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 : ⭐⭐⭐⭐
1. 소개글
◆ 나비의 자살
「내 거미줄에서 평온을 찾는 거다.」
아버지가 떠나 버린 뒤, 어머니로부터 학대당하는 수한.
여진은 그러한 수한을 친구로서 옆에서 보살펴 준다.
그러다 어느 순간 자신의 감정을 깨닫게 되는데….
이제 알았다. 수한의 어머니. 그녀는 미친 게 아니었다. 단지 독점하고 싶었던 거다.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고 혼자만 차지하려고 했던 거다.
수한의 미소를. 저 예쁜 미소를.
그 여자는 나와 동류였다.
주체 못 하고 흘러나오던 웃음이 일순 가라앉았다. 복도에 나열되어 있는 숱한 교실 문 중 하나를 지나치는 순간 얼핏 내 얼굴을 봤다. 스스로가 놀랄 정도로 차갑고 매서웠다.
XX년 10월 23일 오후 4시.
그렇게 나는 사랑에 빠졌다. 그것을 자각했다.
2. 줄거리
아버지가 떠나고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수한은, 미쳐버린 어머니의 집착 아래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었다.
나날이 아버지를 닮아가는 수한을 보고 어머니는 아버지와 동일시하는가 하면 때로는 원망하며 학대하고, 수한이 감정을 드러날 때마다 발작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런 수한의 유일한 의지처는 옆집에 사는 소꿉친구 여진.
늘 여유로우며 단단한 모습인 여진에게 수한은 내심 그를 의지하고, 오랜 시간 남몰래 짝사랑하고 있었다.
그런 수한의 마음도 모르고 여진은 운명의 사랑을 만나고 싶어, 많은 여자들을 만나고 다닌다.
한편 방과 후 교실에서 집에 들어가기 싫은 수한에게 위로하듯 투정버리는 여진을 보며 수한은 웃어버리고, 그런 수한의 모습을 본 여진의 반응이 어딘가 심상치 않은데....
3. 주인공들
김수한(수) :
오랜 시간의 학대로 인해 표정은 무심하고 상처에 둔감하며, 말투는 남자답다. 반면 어릴 때부터 스스로를 돌봐야 했던지라 요리를 매우 잘한다. 스스로를 나약하다고 여기며 자신에게 일희일비하지 않는 '강한 사람'을 이상형으로 삼고, 언제나 여유로워 보이는 여진을 오랜 시간 짝사랑하고 있다.
선우여진(공) :
수한의 옆집에서 부모님의 방임으로 혼자 살고 있는 고등학생. 그러나 풍족한 환경과 부모님의 무관심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성격. 뛰어난 외모와 능청스러움으로 인기가 많아 여자를 많이 만나고 다니지만, 본인은 삘이 오는 사랑을 찾고 있는 중. 사실 본인 맘에 든 사람을 제외하곤 매우 냉정하고 잔인한 모습을 갖고 있다.
3. 감상평
이 글은 공수인 수한과 여진. 친구인 진오의 시점으로 나눠서 보여준다.
공통된 모습을 각각의 시점으로 보는 것도 묘사되어 있지만, 각각의 개인적인 모습도 있어서 그들의 다른 면모가 재밌다.
짧은 단편인데도 세 사람 시점의 분량이 거의 공평하다 보니 지루한 틈 없이 순식간에 읽어나갈 수 있었다.
제목에 나왔다시피 나비와 그를 붙잡아둔 거미줄은 수한과 여진을 상징한다.
사랑을 깨닫고 끝내 수한을 독차지하기 위해 과감하게 수를 쓴 여진의 모습이 그의 시점으로 드러나는데, 그런 집착적인 모습이 특유의 오싹함과 함께 재밌어서 흐뭇하다.
특유의 분위기 있는 묘사가 좋다.
옛날 글이라 약간의 오글거림. 올드한 면이 있긴 하지만 다소 특이한 느낌과 함께 기본적으로 재밌다.
특히 여진의 오싹하면서도 집착적인 모습. 수한의 무심한 겉모습, 친구인 진오의 친근감 있는 모습이 어울려서 시너지가 좋은것 같다.
4. 총평
학원물 소재의 분위기 있는 필력.
공, 수와 친구. 3인의 시점으로 나눠서 보여주지만 단편이라 짧고 후루룩 읽기에 좋다.
옛날 글이라 약간의 오글거림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특이하고 재밌으며, 각각의 인물들에게 감정이입하게 하는 묘사가 좋아서 캐릭터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5. 소설 내 장면
"처음이 곧 마지막이야"
...
"아무리 자유로워도 결국 내 손바닥의 자유에 불과했다는 걸, 죽을 때까지 깨닫지 못하게 할 거야.
수작 부리는 것들은 의심 안가는 수준으로 제거하고 몇몇 년놈들에게 배신을 당하게 하는 것도 좋겠지.
그럼 여자고, 남자고 누구도 믿지 못하게 될거 아냐. 나한테만 의지하고, 나만을 믿겠지.
그렇게 스스로 내 거미줄에서 평온을 찾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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