소설 특유의 로맨스는 약하고 황실 모략 중심, 복수물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간다.
영락이 예쁘장한 외모에 영리한 머리. 의리 깊고, 남들에게 배로 갚아주는 성격으로 금세 황후의 총애를 사게 되고, 영락 또한 언니를 생각나게 하는 황후를 진심으로 따르게 된다.
부찰부항 또한 남들과 다른 영락을 의심스러워 하지만, 어느새 관심있게 지켜보고 빠져들게 되는데..
영락을 중심으로 하는 인간관계 속에서도 황후와 후궁간에 일어나는 궁중암투들. 황제와 대신들의 정치싸움 등이 일어나면서 영락은 사건에 휘말리고 해쳐 나오는 등. 파란만장한 나날들을 지내게 된다.
영락과 부찰부항. 황제간에 일어나는 로맨스지만, 부항과 이별하고 복수하기 위해 후궁으로 들어서면서 사실상 삼각관계는 아니다. 그냥 부항은 마음을 깊이 감추고 한결같이 사모하지만, 영락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마음을 죽이고, 황제는 발칙한 영락에게 빠져드는 마음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여기에 나온 남주들이 내편인듯 아닌듯. 거의 모든 것이 완벽하지만 치명적인 단점 하나씩을 가지고 있어서 정이 가지 않고, 도리어 영락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를 보게 된다.
캐릭터들이 일관성 있고, 밀도 있으며, 궁중 모략이 치밀하게 잘 짜여진 글.
하필 드라마를 보고 소설을 나중에 봐서 아쉬운 감이 있다. 다만 주인공인 영락의 연기가 천진난만한 척 연기할 때 어색했던걸 보면, 오히려 소설 먼저 봤을 때 드라마가 재미없었을 것 같기도 하다.
자료를 찾아보니까, 소설이 중국 번역 작품이 아니라 드라마를 그대로 받아서 한국에서 각색한 작품이라고 한다.
어쩐지 중국 특유의 분위기가 잘 안느껴지고 친근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
주인공이 매우 영리하고 냉정하며 이성적인데 한편으로 의리도 깊어서 한번 믿으면 끝까지 챙겨주려고 한다.
주로 자신을 챙겨준 언니와 황후의 복수를 끝까지 해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자금성 내의 정치/암투/모략이 휘몰아치는 가운데 등장인물들의 내편인 듯 미묘한 남주들.
끝까지 영락의 편이 되어주지만, 허무하게 목숨을 잃은 사람들.
영락의 적으로 영락이 하나하나씩 수를 둬가며 해치우는 적들.
각각의 관계성으로 드라마를 먼저 봤음에도 재밌게 읽은 소설이다.
4. 총평
유명한 중드의 연희공략을 각색한 소설.
빈틈없는 서사와 다양한 인물들. 매력적인 성격의 영리한 주인공.
치밀한 모략을 펼치며 끝끝내 복수를 이루는, 주인공의 복수물이 매우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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