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 : ⭐⭐⭐⭐✶
1. 소개글
"저한테 급하게 사과하셔야 할 이유라도 있으세요?"
자신의 열등감으로 인해 남주인 도윤을 괴롭히다가 결국 도윤에게 복수당해 불우하게 삶을 마감하는 악역에 빙의한 승현. 그는 복수를 피하고 안전하게 출가하기 위해 도윤과 원만한 관계가 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런 승현을 보는 도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한데....
2. 줄거리
방송국에서 조연출로 일하고 있었던 승현. 밤늦게 길을 가다가 트럭에 치이고 만다. 깨어나 보니 낯선 환경이 그를 반겼지만, 곧 대히트한 막장 소설의 재벌집 증손. 어릴 적 남주를 괴롭히고 트라우마를 심어준 찌질한 이복형에게 빙의됐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대로 가다간 여주인공을 납치하고 끔살당한다!
마침 빙의한 때는 소설 시점에서 몇년전. 시간은 충분히 있다는 걸 확인한 승현은 도윤에게 잘해주려 하고. 어릴 적부터 승현에게 학대당했던 도윤은 승현을 경계하고 거부하지만, 계속되는 사건으로 그를 도와주는 승현에게 점차 이끌려 가까워지는데...
승현은 점차 미래를 위한 준비를 시작하고, 그로 인해 승현을 둘러싼 환경은 미세하지만 확실하게 달라지기 시작한다.
3. 주인공들
최승현(박승현)(수) :
원작의 악역. 남주에게 트라우마를 심어줄 정도로 괴롭혔다가 남주가 성장한 후 끔살당하는 인물.
원작의 남주인 최도윤과는 7살 차이가 난다. 빙의 전 조연출을 맡을 정도로 방송일에 관심이 많으며, 본래 다정한 성격이었지만 원작의 지식으로 더 다정해졌다.
다정 유죄의 대표격인 인물. 본인 피셜로 매우 야비하게 생겼다고 하지만, 주변 평으로는 잘생겼다고 한다.
최도윤(공) :
본래 어머니와 기초수급자 지원을 타 먹을 정도로 매우 가난하게 살았다. 더불어 어머니의 학대까지 받으면서 자라다가 재벌집 아버지 때문에 형제들이 있는 집으로 들어와 살게 된다.
공부도 1등. 운동도 만능. 요리도 잘하며 모든 것에 먼치킨 같은 인물이고, 모델 뺨치게 잘생겼다.
아무도 편을 들어주지 않는 집안 내애서 유일하게 다정하게 대해주는 최승현에게 점점 감기기 시작한다.
4. 감상평
필력이 좋아서 잘 읽힌다.
두 사람의 나이차가 큰 것도 괜찮다. 결국 7살 차이가 나다 보니까 어리게 볼 수밖에 없는 수와 어리광 부리면서도 의지하는 공의 케미가 괜찮았다.
모든 면에서 완벽한 조건을 가진 수지만, 모종의 비밀을 품고 버려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대비한다거나, 도망칠 장소를 미리 확보한다는 속사정 때문에 긴장감 도는 사건들이 일어난다.
이런 점이 재미를 더해준다. 두 사람의 나이차가 크고, 겉으로 형제 관계다 보니 수는 전혀 공의 감정을 눈치채지 못하고 공은 괴로워하다가 헤어지는 재회물이기도 하다.
말없이 헤어졌다가 다시 말도 없이 돌아와서 화난 수였지만, 전처럼 친근감 도는 사이보다는 은근한 긴장감이 도는 가운데 수는 눈치채지 못하고, 은은하게 도는 집착이 재밌었다.
워낙 사건물 위주와 은근한 감정 서사다 보니 두 사람의 관계성은 후반까지도 크게 진척이 없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삽질과 필력 있는 감정 묘사 때문에 전체적으로 재밌던 소설.
5. 소설 내 장면
울어? 내가 울 정도로 싫은 거야?
도윤이 물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형은 왜... 돈도 많아요? 형 옆에 있으면 제가 너무 초라해져요. 저는 형한테 아무것도 해 줄 수가 없어요."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도윤에게 그렇게 어마어마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말았다. 나는 뭐가 문제인지도 몰랐지만 일단은 아이를 달래기 위해 다급하게 말했다.
"도윤아 뭐... 뭐 필요한 거 있어? 뭐 사 줄까? 아니다, 주식 양도해줄까? 일단은 내 거 먼저 줄게. 더 필요하면 할아버지한테 말씀드리면 돼."
"... 그런 게 문제예요."
도윤의 지적에 나는 입을 다물었다. 그는 이제 소리도 없이 눈물만 줄줄 흘리고 있었다. 과거에 내가 도윤을 처음으로 달랬을 때 보았던 장면과 완벽하게 일치하는 모습이었다. 그때는 어머니의 비수 같은 말이 도윤을 상처 입혔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뭐가 이 아이를 이렇게 서럽게 만든 건지 알 수가 없었다.
"형은 너무 다 가지고 있어요... 제가 끼어들 틈이 없어요. 제가 끼어들면 형의 완벽한 인생에 흠집만 나겠죠."
"그게 무슨 소리야, 도윤아. 너는 존재 자체가 완벽한 사람이야. 이 모든 세상이 너를 위해 만들어져 있다니까. 진짜야!"
그러나 도윤은 내 말은 들리지도 않는 사람처럼 조용히 눈물만 흘리며 말을 이었다.
"근데 형이 저 때문에 불행해지는 건 싫어요. 근데 형도 저 때문에 조금은 불행했으면 좋겠어요. 아니야, 아니에요... 죄송해요. 형은 행복해야 돼. 사실은 거짓말했어요. 저 형 안 싫어요. 너무 좋아요. 너무 좋아서 싫어요."
5. 총평
너무도 다정한 수와 점점 휘감기는 공. 이끌려가는 주변인들.
사건 위주의 재벌물, 성장물, 리맨물.
필력 있는 감정 묘사로 두 사람이 서로 친해져 가는 느낌을 잘 표현했다.
사건 위주라 긴장감 있는 부분도 있고, 완급조절도 괜찮지만, 전체적인 로맨스적인 부분은 후반에 나올 정도로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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