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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리뷰/bl

[BL 리뷰] 춘설에 물들다(하유)

by ahslxj15 2022.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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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님의 다른 작품 : 나이트 오브 런던, 나의 일류샤, 도덕과 불능의 종말, 버니 아일랜드, 블라인드, 레터스, 마르셀 아믈랭의 우울

점수 : ⭐⭐⭐

1. 소개글

"달빛이 들어오는 위치인데, 발도 걷지 않고 이 어두침침한 곳에서 술잔을 기울였는가? 운치 없기는."
"잠깐 눈이 부셨을 뿐이네."
"저 달빛에?"
"암, 달빛도 눈이 부실 때가 있지."

우겸은 희미하게 웃으며 사내에게 잔을 내밀었다. 잠깐 스친 손길은 열기를 머금고 있었다. 서로는 마주 앉아 서로를 바라보고 있으면서도 서로를 외면하기에 능했다. 허나, 오늘따라 천화주가 두 사람을 흔들었다.

덧없다, 그리 여기면서도 마음 한 쪽에 번져나는 아지랑이 같은 열기를 무시하기가 힘들다.

 

2. 줄거리

전대 왕이 죽고 새로운 왕이 등극했다. 본래라면 왕이 죽을 때 그걸 막아내지 못한 집안. 대대로 왕의 호위무사를 맡아온 우가가 몰살되어야 했지만, 그걸 주장한 신하를 새로운 왕 서무진이 단칼에 베어버림으로써 무산되었다. 대신 우가 사람들은 쫓겨나고 새로운 왕은 신하들에게 두려움을 심어주었다.

 

인간 아닌 자들과의 싸움을 위해선 신의 힘을 가진 내명대천관이 필요한데, 왕 몇 대를 지나서야 교왕 서무진이 등극함과 동시에 나타나게 된다. 백성들과 신하들은 그걸 신의 뜻이 이번 대의 왕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서무진은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매우 강력한 무력으로 괴물들을 처리한다.

 

그러나 괴물과 인간의 싸움에서 인간이 위기에 처할 때는 내명대천관의 예언으로 확실한 승리의 길로 향한다. 나라에 엄청난 도움이 되는 하늘에서 내려주는 내명대천관.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교왕 서무진은 새로운 내명대천관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데...

 

궁궐 한 구석에 지어진 조그마한 집 하나. 거기에 오직 왕만이 들어가 내명대천관을 볼 수가 있다. 무진은 저와 같이 전장에서 날아다니고 자신이 사모했던 설귀가 그곳에 갇혀 내명대천관의 일을 해내는데 불만을 가진다. 때문에 웬만하면 가까이 가지 않으려 하지만 사모의 정 때문에 저절로 발길이 이끌리고 만다.

 

한편 전장에서 같이 싸우던 우겸 또한 새로운 내명대천관이 되어 자신이 사모하는 이가 영광된 자리에 올라 부귀를 누리기를 바란다. 때문에 시시각각 나빠지는 몸 상태를 숨기고 기꺼이 수명을 끌어다 내명대천관의 일을 하고 있다. 친우의 정 때문인지 계속해서 찾아오는 우겸을 애써 태연하게 받아들이면서 마음을 숨기고 버틴다.

 

3. 세계관 및 설정

동양풍의 세계관이지만 좀비 같은 괴물들이 나타나 인간들을 잡아먹는다. 기본적으로 인간보다 힘이 세고 빨라 상대하는데 실력자나 군대가 필요하다. 내명대천관은 신의 뜻을 받들어 신관으로 갑자기 나타나기 때문에 나타나는 시기는 불규칙적이다. 내명대천관이 없는 왕도 많았고, 그럴 때는 나라의 위기라고 생각한다.

 

내명대천관이 나타났을 때에는 그 대의 왕이 하늘의 뜻이 함께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왕이 무력 있는 걸 좋아하며 강한 자가 왕위에 오르기를 바란다.

