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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리뷰/판타지, 현판, 퓨전

[판타지 리뷰] 후작가의 그림자가 살아가는 법 (진유)

by ahslxj15 2022.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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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 ⭐⭐⭐✶

1. 줄거리

어린 나이에 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주인공. 그러나 주인공을 본 가주는 자신의 아들과 비슷한 외모를 보고 그의 대역으로 삼기로 마음먹는다. 그렇게 후계자의 대역이란 역할로 훈련받기 시작하고, 각종 검술과 교양을 배워가며 자신의 천재적인 재능을 드러내보인다. 그러나 정작 진짜 아들은 재능 없는 망나니로 자라나면서, 찌질함과 여자를 밝히기만 하는 현실이다.

 

그렇게 주인공은 후작가의 이름을 높이기 위해 진짜 대신 검술 대회에 나가서 우승하거나, 중요한 모임에 그의 대역으로 나가는 일이 종종 생기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아카데미 입학을 앞두고, 진짜는 절벽에서 떨어져 마차 사고로 죽어버리게 된다. 하필 아카데미에 대역으로 나간 주인공이 수석으로 입학한 상태에서 "아직 후계자는 죽으면 안된다"라는 가주의 명령에 후계자가 죽었다는 사실은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대신 많이 다쳐서 기억을 잃어버렸다는 설정으로 아카데미에 다니게 되었고 이제는 대역이 아닌 진짜로서 나서게 된다. 이제까지 이름을 잃어버렸던 주인공이 드디어 시안이란 이름을 대신하며 나서고, 본격적으로 자신의 진짜 이름을 찾을 기회를 노리며 아카데미에서 생활하는데.... 아카데미의 인맥과, 언젠가 가주를 상대할 생각을 하며 강해지기로 결심하는게 이 소설의 초반이다

 

2. 주인공

주인공답게 재능 있고 뛰어나다. 성격도 상당히 침착하고 작품 내에서 분노할 일이 거의 없다.

본인이 배웠던 검술들을 종합적으로 모아 필요한 것만 추출할 정도로 검술 실력도 뛰어나다. 본래 진짜였던 시안이 망나니답게 여기저기서 원한을 사고, 평판도 안 좋지만 그런것에 아랑곳 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서서히 주변에서 그런 주인공의 성격과 능력을 인정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고구마가 살짝 있을 법하지만 결국 없다. 

 

평생 그림자 속에서 살아왔던 터라 사교성이 좋지 않고, 진짜의 평판 때문에 인맥을 만드는걸 어려운 모습을 보인다. 그렇지만 조금씩 동료를 만드는 과정으로 서서히 전개되어서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다. 

 

3. 세계관

아카데미물답게 주변 배경이 거의 학원물이다. 가끔 실습을 나갈 때나, 후작가에 들어갈 때 빼고는 거의가 그렇다. 수인족과 요정족이 살짝 등장하는 게 아니라 작품 내내 보일 정도로, 자연스럽게 보통으로 존재한다. 악마들이 감초처럼 등장하면서 주인공의 힘이 되거나 적이 된다.

 

주변인들과의 관계성은 괜찮다. 다만, 조연들이 엑스트라처럼 잠깐 잠깐 드러나는 식이라 초중반에 서사가 있던 조연도 중반부에는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여자 캐릭터가 조금 많이 드러나는데 하렘식은 아니고 그냥 친구나 라이벌, 동료로 나타난다.

 

4. 총평

전체적으로 부드럽게 넘어가는 필력이다. 오랜만에 읽어볼 만한 무난한 성장물. 크게 고구마도 사이다도 없지만, 필력이 있어서 전체적으로 준수한 소설이다. 작품 중반부에 루즈해지는 면이 살짝 있지만 다르게 말하면 중간까지는 끊기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다.

 

고구마가 거의 없는 사이다스러운 전개이긴 한데, 그렇다고 생각 없는 사이다는 아니라 볼만하다.

막 흥분될 정도로 재밌는게 아니라 부드럽게 물 흐르듯이 넘어가는 느낌이다.

점점 강해지는 모습도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다. 

 

5. 작품 내 명장면

어릴 때는 무작정 염노가 가르쳐 주는 검술을 익히기만 할 뿐이었다. 아무런 의문도 없이 그저 주는 대로 소화하는 나날. 그런 그가 갑갑함을 느끼기 시작했던 것은 14살이 되던 해였다.

-이 동작은 필요 없는 거 아냐?

비고에서 가져온 중급 수준의 검술들. 어른 그의 눈에 그 검술들은 조악하게만 보일 뿐이었다. 왜 여기서 이렇게 움직이라는 거지? 이 부분은 빼는 게 훨씬 좋지 않을까?
그때부터 그는, 스스로가 익힌 검술들을 정련하기 시작했다.

불순물을 여과하여 흙탕물을 깨끗한 물로 만들 듯이, 의미가 없는 동작을 없애고 최대한 간결한 초식만이 남도록. '적의 눈을 양옆으로 현혹하여 빈틈을 만들어 내려치는 검술' 따위 그의 눈에는 지저분하기 짝이 없었다.
그가 익혔던 것이 기껏해야 중급의 검술이기 때문일지도 몰라도...

어찌 됐든, 그렇게 3년 배웠던 모든 검술을 쪼개고 쪼갰다.
화려하기만 한 겉껍질을 모조리 벗겨내고 그 중심의 알맹이만을 남겼다. 신기하게도 그렇게 하자 많은 검술들이 겹쳐졌다. 처음부터 하나였다는 듯이.

결국 모든 검술의 뿌리는 같다는 것이겠지.

상천검

찌르기와 내려치기, 그리고 베어 가르기, 셋으로 이루어진 그만의 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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