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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리뷰/언정, 동양풍

[동양로맨스 리뷰] 여러 해를 사는 나무여 (디기탈리스)_나른 섹시한 요물 남주가 퇴마사 여주와 얽히는 이야기

by ahslxj15 2023.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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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 ⭐⭐⭐⭐⭐

1. 소개글

칠흑 같은 시대. 요수를 봉인하는 퇴치사가 되기 위해 사내로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동생을 살려준다면 부와 명예를 안겨다 준다는 수하라의 지주를 만나고, 그에게서 강한 요수의 기운을 느낀다.

“저는 송덕에서 가르침을 받은 자경이라고 합니다.”

이 자는 과연 사람일까. 요수일까.

“나를 꺼내줘.”
“…….”
“이 나락 속에서.”

결국 요수이든 사람이든. 나는 그의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

“나는 네 그 무모함이 좋아.”
“뭐?”
“네 요사스러운 기운도 좋고. 그 머리 아픈 노랫말도 좋아.”

요사스럽다니. 난생처음 들어 본 말에 어처구니가 없어 입술을 깨물었는데.
요수는 술이 넘실거리게 따른 잔을 내 앞으로 밀었다.

“자경아.”
“그리 부르지 말라 했을 텐데.”
“너 계집이지.”

요수는 천천히 흐느적거리는 뱀처럼 미끄러져 내 앞으로 다가와, 그 사특한 손을 내 턱에 가져다 댔다.
위험한 자였다. 한데 나는 왜…….
이 자를 거부할 수가 없는 것일까.

“나와 몸을 섞으면 섞을수록, 우리의 기운이 만나 나를 잠재울 수 있어.”

나락으로 끌어내릴 듯, 음험한 목소리가 귓가로 흘러들어왔다.

“다 잠재우면. 그때 나를 봉인해.”

 

 

2. 줄거리

가난한 산골 마을에서 태어나 부족하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었을 때, 글을 배우고 싶다는 자경과 반대하는 어머니가 부딪히고 그날 밤 어머니는 실종되고 만다. 처음엔 금방 돌아올 거라고 여겼으나 며칠이 지나도 돌아오지 못하고, 어머니뿐만 아니라 다른 여자들까지 사라져 결국 마을 사람들은 요수를 퇴치하는 퇴마사를 부른다.

 

없는 살림에도 마음 사람들이 한두푼 모아 퇴마사를 부르지만, 퇴마사는 어딘가 못미덥기만 하다.

며칠을 시간만 죽이고 한가롭게 있다가 바닷가에서 노래 몇 소절 부르고 끝나는 것에 자경은 폭발하고 그날 밤 퇴마사를 찾아가 따지지만 퇴마사의 설명에 그가 최선을 다했음을 알게 된다.

 

차라리 나를 가르쳐 퇴마사가 되게 해달라고 빌지만 여자는 퇴마사가 될 수 없다고 거절당하고, 그날 밤 돌아온 자경은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고 그녀의 몸에 신이 깃들었음을 알게 된다. 퇴마사는 차라리 그 신을 넘겨달라고 얘기하지만 자경은 차라리 이제부터 여자로 살지 않겠다고 맹세하고 가르침을 받기 시작한다.

 

그 날 이후 퇴마사는 자경을 제자로 받아 요수 잡는 법을 알려주고, 고향을 떠나 같이 지내며 요수를 잡던 자경은 같은 스승 아래 있던 아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무시무시한 요수가 있다는 곳으로 향하게 되는데....

 

 

3. 주인공들

자경(퇴마사, 남장여자, 여주) :

요수를 퇴치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강력한 신을 모셔 실력 좋은 퇴마사다.

고집이 세고 강직한 성격이지만, 약한 사람들을 보면 물러지며, 마음 한편엔 연민과 정을 품고 있다.

요수에게 시달리는 양기석을 보고 가엾게 여겨 정을 주고 만다.

 

양기석(수하라의 지주, 나무 요수, 남주) :

풍요로운 수하라의 지주로, 동생이 요수에 시달리고 있다고 소문을 내 천하의 퇴마사들을 집으로 불러 풍족하게 대접한다.

그러나 사람을 놀리고 장난감으로 삼아 자경에게 좋지 못한 첫인상을 준다.

매우 뛰어난 미모의 남자로 나른, 섹시, 병약한 분위기를 풍긴다.

 

 

4. 감상평

-장점 :

  • 배경 설명과 옛날 사람 특유의 말투가 필력과 합쳐져 동양풍 느낌이 물씬 난다.
  • 남주가 매우 매력적이다. 그 일대를 꽉 주름잡는 지주가 요수에게 시달린다고 하며 여주에게 약한 척하지만, 밤에는 요수로 변해 여주를 속이는 이중성. 그 뒤의 후회물. 여주를 향한 집착과 인외존재 특유의 나른함과 색기가 합쳐져 특유의 독특한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 둘의 수명차이로 인해 남주가 안달복달 하는 것도 재미있는 포인트.
  • 여주의 매력도 지지 않는데 퇴마사 특유의 꼿꼿함, 강직함이 느껴지면서도 남주와 관계를 갖고 차츰차츰 애정에 물들어버리는 게 너무나 납득가면서도 여주 특유의 개성이 느껴져서 좋았다.
  • 초반 요수의 정체는 무엇일까 하는 미스터리와 점차 밝혀지는 전개가 작품의 몰입도를 높게 한다.

 

-단점 :

  • 초반 요수가 지주인 형인지, 그 동생인지, 남주가 진짜 인간인지 아님 요수가 둔갑한 건지 살짝 헷갈리는 면이 있다.
  • 너무 짧아서 아쉽게 느껴진다.

 

 

5. 총평

동양풍 분위기가 물씬 풍겨지는 소설.

퇴마사 여주와 요수인 남주의 관계성이 매우 맛집이다.

여주와 남주의 매력을 필력 있는 묘사로 인해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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