 

내명대천관은 점괘를 통해 아무리 위험할 것 같은 곳이라도 성공한다고 하면 반드시 성공한다. 그 외에 수호의 법술이나, 왕의 목숨을 지킬 수 있어 대대로 왕과 신관의 사이는 끈끈했다고 한다. 그러나 내명대천관의 수명은 모두 짧아 왕이 슬퍼했다고 전해진다.

 

 

4. 주인공들

서무진(교왕-공) :

어린 나이에 왕궁에서 쫓겨나듯 전장에서 생활했다. 처음엔 살아남는데 급급하고, 무력이 생겼을 때는 요우겸과 전우로 싸우는 걸로 이번 생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왕으로 결정된 후, 무력이 강하지만 신하들에게 강압적인 면모를 많이 보인다. 우겸을 지키려 신하들에게 칼을 휘둘러서 모두 그를 은근히 두려워한다. 

어린 나이에 호위무사 겸 스승. 전장의 설귀에게 마음을 품었다. 왕이 되라는 예언을 받고 헤어지는 줄 알았다가, 궁에 와서 대명대천관이 된 것을 알고 허탈함을 느낀다. 훗날 대명대천관에 얽힌 진실을 알고 파괴적인 선택을 한다.

 

요우겸(내명대천관) :

왕의 호위무사인 우가의 사생아로 서무진과 함께 전장에 버려진 것과 다름이 없었다. 유일하게 온기를 준 무진에게 반하고, 전장에서 설귀란 이명으로 알려질 만큼 무지막지한 활약을 보인다. 색소가 옅어 사람들의 꺼림을 받는 것과는 별개로 고아한 생김새이지만 엄청난 털털함과 무대뽀 정신을 가지고 있다.

무진을 지키는 호위무사였지만 살아남는데 필요한 모든 걸 가르쳐준 스승이기도 하다. 가르쳐준 것에는 피를 마시거나 전쟁터에서 쉬고 있을 때 기습을 날리는 등. 무지막지한 선택도 많았다.

 

 

4. 감상평

표지를 보고 기대했다. 공은 검사나 왕처럼 보이고, 수는 지혜롭고 교활한 책사처럼 보여서 두 사람의 케미를 기대했는데 아니었다. 수는 몸이 점점 약해져가는 처연한 신관 설정이었던 것.

 

소설을 읽는 중간중간 두 사람의 말투가 '-네'로 끝나니까 처음엔 적응도 안되고 두 사람의 말투도 비슷비슷해서 누가 누군지 헷갈렸다. 초반에 두 사람의 캐릭터 설정이나 빌드업이 충분하지도 않아서 이름도 중반부에 간신히 적응하게 된다.

 

다만 공이 옛날 변방에 있었을 때 검귀였던 수한테 반하고, 수도 공한테 반하는 순간을 묘사하는 장면이 좋았다.

 

본편에서는 수가 몸도 점점 안 좋아지고 갇힌 것과 다름 없는 생활을 한다. 하는 활동도 모두 건물 안쪽에서 술법 비슷한 것을 하다 보니 약하게만 보이는데 서무진의 과거 회상의 나오는 모습과는 달라 조금 괴리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완결 후 외전에선 거침없는 행동으로 나와 서무진의 과거 회상이 축약된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심지어 너무 터무니없고 무대뽀라 실소가 나올 정도.

 

본편 초반부는 잘 이해가 가지 않고, 중반부부터 소설 전개나 가는 방향은 흥미진진했는데 그걸 묘사하는 필력이 조금 루즈한 느낌? 너무 옛날틱한 말투나 분위기를 써서 살짝 몰입을 방해한다.

 

 

5. 총평

흥미로운 스토리와는 별개로 필력이 살짝 방해한다.

초반의 주인공들의 개성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아 누가 누군지 헷갈린다.

말투가 '-네'로 주로 끝나서 초반 적응이 잘 안된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절절한 감정은 스토리에 녹아들어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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