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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리뷰/판타지, 현판, 퓨전

[퓨전 리뷰] 마검왕 (나민채)

by ahslxj15 2022.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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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 ⭐⭐⭐⭐⭐

1. 소개글

 '신비한 거울'로 빨려 들어간 고등학생 정진욱. 그곳에서 만난 알 수 없는 노인은 정진욱에게 온갖 해괴한 방식으로 수련을 시키고, 이내 노인이 없어졌을 때 '검마'라는 노인을 만나 그곳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

 

2. 작가님의 다른 작품

죽지 않는 무림지존, 대장장이, 몬스터 헌터, 사야지존, 반로환동, 하크, 천지를 먹다, 전생자

 

3. 줄거리 및 감상평

모든 게 평범하던 정진욱은 어느 날 알 수 없는 거울에 빨려 들어가 미친 것 같은 노인을 만난다. 노인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며 정진욱을 억지로 움직이게 해 수련을 시키는데... 정진욱은 기괴한 상황과 느껴지는 고통으로 반항도 해보지만 무력하게 제압당한다.

 

끝내 포기하고 자신이 강해진다는 걸 느낀 정진욱은 적극적으로 수련에 임하고, 마지막 순간 노인은 정진욱에게 내공을 건네주고 죽고 만다. 황망해진 정신 속에서 멍하니 있을 때 갑자기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게 된다. '검마'라는 노인은 정진욱을 보고 교주님의 후계자라며 혈마교로 모시고 가길 청하고, 알고 보니 자신을 가르친 노인은 혈마라며 혈마교의 교주였던 것.

 

혈마교의 암투에 휘날리며 정진욱은 거울을 통해 현실세계와 무협 세계를 오갈 수 있는 것을 발견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현실 세계에 가는 동안의 무협 세계는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는 것. 이를 통해 정진욱은 빠르게 강해지고 고생 속에서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과 함께하지만 혈마교에 봉인되었던 흑천 마검이 현실세계로 이동하면서 재앙을 일으킨 것을 발견한다.

 

정진욱은 이를 수습함과 동시에 본래 흑천마검을 봉인했던 검집을 고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하고, 그로 인한 인연으로 또 다른 사건들이 시작된다.

 


-스포 있음

 

주인공이 힘을 가지고 양아치를 처리하거나 갱단을 처리하는 등. 오히려 사건을 불러 일으킨다고 주인공을 못마땅하게 보는 독자들이 많았다.

 

그때는 그러려니 넘겼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오히려 그 나이대답고 그럴만하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 책을 끝까지 읽다 보면 주인공이 엄청 고생하면서 정신연령이 점점 성숙해진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책을 읽을 당시에는 필력에 사로잡혀서 잘 느끼지 못하지만 다 읽고 나서 초반의 주인공과 후반의 주인공을 비교해보면 마음가짐이나 말투 등 많은 것들이 달라진 것을 체감할 수 있다.

 

확실히 주인공이 불필요해 보이는 일들을 많이 일으키긴 하다. 현실 세계에서 혈마교를 창시하는 일들이 그렇다. 하지만 그로 인한 결과가 결국 주인공에게 어마어마한 결과가 되어 돌아온다. 무려 세계의 수많은 나라들과 싸우게 된 것이다. 심지어 핵까지 흡수한다. 주인공의 쓸데없는 짓 중 하나가,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으로 돌아오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세계와 무협 세계. 판타지 세계와 sf 세계를 이동하면서 점점 강해지고 새로운 영혼의 힘을 깨닫고, 얽혀 있는 비밀을 알게 된다. 인과율의 방해로 모든 것을 잃고 비참하게 생활한 적도 있지만 점점 신과 같은 존재로 거듭나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책이 34권인데 초반에 24권으로 착각해서 얼마 남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하면서 읽었다. 남은 분량을 체크하면서 읽었지만 20권까지 읽고 도저히 결말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다시 확인해보니 10권 분량이 더 남아있어서 들뜨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전체적으로 오래 쓰신 작가님답게 재밌었다. 

 

정진욱은 먼치킨이지만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적들은 초월적이라 방심할 수가 없다. 현실세계에 넘어가 있는동안 혈마교가 멸망해 남은 교도들을 이끄는 모습은 망국의 왕을 연상하게 했다. 그때 묘사했던 사막의 풍경은 현재의 중국 신강 위구르 자치구 타클라마칸 사막에 위치한다. 이 같은 쓸쓸한 배경과 모든 걸 잃고 비참하게 이끌어야 하는 장면이 잘 어울려서 기억에 오래 남을 정도로 잘 묘사했다.

 

이 작품의 적들은 중반부까지는 흑천마검이 최고로 위협적이었지만 그 밖의 백운신검, 무림맹주인 옥제황월 등이 나타난다. 새로운 적이 나타나면 그 적을 물리칠 때까지 어떻게든 힘을 길러 죽이려 노력하니 작품의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다.

세계를 건너면서 많은 인연들을 잃고 홀로 해쳐나가는 그 옆에는 언제나 흑천마검이 함께 있다.

 

비록 봉인되 있는 날들이 많아 대화를 나눌 수 없을 때도 많지만 그 존재만큼은 언제나 함께 한다. 무협 세계나 현실 세계. 판타지 세계에 있는 사람들은 인연을 깊게 나누어봤자 그 세계에 국한될 뿐. 때문에 흑천마검은 처음은 귀신같은 모습으로 나타나고, 재앙을 일으키는 악신의 형상이었다가 점점 두 사람은 악우처럼 정을 주고받게 된다.

 

흑천마검은 반신의 존재라 아직 인간인 정진욱이 아무리 강해봤자 쉽게 넘어서기 힘들다. 두 존재는 합일을 통해 의식과 힘 모두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는데 이때는 정진욱도 흑천마검의 존재도 아니다. 맞서기 힘든 적을 상대할 때 합일된 존재는 '교주는 어리석다. 굳이 인간의 형상을 취할 필요는 없다' 식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다만 합일로 인해 흑천마검이 정진욱의 영혼을 장악할 수 있다. 그로 인해 흑천마검은 자신의 봉인을 풀고자 한다. 합일된 존재의 의사나 영혼의 장악력은 힘이 더 강한 존재에 따라 달라진다. 초반에 위기에 종착할 때 합일을 사용했다가 끊임없이 후회할 정도로 그 부작용이 극심하다

 

 흑천마검의 힘이 더 강할 때는 사용하면 할수록 흑천마검의 영향으로 피와 살인에 취해 쾌락 살인과 대량 살인의 성격을 띤다. 실제로 핵 연구소를 습격해 핵 에너지를 흡수하거나, 미국 군인들을 몰살시키는 등. 한 나라의 수도에 있는 인간들을 어린아이와 여인 가리지 않고 모조리 죽여버린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점점 두 존재의 힘이 역전되며 고생을 함께 하는 등 동료애가 쌓이면서 점점 서로를 위하기 시작한다.

 

4. 총평

세계관에 따라 달라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주인공이 초반이나 현실세계에 있을 때는 답답하거나 치기 어린 면이 있지만, 무협세계나 판타지 세계를 오가면서 달라진 분위기의 주인공을 엿볼 수 있어 그 필력에 감탄하게 하는 작품이다.

 

예를 들어 무협은 어린 왕에서 성숙한 왕으로 가는 느낌이라면, 판타지 세계에서는 고독하면서도 떠돌아다니는 절대자를 볼 수 있다.

 

또한 반전으로 인한 재미를 후반부에 적절히 밝혀내 독자들의 시선을 놓게 하지 않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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