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설 리뷰/bl

[bl 리뷰] 유언 때문에 죽는 건 잠깐 미뤘습니다 (소림)

by ahslxj15 2022. 7. 30.
728x90
반응형

 

 

점수 : ⭐⭐⭐⭐✶

1. 줄거리

어느 날. 가이아의 이름으로 시스템이 등장한다. 세계 곳곳에서 이능을 쓸 수 있는 각성자들이 등장하고, 사람들은 그것에 적응해 던전을 처리하게 된다. 시스템 초기 시절. 이제 적응해간다는 희망 속에서 서채윤은 S급으로 각성한다.

 

당시 가면을 쓰고 활동했던 서채윤은 갑자기 북극에 등장한 던전. 이제까지 없었던 역대급 던전을 내버려두지 못하고 던전 클리어에 참여하게 된다. 당시 이 던전을 클리어하지 못하고 폭팔하면 세계 멸망일 정도로 위험했던 상황에서, 서채윤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각성자들이 모여들었다.

 

1203명이 모인 그들을 세상은 어벤져라고 부르고 응원했지만, 살아 돌아온 것은 5명뿐. 던전을 클리어하고 이후 서채윤은 힘을 숨기고 잠적하고, 이름과 실력을 숨기며 무명 헌터로 지내며 생활하는데...

 

그런 서채윤을 찾기 위해 세계 1위 헌터인 권지한과 그가 속한 길드가 비밀리에 움직이기 시작한다. 다시금 찾아오는 세계 멸망의 위험을 막기 위해서.  서채윤은 S급에 해당하는 스킬로 상태창을 가리고 있었지만 권지한의 간파로 그 가림막은 흔들리기 시작하는 한편, 동료들의 유언 때문에 서채윤은 죽지도 못하고 유언을 처리하며 생활하는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2. 주인공

과거 세계관 최강자 중 한명. 실드 스킬이 주요 힘이지만, 다른 유용한 스킬도 많다. 일명 힘순찐이라서 새로운 힘이 드러날 때마다 경이로운 장면이 연출된다. 세계관 공인 먼치킨.

 

작품 내에서 고생을 많이 해 시니컬하지만 본질적으로 정이 많다. 과거 정의감이 넘쳤던 동료들 때문에 착한 사람에게는 물러지고, 던전을 다녀온 후 트라우마에 시달려 약을 항상 가지고 다닌다. 던전에 다녀온 뒤 10년이 넘고, 시스템은 계속 발전했기 때문에 현재 돌아가는 상황을 잘 모른다.

 

때문에 과거와는 발전된 측면을 보며 서채윤은 죽어간 동료들을 생각하며 한탄하는 장면이 간간히 등장한다. 또한 대던전 이후 헌터 관련 정보를 멀리해서 다른 헌터들 사이에서 구닥다리 취급을 받는다. 때문에 상식을 몰라 힘순찐이 제대로 되지 않아 의심받는 일도 많고 결과적으로 정체가 드러난다.

 

동료들이 남긴 유언을 깨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사람들에게는 의외의 면모로 보인다. 대체로 많이 나오는 모습은 드라마 시청하기, 스웨터 짜기, 쿠키 굽기, 피아노 치기 등. 김치찌개를 메인으로 하는 드라마를 좋아하고, 때문에 권지한은 혼란스러워한다. 


3. 세계관(주변인들)

가이아와 신들이 선택하는 각성자들. 이 소설에서 악인은 선택받을 수 없다. 착한 사람이거나 누군가를 위하는 사람만이 각성자로 선택받았다. 다만, 각성자가 되고 난 이후 범죄를 저지르는 건 어쩔 수 없는 듯하다. 이 설정대로 테러를 저지르는 자들을 제외하고 성격 나빠 보이는 사람도 정의로운 면이 있었다.

 

권지한 : 싸움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공식 세계관 1위 헌터. 강한 사람과 싸우는 걸 좋아한다. 겉과는 다르게 무척 정의롭고 착한 일면이 있다. 요리를 무척 좋아해서 서채윤에게 밥 해주는 걸 좋아하며 서채윤과 친해지고 나서는 본격적으로  대화가 잘 통하기 시작한다. 연하답게 애교 부리고 귀여운 일면이 있다. 마땅히 강한 사람이 희생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으나 서채윤을 만나고 서부터 변하기 시작한다.

 

과거 서채윤의 동료들은 죽어가는 순간 유언을 남기기 시작하는데, 내용이 황당해서 웃기지만 동시에 슬펐다. 과거 대던전 당시 이들은 죽어가는 순간에도 자신들을 희생하며 오직 서채윤만이 잘 살아가길 바랐다.

 

4. 총평

일상은 서채윤의 유언 깨기의 과정이다. 퀘스트처럼 깨려고 노력하지만 10년이 지나고서야 얼마 남지 않았을 정도로 어마어마했던 양들. 본질적으론 슬픈 내용이지만, 담담하고 한편으론 웃긴 식으로 묘사해서 감정 과잉으로 나타나지 않아, 이런 점이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빠져드는 모습이 자연스러웠는데, 서로를 알아가면서 각자의 상처를 알아가는 과정. 상대가 괜찮아지기를 바라는 마음. 서로가 서로를 구원하지만, 구원서사보다는 서로를 위하는 모습이 잘 잘 표현되었다.

 

현재 시점과 던전에 들어간 시점이 번갈아 등장하면서 과거에 어딘가 모르는 비밀이 있는 느낌으로 전개된다. 던전을 클리어하며 과거 참혹하게 희생했던 각성자들과 현재의 각성자들. 과거와 똑같은 상황이 펼쳐지지만 과거와 다르게 해결해 가는 사람들이 대비된다.

 

헌터물답게 스킬 표현이나 몬스터를 상대하는 모습도 판소 소설과 같이 재밌다. 두 사람의 티키타카와 아닌 척 하는 팔볼출도 웃음을 자아낸다. 소재는 암울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유쾌하고 한결같이 웃긴 가운데 간간히 짠한 느낌이 등장하는 식이다.

현판에 헌터물. 피폐 한 스푼에 감정적 서사. 강하고 능력 있는 공, 수를 보고 싶다면 이 소설을 추천.

 

5. 작품 내 명장면

 

-서채윤의 이상형

"...모두 다 죽게 생긴 절체절명의 위기에 '나에게는 아직 12개의 포션이 남아 있습니다' 하고 나서 다 때려 부수고 상처 하나 없이 돌아오는 엄청난게 강한 사람이 이상형입니다."

 

-권지한의 이상형

"내 이상형은, 정체를 숨기고 있다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숨기고 있던 힘을 드러내고 모두를 구하는 사람이거든."

 

반응형

댓글