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개글
“괴로움이 나를 끝내기 전에
내가 먼저 괴로움을 끝내는 방법을 찾고 있어요.”
화가였던 아버지의 자살 이후 화가가 되지 않기로 결심한 소년, 파도 조르디.
그는 그럼에도 틈틈이 흙 위에 그림을 그리다 결국 화가의 길을 걷게 된다.
뛰어난 동료 화가들에 대한 동경과 질시, 비정한 현실 속에서 어긋나버린 마음들.
괴로움이 가득한 세상을 걸어가면서 그는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하지은의 대표작 『녹슨달』 개정판 출간!
시세로의 이야기를 담은 외전 수록!
2. 줄거리
화가였던 아버지의 자살을 보고, 절망했던 소년 파도 조르디.
신부님의 보살핌으로 굶지 않고 지내지만, 어느날 자작의 눈에 들어 그 집 하인으로 들어가게 된다.
아버지처럼 죽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으면서 모래로 그림을 그려보지만 파도에겐 왠지 모를 열망이 존재했다.
시간이 흐른 어느날. 파도는 그 집주인인 자작과 어느 여인과의 밀회를 목격하게 되는데...
아름다운 한쌍이라고 여겨 두 사람의 그림을 그렸지만, 그 그림을 자작에게 들키고 난 후 어째서인지 자작의 초상화 의뢰를 받게 된다.
이후 자작의 소개로 공방의 도제로 들어가, 이름 높은 화가 벡리의 제자가 되지만 벡리는 늙고 힘이 없어 파도를 방치하고 대신 그의 제자 시세로와 마음 넓은 레오나드와 인연을 맺게 되는데...
그러나 파도는 항상 심술궃고 사사건건 참견하는 시세로가 맘에 들지 않는다.
그리고 초상화값을 준 자작은 때때로 그림을 그려줄 것을 요구하지만, 다음날 자작은 자살하고 이후 파도의 삶은 파란만장하게 흘러가고 만다.
3. 감상평
재능이 있지만, 그보다 뛰어난 천재들이 수두룩한 공방에서 사랑에 울고 웃으며, 상처와 인생에 허덕이는 주인공의 감정에 매우 이입되고 만다.
필력 자체가 사람을 빨아들이듯 독특한 분위기가 있는데, 글로 표현하는 묘사가 어째서인지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소설.
주인공 자체는 세기의 천재도 아니고, 곁에 더욱 매력적이고 천재다운 인간들이 많으며 오히려 추하고 결점도 두드러지는 인간이지만 그런 주인공의 시점으로 표현되는 이야기가 매우 독특해 한번 읽으면 그 특유의 분위기와 여운이 매우 크게 남는 소설이기도 하다.
여기에 중세시대 특유의 분위기. 귀족과 기사. 신과 악마, 이단으로 몰고 가는 사회적 분위기가 매우 실감 나게 흐른다.
그 속에서 살아가는 주인공. 파도 조르디가 죽기까지의 일생을 마치 영화처럼 묘사했는데 흡인력이 매우 커 어느새 몰입하듯이 보게 된다.
더욱이 스승인 벡리. 같은 공방에 천재적인 화가들. 시세로와 레오나드.
특히 시세로와 레오나드. 그들끼리의 과거와 관계성에서 1인칭 주인공의 시점으로서 조금씩 밝혀지는 그들의 입체적인 내면이 매우 매력적으로 비친다.
마치 영화 한편을 본 것 같이 몰입되는 이야기 속에서 상처 입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그들의 생생한 모습을 보며, 책을 덮으면 그 여운이 크게 남는다.
4. 총평
중세 특유의 화려함과 꽉 막힌 시대상에서 화가라는 소재를 매우 잘 녹여내어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여기에 결점 많은 주인공이 살아가며 겪는 다양한 사건의 묘사가, 그 독특한 분위기와 필력으로 마치 한 편의 아름다운 영화를 본 것만 같이 여운이 크게 남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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